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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서평] 바깥을 신화화하지 않기
‘바깥’이라는 한 단어를 통해서 우리는 프랑스 현대철학의 거대한 흐름을 마주하게 된다. 블랑쇼, 바타이유에서 들뢰즈에 이르기까지, 푸코의 말을 빌리자면 이른바 ‘바깥의 사유’로 일별될 수 있는 서양 형이상학 전통에 대한 ...
[신간서평] 미학과 예술의 운명
아감벤은 현대 예술을 ‘내용 없는 예술’이라고 말하며, 현대 예술의 방향이 “내용 없는 형식적 새로움”으로만 향해 간다고 말한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이 책에서 아감벤은 과거 예술과 현대 예술의 분리와 그 의미의 변화 과정을 ...
[학술in동악] 1960년대 한국영화 모더니즘 스타일 연구
홍진혁의 영화영상학과 박사학위 논문「1960년대 한국영화 모더니즘 스타일 연구」에서 1960년대는 한국영화의 고전적 양식이 본격화된 시기인 동시에 모더니즘 미학이 대두된 시기로 규정된다. 이 시기 한국영화의 비평은 ...
[과학소묘] 잠복결핵 치료를 권유받았을 때
지허 스님이 1962-63년경에 쓴 ‘선방일기’에 '병든 스님‘이야기가 있습니다.“결핵에 신음하던 스님이 바랑을 챙겼다. 몸이 약하지만 그래도 꿋꿋이 선방에서 버티던 스님이다. 어제저녁부터 각혈이 시작되었다. 부득이 떠나야만 ...
[인문산책] 노동사회의 재구성과 기본소득
일하기 싫으면 먹지 말라는 노동 윤리는 농경사회에는 잘 들어맞았을 것이다. 조선 시대에 농부 아버지가 잠만 자는 아들한테 “이놈아, 뭐라도 일을 해!”라고 소리치는 장면을 떠올려 보자. 아들은 주섬주섬 산에 나무하러 가든 ...
[포커스] 자연화된 우승열패의 구도와 일상의 폭력성
요즘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상어 가족>이라는 동요가 인기다. 아이들뿐 아니라 20대 사이에서도 상당한 인기를 누리고 있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0억 뷰를 기록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 노래를 뜯어보면, 그다지 ...
[원서서평] 젊은 데리다의 초상
Edward Baring, The Young Derrida and French Philosophy 1945-1968 ,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1
이전부터 이어져오긴 했지만 특히 올해 여름을 맞이하기 직전 몇 달간, 나는 데리다의 사유에 천착했었다. 그리고 그것은 비록 조금 다른 모습으로 바뀌었지만 현재 진행형이다. 왜 데리다인가? 아마도 제기될 이 질문에 대해서 ...
[신간서평] ‘커피 잘 내리는 스님’의 운치 있는 잡담
원철스님, 『스스로를 달빛삼다』, 휴, 2017
『스스로를 달빛삼다』는 법정스님의 대를 잇는 불교계 대표 문장가로 알려진 원철스님의 산문집이다. 한때 ‘커피 잘 내리는 스님’으로 통하기도 했던 원철스님은 산에서 머물던 마음을 도시로 실어 나르고 ...
[미디어 비평] 떠나지 않은 자 모두 유죄?
87년 민주화를 이은 89년 해외여행 자유화와 함께 한국사회의 여행이 시작됐다. 1990년 156만 명으로 시작된 한국인들의 해외여행은, 2016년 2238만 명으로 늘어났다. 외환위기가 찾아왔던 97, 98년과 서브프라임발 ...
[인문산책] 탈-진실의 정신
헤겔의 정신과 오늘날의 금욕주의에 대하여
철학은 시대의 아들이라는 헤겔의 말처럼, 분명 우리는 시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아무리 고귀한 이상이라 하더라도, 정동이 저열하다 하더라도 어쨌든 그것은 저 먼 곳에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렇게 세계는, ...
[학술in동악] 도(道)의 언어적 재현
2017 하반기 박사논문 리뷰
『노자』에는 비철학적인 언변과 비논리적인 발상 등이 등장한다. 때문에 해석에 어려움이 있어 체계적인 이해와 연구가 어렵다. 신양섭의 논문, 「지그프리트 크라카우어의 매체론의 관점에서 본 노자의 道」는 『노자』를 ...
