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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성장에 대한 반론, ‘긴급구조, 자연에 응답하라’
2010년 하반기, 학술제 기획강좌 참관기
[163호] 2010년 11월 15일 (월) 편집위원회 www.dgugspress.com

‘화석에너지 체제 위기와    생태 사회주의적 전환’

이강준 (조승수 국회의원 보좌관)

 

25일 강연자로 나선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이강준 연구기획위원(이하 이 위원)은 ‘화석에너지 체제의 위기와 생태사회적 전환’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위원은 강좌 시작과 함께 ‘정치적 색깔을 버리고, 정의로운 녹색성장의 길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고 싶다’고 전제한 후 본격적인 강연을 시작했다.
이 위원은 현 대한민국 정부와 사회에서 화두로 등장한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함정에 대해 언급했다. 현 정부 저탄소 녹색성장이라는 친환경적 이미지의 이데올로기를 제공하지만 기존의 국가성장정책을 ‘고탄소 회색성장’으로 규정하지 않는 점을 지적한다. 일례로 고탄소 회색성장의 키워드인 ‘석유’이고 이를 둘러싼 공고한 석유 카르텔의 해체와 대안제시가 시도되지 않은 채 석유를 기반으로 하는 저탄소 녹색성장은 모순된 이데올로기라는 것이다.


이 위원은 한국사회는 ‘석유, 자동차, 도로’의 삼각 동맹에 의해 결박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정유회사의 지속적인 소득을 중대하기 위해 자동차 산업의 발전이 필요하고, 동시에 이들 자동차를 수용할 도로의 증설로 이어지는 순환의 삼각동맹 구조가 확고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탄소 회색성장의 고정틀의 증거는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편중된 대한민국의 석유 소비량에서 찾을 수 있다. 2007년을 기준으로 대한민국이 소비한 원유수입량은 8.7억 배럴로 리터 환산시 약 1,329억 리터에 달한다. 이를 보다 쉽게 환산한다면 대한민국 하루 물소비량의 5.3배, COEX 수족관 규모와 비슷한 수족관 6만 개를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 위원은 단순히 석유에 편중된 에너지 구조에 대한 비판이 저탄소 녹색성장에 대한 비판이 될 수 없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이 비판받는 세 가지 이유를 제시한다. 첫째, 현 석유카르텔 유지에 유리한 ‘해외자원개발사업법안’과 같은 법적 지원체계의 유지 둘째, 바이오디젤과 같은 대체에너지에 대한 영세사업자들의 진출 제안과 기존 대형 석유회사로의 종속화 구조 셋째,  실제 3.5%에 불과한 석유발전 비중 감축를 위해 친환경 대체에너지 아닌 고밀도,초집적 원자력 발전시설 건설에 집중하는 것이다. 이 위원은 진정한 저탄소 녹색성장을 위해서는 위와 같은 한정된 자원에 의존하는 대체안이 아닌 지속적인 에너지 활용방안이 선행 되어야한다고 주장한다.


이 위원은 바이오디젤 사업과 태양에너지 정책으로 에너지 자립과 지역경제성장을 이룩한 유럽의 무레크(Mureck)지역과 귀싱(Guissing)지역의 사례처럼 기존 석유 카르텔에서 벗어난 정치적, 제도적 기반의 마련이 절실하다고 주장한다. 석유산업에 대한 근본적인 속박에서 벗어나기 위한 시도가 이루어질 때 국민들도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와 에너지 대응정책에 대한 진정성 있는 지지를 보낼 것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아주 불편한 진실과 조금 불편한 삶’

최재천  (이화여대 교수)

 

