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0.11.26 목 15:37
인기검색어 : 등록금 반환, 코로나19, 조교 문제
신문사소개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학술 서평 > 서평
     
상대적인 미(美)의 카테고리
움베르토 에코, 『미의 역사』, 이현경 옮김, 열린책들, 2005
[172호] 2012년 06월 11일 (월) 김 환 진 미술사학과 석사과정

움베르토 에코의 책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은 단순히 도판이 좋아서였다. 에코의 책은 타 미술관련 서적과 비교해보자면 너무나 도판이 훌륭하다. 근작인 『궁극의 리스트』 역시 마찬가지이다. 에코가 쓴 책의 특성은 다른 사람이 다루지 않던 관념을 다루어 정리한다는 점에 있다. 『미의 역사』 역시 美라는 기준에 대한 여러 사례들을 제공하고 있다. 이 책은 결코 미학 책이 아니다. 하지만 미술사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과연 이 책은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미의 역사』는 ‘미’의 기준에 대한 상대성을 제시한다. 동시에 불완전한 인간의 모습을 의도치 않게 보여주고 있다. 에코는 아름다움이란 완전하고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역사적인 시기와 장소에 따라 다양한 모습을 가질 수 있다는 원리에서 출발하고 있다.

인류문명의 시작 이후 아름다운, 우아한, 사랑스러운, 숭고한, 경이로운 등과 같은 미사여구들은 美라는 포괄적인 의미를 지니고 적용되었다. 사람들이 사물을 인식하기 시작하게 된 이후, 미의 기준은 절대적인 미로 존재하기보다 유동성을 가진 존재로 그 시대의 미의 기준을 통해 정립됐다. 그것을 반증하는 것은 밀렌도르프의 비너스이다. 현재 인류의 관점에서 보면 그것은 결코 아름답지 않다. 그것은 비만의 도상으로써 인식될 뿐 그 이상 그 이하가 될 수 없는 조각인 것이다. 하지만 풍만함과 비대한 체구는 그 당시 미의 기준에서 보자면 아름다운 것이었다. 당시 그 조각은 이상적인 인간의 모습이었다.

사람은 주위의 환경과 사회현상, 통상적인 이념에 간접적 혹은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동물이다. 인간이 주관적인 동물이라 하지만 실상 그 시대에 통념적인 관념에서 벗어나기는 힘들기 마련이다. 미라는 기준 역시 그러하다. 대다수가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기준에 의해서 그 시대의 미의 기준이 성립되고 그것이 그 시대의 미가 되어버린다. 인류의 유산으로 남아있는 많은 미술품들과 유적 속에서 미의 관념은 결국 통상적인 미로, 소수를 제외한 대다수의 의견이 반영된 정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른 상태에서 현재에는 그런 일반적인 미의 통념은 과감히 낡은 방식이 되어버렸다. 사람들이 급격한 사회변화를 느끼면서 미의 기준은 급변했고, 그 시대의 미의 기준에 반하는 사람들의 무리가 형성되기에 이르렀다.

미술작품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미의 기준은 더 이상 절대적으로 작용되지 않는다. 개개인의 상대적인 미에 의해서 평가되고 개개인의 미의 가치가 머릿속에 남을 뿐이다. 미술은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미술이 대부분이다. 물론 리얼리즘과 같은 형태로써 사람들의 동의를 구하는 형태의 미술도 있지만 대부분의 미술은 상식적인 미적 관념으로 이해할 수 없다. 상식적인 미적관념으로써 이해되는 미술은 그저 객관적으로 읽는 미적 관념일 뿐이다. 현대미술에 있어서 간혹 아름답지 않지만 아름다움을 요구하는 미술품은 사람들에게 혼돈으로 다가온다. 사물을 어떻게 아름답게 봐야 하는가? 올덴버그의 조형물을 보면서 어떻게 느껴야 하는가? 레디 메이드를 어떻게 생각해야하는가? 등 많은 의문이 야기된다. 사람들이 미술품을 보는 데에 있어 어려움을 느끼는 것은 앞서 발생한 의문들과 이것을 과연 내가 아름답다고 느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면에서 『미의 역사』는 그 해답을 제공할 만한 책이라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지극히 객관적인 시각에서 지어진 책이다. 20개의 챕터에서 제공되는 고대부터 중세, 현대까지 이르는 미적 탐구는 미술사 책에서는 다루지 않는 면을 담고 있다. 미술사 책을 읽는 것은 단지 그 작품에 대한 기본 정보만을 제공할 뿐이며 이것이 왜 미로써 등장하였는가? 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제공하지 않는다.

『미의 역사』는 미의 기준이 매겨지는 다양한 기준에 대해 정의를 내리지 않고 책을 읽어 내려가는 사람들에게 미의 해석에 폭넓은 모습을 보여준다. 개인의 상대적인 미의 인식은 숫자, 비례, 조화, 추함, 귀부인, 종교, 기계 등을 인식하는 데에 있어서도 적용된다.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광범위함 속에 미를 열거하고 있다. 이런 지식들은 그 시대의 미는 물론이고 대상을 바라보면서 느끼는 미에 대한 기본 지식을 어느 정도 습득하기 용이하게 할 것이고 미술품을 바라보는 시선을 조금은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미의 영역의 제기와 역사 속의 미에 대한 작가의 코멘트와 그에 따른 많은 철학가들의 사상과 당시 문학계의 반응들을 동시에 담음으로써 독자들에게 친절하게 미라는 의미에 대한 가이드를 제공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동시에 그림을 보는 재미 또한 이 책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미를 이해하기에 미학 책은 너무 어렵고 미술사 책은 너무나 단순하다. 그 중간단계로 이 책은 위치한다고 할 수 있겠다. 미술에 관심이 있거나 혹은 미술을 공부하려고 한다면 미술사 책을 옆에 두고 이 책도 함께 읽었으면 한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윤성이 | 편집인 : 이경식 | 편집장 : 김태환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경식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