[과학소묘]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우리가 기억해야할 것들
사람이 중심이 된 4차산업혁명
4차산업혁명은 우리에게 어떤 미래를 가져올 것인지 모두가 궁금해 하고 두려워하고 있다. 한 대선 후보는 4차산업혁명을 대비하기 위하여 자신을 선출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우리는 막연한 궁금증과 ...
[포커스] ‘광화문 시대’ 프로젝트 - 정치학적 독해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연설에서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선언했다.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권위적인 대통령 문화를 청산하겠습니다. 준비를 마치는 대로 청와대에서 나와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습니다. 참모들과 ...
[문학공간] ‘오늘’을 살게 하는 책들
내 인생의 책
나와 동생이 어느 정도 커서 각자의 방을 요구하게 되기 전까지 우리 집에는 아버지의 서재가 있었다. 나는 아주 어려서부터 그 방을 자주 들락거렸는데, 아버지의 책을 읽기 위해서는 물론 아니었고 책장을 기어오르기 ...
[신간서평] ‘타자’를 위한 침묵
한병철, 『타자의 추방』, 이재영 역, 문학과지성사, 2017.
세계 한편에서 테러가 일어나고, 난민이 발생한다. 다른 한편에서는 SNS에 자기 사진을 올리며 타인과 소통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는 소통이 아니다. 결국 어떤 세계에서든 현대인은 불안정한 자아를 가지고 있다 ...
[원서서평] 연극 예찬: 알랭 바디우의 연극론
Alain Badiou, In Praise of Theatre, trans. Andrew Bielski, Polity Press, 2015.
알랭 바디우라는 고유명의 반향이 울려온다. 국내에서 라캉이나 들뢰즈를 비롯한 여타의 인물들에 비해 인기가 덜한 것처럼 보이는 이 노학자에 대하여, 혹자는 데리다의 사망 이후 그를 프랑스 철학의 태두로 ...
[학술in동악] 내재적 욕망의 변형과 현실의 재창조
2017년 연극학과 박사논문 소개
김주연의 논문 「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의 연극론 연구 : 희곡 <가장 중요한 것>을 중심으로」는 예브레이노프의 연극론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니콜라이 예브레이노프는 20세기 초 러시아 아방가르드 연극을 ...
[과학소묘] 기업 앞의 개인, 날개 꺾인 기술
‘FM방식’을 둘러싼 소유권 논쟁
다른 사람의 연구 결과를 가로챘다는 혐의를 받고 있는 과학자가 재판정에 피고로 서 있다. 검사가 연구 과정을 의심하는 질문을 하니 과학자는 “모릅니다.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라는 말을 하며 ...
[특별기획] ‘조교 장학’ 누구를 위한 제도인가?
<인문학협동조합>, <혜화동인문학노동자들>,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연대 좌담회
4월 5일 오후 4시 역사문제연구소 관지헌에서 ‘조교 문제 좌담회’가 개최되었다. 토론회는 ‘동국대 조교 사태’가 비단 동국대만의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고, 타 학교의 조교 노동 실태를 공유하며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
[포커스] 시민들의 마키아벨리주의
1513년에 완성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은 피렌체 공화정의 적이었던 메디치가에게 자신을 채용해달라고 설득하기 위해서 쓴 글이다. 그는 공화정의 외교관으로 활약하였고, 공화정 몰락 후에는 ...
[문학공간] 내 인생 바깥의 책
내 인생의 책
어머니는 나를 뱄을 때 책을 읽지 않았다. 그녀는 영천의 돼지 농장에서 셰퍼드와 함께 시간을 보냈다. 아버지는 집에 거의 오지 않았고 어머니는 농장을 거닐며 아이가 제발 아버지 같은 인간이 되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신간서평] 폭력 너머, 혹은 폐허 이후
정이현,『상냥한 폭력의 시대』, 문학과 지성사, 2016.
통상적인 정치철학적 독법에 의거해 볼 때, ‘폭력’이라는 단어에서 역동(dynamic)의 감각을 읽어내기란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가령 폭력이라는 단어를 앞에 두고, 누군가는 ‘무력(force)/폭력(violence)’을 운운했던...
