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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기획]진정한 교육환경 개선의 본질은 무엇인가
건물 증축, 교육 환경 내실화와 함께 가야
[157호] 2009년 10월 12일 (월) 김유진 편집위원 @

 


각종 공사로 학교가 시끄럽다. 도서관 증축 공사가 끝나는가 싶더니 산학협력관 및 지하 주차장 신축 공사와 일산 생명과학캠퍼스 신축, 국제관 조성 예정 등 굵직한 토목공사들이 진행 중이다.
이는 비단 본교만의 일은 아니다. 2008년 기준 전문대 포함 전국 사립대 건물 동수가 7,353개로 전년 대비 279개가 증가하였다. 즉 학교당 매년 1.5개의 건물이 신축되고 있다는 뜻이다.
2007년 한 해 대학들이 건설 임시계정으로 지출한 돈이 무려 1조4,641억 원으로, 전체 자금의 무려 8%를 차지했다. 매년 자금난을 호소하며 등록금을 인상한 대학들이 외형 키우기에만 치중한 것이 아닌가 싶은 대목이다.

                                                                                             공사중인 정보문화관


교육환경 개선의 의미


본교 총장경영리포트에 따르면 교육환경 개선에 대하여 ‘쾌적하고 뛰어난 교육 환경을 조성하여 일류대학으로 발전하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현재 학교가 벌이는 각종 토목 사업들이 더 나은 학습 공간 및 연구 공간을 제공하여 교육의 질을 높인다는 점에서 분명히 교육환경 개선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산학협력관에 강의동이 포함되어 있으며 정보문화관이 증축되면 교수 연구실 및 공용 연구실(대학원생 공동 사용 예정)로 사용될 예정이다.

그러나 본교를 비롯한 여러 대학은 매번 자금난을 언급하면서 시간강사의 교권 지위나 강의료 문제, 등록금 인상 문제 등의 해결 방안은 뒤로 미루어 놓은 채 공사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과연 교육환경 개선이 공사를 통한 시설 확충만을 의미하는 것인지 생각해 보게 된다.

대학이 진정으로 일류대학으로 발전하려면 교육서비스와 함께 수준 높은 연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건물 증축에 따른 교육환경 개선은 교육서비스의 일부분일 뿐이지 수준 높은 연구를 뒷받침할 충분조건은 아니다.

연구자의 우수한 실적은 연구 장비의 지원과 해당 분야의 특성을 고려한 연구비 지원 같은 대학의 지원에서 기인다. 따라서 시설확충사업보다 우수한 교사와 학생을 확보·지원하여 창의적인 연구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학교 측에서 제시한 2009년 예산총칙에 따르면 시설 투자 사업으로 1. 산학협력관 및 지하 주차장 신축 149억 원 2. 중앙도서관 증축(중도금 및 잔금) 19억 7,500만 원 3. 정보문화관 증축 19억 원 4. 국제관 설계 및 신축 33억 6,120만 원 5. 일산 캠퍼스의 생명 산학연구센터 신축 30억 원 6. 경주캠퍼스 본관 신축(중도금 및 잔금)40억 9,131만 원 총 292억 2,751만 원의 예산을 기획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 가계정은 2.97%에서 11.4%로 증가했지만, 전년 대비 연구학생경비는 24.32%에서 21.8%로 감소했다.

2009년 중앙일보 대학 평가 순위도 하락했다. 평가 순위에 따르면 본교의 교육 여건 및 재정부문의 순위는 2008넌 33위에서 2009년 37위로 4단계나 내려갔다. 장학금 환원율과 학생당 교육비, 세입 중 납입금 비율은 기부금의 증가로 늘어났지만 타 대학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수치가 낮아 순위가 내려갔고, 교수연구 부문 역시 9단계 하락한 38위로 평가되었다. 건물의 증·개축으로 인한 예산 감소가 교육 여건 및 재정부문의 순위 하락으로 이어진 셈이다.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사업들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교육여건 순위가 하락한 점은 이해하기가 어렵다.

교육환경 내실화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본교의 도서관 증축 사례는 시설 확충이 곧 교육여건 발전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자료에 의하면 세계수준의 대학들은 2001년 기준으로 하버드대학이 1,400여 만 권, 일리노이대학과 버클리대학이 900여 만 권, 미시간대학인 700여 만 권, 위스콘신대학이 600여 만 권인데 비해 우리나라 1위 대학은 200여 만 권에 불과하다고 분석하고 있다.

본교 중앙도서관은 2008년 3월 1일 기준으로, 113만8,355자료(국내서, 국외서, 고서, 학위논문 포함)의 총장서를 확보하고 있으며 국재 학술지는 7,450종(645종 구독 중), 국외 학술지는 775종(558종 구독 중), 비도서는 5만 4,887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이번 열람실 증축으로 인해 900여 석의 열람석이 증가했지만, 학생당 도서자료 구입비는 오히려 떨어져 2008년 1,312만 2천 원에서 2009년 1,085만 5천 원으로 감소하였다. 쾌적한 연구 환경을 위한 열람실 확보는 반드시 필요한 사항이지만 세계 수준의 대학 도서관들의 경쟁력이 외적인프라가 아닌 ‘장서 보유량’과 같은 내실화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공사 진행에 따른 등록금 인상 우려

또한 무리한 공사 진행에 따른 등록금 인상도 우려된다. 2009 학부 총학생회 대상 등록금 설명회에서 학교 측이 제시한 자료를 보면 부족한 공사비를 충당하고자 교과부 산하 사학진흥재단(시중금리의 50%)에서 80억 원의 융자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 융자금에 대해 학교 측은 “시설 공사비용을 교비로만 충당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기부금 조성 및 국가 지원금 확대를 위해 각 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그에 대하여 구체적인 계획은 명확히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일반대학원 총학생회(이하 총학)는 “등록금 의존율 78%에 이르는 우리 학교에서 융자금이 있다는 것은 결국 등록금 인상으로 직결되는 것이 아니냐”며 우려를 표명하였다.

구체적 장기발전계획과 학생들의 의사반영 필요

지금까지 매년 등록금이 인상되어 왔지만 연구비 지원 및 장학금 혜택과 같은 교육여건은 늘 제자리다. 한정된 예산안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면 무엇이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것인지 학생들과 충분한 협의가 이루어졌어야 한다. 그러나 총학에 따르면 “학교 측이 시설확충사업의 계획 수립과 관련하여 사전 협의가 있지 않았을 뿐 더러 등록금 협의체 구성 요청 또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즉 공사 진행에 따른 추후 설명만이 있었을 뿐 학생들의 의견이 고려되거나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학교에서 추진하는 사업들이 성공을 거두려면 재정 보완책 및 장기적인 계획이 필요하다. 또한 학교 측에서 그리는 청사진을 학생들에게 제시하고 학생들이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떤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지 충분한 소통과 공감을 이루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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