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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과 연구자, 조교의 정체성은?
[171호] 2012년 05월 21일 (월) 손윤희 편집위원 possible6@hanmail.net

 

지난 3월 29일 아침부터 중강당은 ‘시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시끌벅적한 소리들로 가득 메워졌다. 이날 학교 측은 2012학년도 1학기에 임용된 조교(행정 ·연구·교육)들을 대상으로 행정의 효율적인 업무처리를 위해 조교 교육을 실시하였다.

참석한 조교들 대부분은 스스로 학비와 생활비를 벌면서 공부를 병행해야하는 부담을 안고 있는 대학원생들이다. 아르바이트를 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벌어야하는 대학원 학생들에게 조교직은 어느 정도 학비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이다. 그러다보니 교직원 못지않게 학교 행정의 실질적 부분까지 담당하면서 점차 연구자로서의 정체성을 잃게 되는 경향이 있다.

잇따른 행정업무들로 조교들은 ‘학술연구’는 점차 뒷전이고 ‘행정업무의 달인’으로 변해간다. 미래 국가의 학술연구를 선도할 핵심리더가 되어야할 그들의 현주소는 주객이 전도된 경우라 하겠다. 더욱이 작금의 동악은 ‘연구중심대학’을 주창하면서 학술연구의 중심축이 되는 대학원생들을 위해 쾌적하고 편리한 연구 환경을 마련하기보다 최소한의 장학금으로 생색내기 바쁘다.

현 실정이 이렇다보니 장학금 명목으로 지급되는 조교의 급여는 등록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 단적인 실례로 지난 3월 16일 학교 측은 ‘2012년 긴축예산편성’에 따라 학생측과 어떤 합의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일방적으로 조교장학금 삭감을 감행한 것이다. 갑작스러운 학교 측의 조교장학금 삭감은 실제 가계곤란을 겪고 있는 원우들에게 미처 우산을 준비할 틈도 주지 않고 소낙비를 오롯이 맞게 한 셈이다. 느닷없는 학교 측의 ‘장학금 삭감’ 소식을 들은 조교들은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고, 뒤늦게 일자리를 찾느라 분주하였다. 일자리를 찾느라 동분서주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학술연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보다 밥벌이로 고달픈 현실이 느껴졌다.

학교 전체 예산 축소로 인한 장학금 축소는 원우들에게 학술연구에 집중하기는커녕 생계의 불안 증세를 가중시켜 장기적인 학문연구에 침체를 예고하였다. 결과적으로 학문연구 시간이 상대적으로 줄면서 자연스레 원우들의 졸업이 늦어지는 현상은 학교 측이 지향하는 연구중심대학의 슬로건과는 괴리감이 있다. 하루라도 빨리 학교 측은 ‘연구중심대학’이라는 슬로건에 걸맞게, 또 국가 경쟁력을 갖춘 학술연구자를 양성하기 위해 원우들에게 연구 활동에 매진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할 것이다.

우선 학교 측은 조교들을 미래의 학술연구재원으로 인식하고 장학제도 확충을 통해 생계 부담 없이 연구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할 것이다. 사실상 열악한 연구 환경에서 질 좋은 논문을 기대하기란 어렵고, 더더욱 국가 경쟁력을 갖춘 연구자를 양성하기란 더 어렵다.

또한 학내에서 학술 세미나 개최를 위한 공간이 절실히 필요하다. 분명히 학내의 학술 세미나 개최는 원우들에게 다양한 학문을 접하게 하여 지식을 습득하게 함으로써 학술연구에 폭넓은 기회를 제공해준다. 그러나 몇몇 원우들은 학내에서 학술 세미나 개최를 위한 공간을 구하려 백방으로 애썼지만, 구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고 하소연하였다.

만약 학문연구에 기본 모토가 되는 학술제가 세미나 공간 부족으로 무산될 위기에 처해있다면, 과연 학문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러한 열악한 연구 환경은 학문연구에 천착해야 할 원우들의 얼굴을 잔뜩 찌푸리게 하고 먹구름만 드리우게 한다.

우리 대학원이 연구 경쟁력을 갖춘 연구중심대학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장학제도 확충을 통해 원우들의 생활고를 덜어주어 학술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나아가 학내에 학술 세미나 개최 공간을 확충하여 타 대학과의 활발한 교류를 통해 학술연구의 발전을 도모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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