[원서서평] 표현의 구제와 미학의 실험
A Shock to Thought : Expression after Deleuze and Guattari, ed. Brian Massumi, Routledge, 2002.
들뢰즈는 『감각의 논리』에서 쓴다. “감각이란 빛과 색의 자유롭거나 대상을 떠난 유희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신체 속에 있다. 색은 신체 속에 있고 감각은 신체 속에 있다. 그려지는 것은 감각이다.
[학술인동악] ‘마을’이라는 장소 혹은 공간에 관하여
2016년 행정학과 박사논문 소개
심화섭의 행정학과 박사학위 논문 「마을만들기가 주민의 지역공동체 의식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는 통칭 ‘마을만들기’로 불리는 정책투입요소가 지역 주민들, 보다 정확히는 지역 주민들의 공동체의식에 어떠한 영향을 주는가를 다룬다...
[과학소묘] 인공지능의 민주화? ― 귀족의 집사에서 모든 사람의 도우미로
인공지능과의 (불)편한 공존
마크 저커버그 CEO는 올해 초, “집안을 관리하는 간단한 인공지능 (AI) 시스템 구축이 새해 목표”라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용자의 목소리를 알아들어 조명이나 난방을 조정하고...
[인문산책] 한국에서 SF가 가지고 있는 의미
21세기와 그 너머를 위한 서사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바둑프로그램인 ‘알파고(AlphaGo)’가 한국의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 대국을 벌이는 것은 사실 지엽적인 이벤트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세돌 9단이 연이어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에게...
[포커스] 대자보와 본래적 체감의 장소성
그리스의 철학자 플라톤에게 문자는 인간을 게으르게 만드는 기술이었다. 문자로 무엇인가를 표기해놓으면 주객이 전도되어서 그 문자를 해석하느라 갑론을박하게 되고, 결과적으로 문자에 담긴 이데아를 망각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악명 높은 ‘시인추방론’과 일맥상통하는 논리인 셈이다...
[포커스] 20세기에서 퇴각하는 길 : 칼 슈미트 읽기의 현재성
막스 베버는 제1차 세계대전 당시 반전이냐 호전이냐를 둘러싼 논쟁에서 조국의 전쟁을 옹호하는 입장에 섰다. 베버가 전쟁 전부터 유럽 내 민족들의 평화공존을 주장해왔던 것을 생각해보면 이런 선택을 내리기까지 얼마나 심각한 실존적 번뇌를 겪었을지
[신간서평] 재앙 이후, 오직 (비)인간만이
자크 랑시에르,『역사의 형상들』, 박영옥 역, 글항아리, 2016.
‘재앙의 일상화’, ‘국가재난시대’와 같은 문구가 더 이상 어색하지 않은 지금, 아도르노의 발언이 다시금 회자되고 있다. “아우슈비츠 이후 서정시를 쓰는 것은 불가능하다”라는
[원서서평] 도착적 숭배의 대상으로서의 주체성
Zygmund Baumann, Consuming Life, Polity Press, 2007.
지난 여름, 연극계에서 가장 뜨거웠던 화두는 ‘감시’일 것이다. 연극창작 국가지원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업진행주체인 문화예술위원회
[문학공간] 그 방에서 울고 있는 누군가
내 인생의 책
오랫동안 내가 사랑해온 작가는 신경숙이다. 나는 대학에 가서야 『외딴방』(1995)을 읽었는데 지금과 달리 분권이 되어있던 그 책을 붙들고
[과학소묘] 현실에 등장한 가상 캐릭터의 비결, 증강현실!
유난히 뜨거웠던 올해 여름. 그중 강원도 속초만큼 뜨거웠던 곳이 또 있었을까? 한동안 속초행 열차표는 매진 행렬이었다. 한국에서는 속초
[인문산책] 혐오의 시대에 혐오에 저항하는 법
혐오 발언에 말대꾸하기
‘혐오의 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혐오 발언, 혐오 범죄 등의 문제는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20년 전에 출간된 미국의
[학술in동악]문학, 테크놀로지, 그리고 제3의 탐구들
<근대와 탈근대문학의 테크놀로지> 학술대회
8월 12일 금요일, 다향관 세미나실에서 <근대와 탈근대문학의 테크놀로지>란 주제의 학술회의가 동악어문학회의 후원에 힘입어 전례 없는 규모로 개최되었다. 여기에서 발표된 논문들은 근대의
[포커스] 학생의 권리, 그를 생각하려면 고려해야 할 것
얼마 전부터 내가 일하는 학교에서도 결국 학원민주화를 위한 싸움이 시작되었다. 취업기관으로 전락한 학교가 예술교육을 탐탁찮은 눈길로 흘겨보는 것도 모자라 숫제 정원을 줄이고 무리한 요구를 잇달아 제기한 탓이다. 마침 학교는 상의도 없이 예술계열의 정원을 빼서 문만 열면 입학생들이 줄을 잇고 취업도 잘 된
[인문산책] 자본주의적 유한성의 시대, 라깡을 읽는다는 것의 의미
정신분석과 일상의 정치학
지금, 이곳, 우리의 세기 21세기를 유물론적 유한성의 시대라고 부르는 것에 이견이 없어 보인다. 더 이상 신이나 진리 따위의 형이상학적 신념은 합리주의적 이성의 공동체들에서 추방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자본을 증식시키는 투자 기술과 그렇게 증식된 재화의 풍요 속에서 쾌락의 최대치
[과학소묘] 곤충도 의식을 지니고 있을까?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순하고 지위가 낮은 사람도 너무 막대하면 반발한다는 비유적 표현이다. 해보지는 않았지만 지렁이를 밟으면 정말 꿈틀댈 것이다. 물론 지렁이가 불쾌해서 몸을 비트는 건 아니고 살기 위한 몸부림일 것이다. 그런데 지렁이는 밟힐 때 고통이나 두려움을 느낄까. 아
[문학공간] 삶의 방향을 정하고 틀어버린 책들
내 인생의 책
주중에는 일하고 주말에는 글 쓰는 생활을 한 지 3년 반이 흘렀다. 책 읽는 시간은 예전보다 현저히 줄어들었다. 책 욕심이 많아서 신간이 나오면 무턱대고 사기 일쑤지만 표지도 못 열어보고 지나치는 책들도 꽤 생겼다. 어느 날엔가는 대청소를 하다 인터넷 서점에서 배송된 상자를 발견하기도 했다. 심지어 지난
[신간서평] 또 하나의 빈자리를 보라
조한혜정 외,『노오력의 배신』, 창비, 2016.
IMF 위기가 몰아치던 시기, 중학생인 나와 친구들의 교실에는 침묵이 가득하였다. 누군가는 원조교제를 이유로 제적당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부모와 함께 야반도주하여 사라졌다. 소문도 없이 사람이 사라지는 교실에는 항상 빈자리가 있었다. 시간이 지나 힘겹게 고등학생이 되었다. 수업시간이 끝나면 야자가 시작
[원서서평] 프로네시스의 추구: 연극의 학문적 정립을 위하여
ed. David Krasner and David Z. Saltz , Staging Philosophy : Intersection of Theater, Performance, and Philosophy, The University of Michigan Press , 2006.
통상적으로 생각할 때, 보통 한 편의 연극이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희곡, 배우, 무대, 조명 등등. 그런데 한편 연극의 본질이 무엇이냐에 대한 오랜 탐구의 역사가 있었고, 그 안에서 영역을 확장해온 것은 그로토프스키가 ‘가난한 연극’을 통해 주창했던 바와 같이 배우와 관객이다.
[학술인동악] 실천적 교육으로서의 플립수업의 활성화를 위해
2016 경영정보학과 박사 논문
어떻게 배울 것인가 만큼이나 중요한 문제는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이다. 근대 산업 사회로의 진입 이후 양적 팽창을 통한 주입식 교육이 한국 사회를 발전시켜왔다. 하지만 이런 구시대적 교육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 국내외 학교 교육 현장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혁신적 교수-학습 모델에 대한 실험을 진행하고
[포커스] 세월호 이후의 삶
최근 가장 기뻤던 뉴스는 ‘세월호 변호사’ 중 한 명인 박주민 변호사가 총선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되었다는 소식이다. 집권여당과 별반 다르지 않은 정당 소속임을 알고 있지만, 그래도 기뻤다. 그가 국회의원이 되지 못하는 것보다는 되는 게 낫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문산책] 프라임은 서브프라임이 될 것이다
인문학은 ‘상품’, 위기에 처한 건 인문학이 아닌 ‘어떤’ 인문학
인문학에 또 위기가 도래했는가? 근래 다시 ‘인문학이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대학가를 떠돌며 싸우고 있다. ‘프라임’ 때문이다. ‘프라임’이 뭔가요? 사람들은 묻는다.
[과학소묘] 알파고와 딥러닝
요즘 대한민국에서 인공지능이라는 단어를 입에 한 번 올려보지 않은 사람은 드물 것이다. 구글의 바둑두는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 덕분이다.
[문학공간] ‘사랑’이라는 이름의 영원한 소설
내 인생의 책
소설을 쓰는 자로 꿈이 있다면 죽기 전에 끝내주는 연애소설을 한편 써보는 것이다. 누구를 사랑하는 것, 누구에게 사랑 받는 것, 누군가와 함께 사랑하는 것, 혼자 사랑하는 것, 몰래 사랑하는 것, 위험하게 사랑하는 것.
[원서서평] 민주주의를 사유하는 비극
Derek W. M. Barker, Tragedy and Citizenship: Conflict, Reconciliation, and Democracy from Haemon to Hegel, State University of New York Press, 2009.
지난 4월 13일 제20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났다. 그리고 3일이 지난 16일은 세월호가 침몰한 지 2주기가 되던 날이었다. 이 두 가지 사건을 함께 생각하려는 이유는 단지 시기적 인접성 때문은 아니다.
[신간서평] 존재의 세 가지 달관법
이기호, 『웬만해선 아무렇지 않다』, 마음산책, 2016.
“어쩐지 자신이 원고지가 아닌 삶 속에서 소설을 쓰고 있는 기분이었다네.”라고 이기호는 소설집 앞 장에서 수줍게 고백한다. 그리고 곧이어 이 한 문장을 40편에 달하는 소설 전체에 걸쳐 길게 늘인다.
[학술인동악] 기업은 과연 ‘연합체’가 될 수 있는가?
2016 철학과 박사논문 소개
장운혁의 철학과 박사학위 논문 「존 롤즈의 『정의론』과 기업지배구조 연구 ―이해당사자 민주제의 정당성 근거를 중심으로―」 는 ‘기업(business)’이라는 이익 창출 공간의 의미를 “근로자들이 자신의 삶을 계발하고 타인과 인간관계를 맺고 넓히는 사회적 공간”으로 확장시켰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포커스] 지금-여기, 푸코의 계보학
<빌리 엘리어트>는 한국인의 정서에 친숙한 영화로 알려져 있다. 탄광촌에서 자라나 ‘발레리노’를 꿈꾼 한 소년이 마침내 예술극장 무대에서 멋지게 도약하는 마지막 장면을 지켜보며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한국 관객은 아마 없으리라...
[문학공간] 우주의 한 존재로 살아가기
어쩌다보니 남극에서 두 번의 여름을 보내고 왔습니다. 과학자들과 함께요. 남극이라니. 달만큼이나 아득한 곳이죠. 남극에 다녀왔다 하면 사람들이 물어요. 거기 얼마나 추워? 펭귄 봤어? 빙하는? 그래서 어땠어? 보통은 이 순서입니다. 물론 춥습니다. 여름이어도 남극은 남극이니까. 펭귄과 빙하는 수도 없이 봤구요...
[인문산책] 고립된 청춘들의 연대와 상생
홀로 그리고 함께
사람은 누구나 결국은 혼자다. 인간의 실존은 고독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존재인 까닭에 고독을 감당하기는 어렵다. 혼자는 외롭다. 그러나 그것이 고독이냐 고립이냐에 따라 다르다. 불행히도 그 둘을 구별하지 못할 때 문제가 발생한다. 고독은 ‘자율적 고립’이고 고립은 ‘타율적 고독’이다...
[과학소묘] 미래식량자원으로서 식용곤충 연구현황 및 전망
국제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경 세계 인구가 약 90억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여 현재의 2배 정도 식량 소요가 예측됨에 따라 미래 대체 식량으로 곤충을 지목하였다. 곤충은 가축에 비해 사육 면적이 좁아 높은 토지 이용 효율을 보이고, 한 번에 수십 개에서 수백 개의 알을 낳으며, 1년에 여러 번
[학술in동악] '이종교합'이라는 이름의 유혹
2016 미술학과 박사논문 소개 - 포스트 모던, 매드 사이언티스트, 그리고 키메라
정해진의 미술학과 박사학위 논문 「회화창작의 소재변용과 그 작품에 관한 연구」에서 가장 빈번하게 등장하는 용어 중 하나는 ‘이종교합’이다. 그녀의 설명을 따르자면 20세기 이후 미술에서는 소재를 단순히 재현의 대상으로만 두지 않고 소재 자체의 (주어진) 본성으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이른바 포스트 모던적 시도들이 행해졌다. 그 시도들 중 하나가 바로 이질적
[신간서평] 구태와 괴물이라는 편견을 넘어서
유정란, 『한국전쟁과 기독교』, 한울, 2015
기독교는 현시대 세계체제의 근간인 유럽발 근대의 전사(前史)로서 특별한 위상을 지닌 종교체제이다. 그것의 위상은 오늘날까지 유효하다. 유럽의 정신사적 근원으로서 계몽시대 합리적 이성과 부르주아 자본주의 체제, 공화정 체제에서도 기독교는 살아남았다...
[원서서평] 기억을 위하여
Hans-Peter Bayerdörfer und Jörg Schönert, Theater gegen das Vergessen: Bühnenarbeit und Drama bei George Tabori, Niemeyer, 1997
최근 위안부 문제가 화제이다. 한일 양국의 “최종적이고 불가역적 합의”가 이루어짐에 따라 많은 한국인의 공분이 이어진 한편, 박유하의 『제국의 위안부』에 대한 날선 여론이 아직 다분히 존재한다. 생각해보건대 우선 피해자가 이중의 불가역한 일을 강요당하는..
[신간서평] “지식을 만드는 공간이 햄버거를 만드는 공간보다 사람을 위하지 못한다면”
309동 1201호,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은행나무, 2015.
대학원생으로 살아간다는 게 어떠한 것이냐고 누군가 묻는다면 우리는 무엇이라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아마도 그 자신의 ‘삶’에 관해서 쉽사리 ‘입’을 열 수 없는 존재들이 아닐까 답한다면 그것은 스스로를 더 참담하게 만드는 언명이 되어버릴지도 모르겠다. 대학원생이 ‘입’을 잃어버리게 된 데에는 수많은 곡절들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입’을 가지게 되는 순간, 그 누군가는 ‘대학원 사회’에는 더 이상 발붙이기 어려운 ‘타자’가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어떤 발화는 스스로가 발 딛고 선 땅이 어떤 곳인지를 환하게 내려다본 그 순간부터만 가능한 것이고, 그 땅을 응시하며 계속 서 있는 것은 쉽지 않다. 그리고 그 해부(解剖)는 같은 땅에 위태롭게 함께 선 이들에게도 고통스러운 응시임에 분명하다.
[문학공간] 갈팡질팡, 가을 책읽기
내 인생의 책
이미 수차례 이야기한 적이 있지만 매번 반복될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다. 고등학교 2학년 초여름에 떠나온 옛집의 다락방은 온전히 나만의 공간이었다. 두 여동생들과 떨어져 잠시 생각에 잠길 수 있는 곳, 얼른 잠 안 자고 뭐하냐는 부모의 성화도 피해갈 수 있는 곳. 밤이면 창 너머로 반짝이는 먼 곳의 불빛을 바라보다 잠들곤 했다...
[인문산책] 번역과 정치, 혹은 번역의 새로운 정치 : 이제는 ‘일반번역학’이 필요하다
번역의 ‘정치화’와 보편성으로서의 번역
활판인쇄술의 발명 이래로 번역과 정치는 늘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단적으로 마르틴 루터가 그리스어로 된 1519년판 에라스무스 신약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했을 때 당대의 서구 정치는 더 이상 예전 같을 수 없게 됐다. 동아시아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미국인 선교사 윌리엄 알렉산더 파슨스 마틴이 헨리 휘튼의...
[포커스] ‘헬’ 바깥으로, 세대담론을 넘어
『아프니까 청춘이다』, 『천번을 흔들려야 어른이 된다』 따위로 수백 만권의 판매고를 올렸던 김난도 교수가 얼마 전 책 하나를 새로 냈다. 제목이 『웅크린 시간도 내 삶이니까 : 다시 일어서려는 그대에게』이고 “지금 웅크리고 있는 이들이 희망의 상자를 열어볼 용기를 낼 수 있는 소중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다니, 이번에도 ‘달달’했다. 그런데 이 책에 대해 의미 있는 ‘반란’이 일어났다. <알라딘>뿐 아니라 <네이버책>에서도 평점은 무려 2점대, 그리고 수십 개의 ‘악플’이 달렸다. 특히 <네이버책>의 ‘리뷰’들이 신랄했는데 ‘금수저질 집어쳐라’, ‘종이가 아깝다’, ‘쓰레기’, ‘사기꾼’, ‘지겹다’ 등으로 ...
[인문산책]재일디아스포라 문학과 김석범 『화산도』
『화산도』 완역 기념 학술대회에 참석할 예정이었던 ‘재일조선인 작가’ 김석범에 대한 대한민국 정부의 입국 불허 조치
근래 인문학계에서는 ‘재일디아스포라’라는 표현이 곧잘 회자되곤 한다. 주지하듯이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용어는 원래 타국에 거주하고 있는 ‘이산(離散) 유대인’을 가리키는 말이다. 한국어로는 ‘민족 이산’ ‘민족 분산’으로 번역되는데 최근에는 “한 민족집단 성원들이 세계 여러 지역으로 흩어지는 과정뿐만 아니라 분산한 동족들과 그들이 거주하는 장소와 공동체” 또는 “유대인의 경험뿐만 아니라 다른 민족의 국제이주, 망명, 난민, 이주노동자, 민족공동체, 문화적 차이...
[문학공간]오늘 밤을 위한 처방전
내 인생의 책
엊그제 사람들을 만나 밥을 먹으며 말했다. 일주일 만에 사람이랑 같이 밥을 먹는다고. 내 말을 듣고 다들 놀란 표정을 지었다. 무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도 있어서, 일주일 동안 아무도 만나지 않고 혼자 지냈다고 설명했다. 일부러 사람을 피한 거냐고 묻기에, 그런 건 아니고 내 생활이 원래 그렇다고 대답했다. 약속이 없다면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아무도 만나지 않을 수 있고 말을 하지 않아도 되는 생활.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는 흔한 나날들...
[과학소묘]생명의 가능성, 또 다른 코페르니쿠스 혁명
남과 자신을 비교하는 것은 뿌리 깊은 본성이다. 우리는 내가 누구인지를 알기위해 끊임없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한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정체성을 파악하고자 중국, 일본, 유럽의 문화와 생활 방식을 살펴보곤 한다...
[포커스]학생사회와 정치 : 혐오와 온라인, 그 이후는
내 대학시절이던 80년대 후반, 대학생에게 정치―그때는 운동이라고 불렀다―는 삶 주변에 산재한 익숙한 것이었다. 술자리와 토론 속에서 ‘나는 백기완을 지지한다’ 혹은 ‘내 입장은 비판적 지지다’ 등이 비교적 자유롭게 이야기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요즘 그 시절 이야기를 현재와 비교하고 ‘너네는 너희밖에 몰라’란 식으로 생각하다간 속칭 ‘꼰대’라고 불리기 십상이다.
 
 
지난 기획
[인문산책] 주체화 ― 현대 유럽 철학을 이해하는 하나의 키워드
주체화(subjectivation)는 현대 유럽 철학 및 인문사회과학에서 가장 주목받는 개념 중 하나다. 주체화라는 개념은, 단어 자체가 함축하듯이 주체를 자연적으로 주어지거나 불변적인 본질을 갖는 어떤 것으로 파악...
[원서서평] 욕망의 구조는 이야기에 어떻게 새겨지는가
언어를 통해서 경험을 서술할 때, 즉 무엇인가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가. 모든 이야기의 밑자락에는 물론 이야기하고자 하는 욕망이 자리한다. 따라서 모든 이야기는 욕망의 구조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될 수...
[학술in동악] 한국문학과 개념어 연구
최근 번역된 아감벤의 『도래하는 공동체』(꾸리에, 2014)에는 자본주의가 초래한 디스토피아 속에서 현대인들이 염두에 두어야 할 구원의 잠언들이 담겨 있다. 그의 주저 『호모 사케르』가 그렇듯이 이 책에서도 아감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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