일부 사람들은 지구 환경의 미래를 아주 낙관적으로 보기도 하지만, 현재의 상황으로 볼 때 낙관만은 할 수 없다. 인간은 그동안 지구 역사에서 그 유래를 찾아보기 힘들만큼 환경을 파괴하고 있다. 이미 50년대 중반부터, 지구의 온도는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또한, 1988년 타임지는 올해의 인물을 뽑는 란에 올해의 인물이 아닌 올해의 행성을 뽑았다. 그것은 다름 아닌 고통 받는 지구였다. 지구 온난화는 현재 그만큼 심각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구 온난화의 심각성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것은 지구 온난화의 피해가 바로 눈앞에서 펼쳐지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녹아버린 빙하 때문에 북극곰이 수영을 하다가 지쳐 죽어가는 일들이나, 수많은 종류의 동식물이 지구 어디에선가 멸종되는 일들은 우리가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없는 일들이다. 지진과 홍수 같은 자연재해는 우리 눈앞에서 그 피해를 확인할 수 있지만, 지구 온난화의 피해는 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명심해야 한다.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지구 환경의 파괴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MIT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의 온도가 2도만 올라가도 지구 환경은 크게 변화할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이 극단적으로 진행됐을 때는 우리가 영화 ‘투모로우’에서 봤듯이, 인류가 얼어 죽어서 멸망하는 사태까지도 발생할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은 지구의 온도 상승을 2도 미만으로 줄여보자는 논의에서도 합의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지구의 온도가 2도 올랐을 때, 생물 다양성은 50퍼센트 가까이 감소하게 된다. 생태학자의 시각에서 보면, 이것은 심각한 문제다. 생태학은 아직 젊은 학문이기 때문에 종과 종 사이의 관계에 대해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어느 한 종이 멸종됐을 때, 그것에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 우리는 아직 알 수가 없다. 만약 ‘쉬리’가 멸종됐다고 했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은 마치 ‘젠가 게임’처럼 어느 순간 생태계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을 내포하는 사건일 수 있다. 현재의 인류는 일종의 ‘생태 젠가 게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생물 다양성이 무너지면, 우리의 삶에도 언젠가 엄청난 영향을 끼치는 날이 올 수 있다. 앨빈토플러는 이미 21세기의 인류에게 생태학적인 사고의 전환이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우리는 하나 뿐인 이 지구에서 모든 생물들과 함께 사는 공생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우리에게는 지구를 망가뜨릴 권리가 없다. 다른 생명과 세대에게 생명의 기회를 줄 수 있는 성숙한 자세가 요구된다.


‘아마존 눈물 그 후’

김현철 (MBC PD)

 

아마존은 흔히 ‘악마의 낙원’, ‘마지막 원시의 땅’이라 불리는데, 그 별칭들을 듣고 난 후 문득 ‘원시’의 구체적인 모습은 무엇일까 궁금해졌고 이번 기회에 한 번 해보자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다큐 PD들은 대부분 ‘남들과 다른 화면을 잡아야 한다’는 것과 ‘화면이 같아도 다른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특히 환경 관련 이야기는 상당히 딱딱하고 자극이 약한 것은 물론 메시지나 화면도 틀에 박힌 것이 많고, 내레이션도 밋밋하다. 그래서 대중의 눈과 귀를 사로잡기 위해서는 무언가 시선을 달리 하여 대상을 ‘낯설게’ 전달할 수 있어야만 한다.


예를 들어 갯벌에 있는 새끼 손톱만한 ‘게’를 찍을 때, 카메라 앵글을 위에서 아래로 잡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흔한 화면이 될 뿐만 아니라 ‘게’라는 생물이 하찮게 보이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지만 땅에 내시경 카메라를 바짝 붙이고 ‘게’와 시선을 맞추면 색다른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게가 입에 모래를 털어 넣어 먹을 것만 뽑아먹고 나머지 모래를 동그랗게 뭉쳐 뱉어내는 장면을 얻고 나면 ‘아, 이것들도 먹고 움직이는, 살아있는 생명체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나콘다와 같은 뱀을 찍을 때도 다른 앵글로 찍기 위해 노력했다. 카메라 앵글을 낮추고 뱀과 눈을 맞추어 입안의 혓바닥을 찍고, 뱀의 몸에 카메라를 달아 피부의 독특한 조직이나 근육들이 섬세하게 움직이는 장면을 얻었는데 그것들을 보고 뱀도 참으로 매력 있는 생명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존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숲이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브라질 정부에서는 ‘우리가 힘들 때 아무도 도와주지 않았는데 이제 와서 우리가 나무 한 그루 베는 거 가지고 왜 왈가왈부 하는 건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아마존이 사라지는 것’은 ‘지구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
그래서 우리는 나무 한그루가 갖는 의미를 시청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 고민했고, 카메라를 나무에 달아 쓰러뜨리는 장면을 찍어보기로 했다. 네 번 시도했는데 소음도 엄청나고 충격이 너무 커서 카메라가 모두 나가버렸다. 한 번만 더 해보자며 마지막으로 시도했는데 성공해서 간신히 다른 앵글을 얻을 수 있었다. 나무가 쓰러지면서 다른 나무들을 넘어뜨리고 그렇게 도미노처럼 숲이 쓰러지는 모습을 목도했는데, 마치 종말을 경험한 것처럼 충격적이었다.


아마존에 살고 있는 부족들 중, 개발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부족들이 있는데 ‘야노마미 부족’이 대표적이다. 그들의 땅이 금광으로 개발되면서, 헬리콥터가 하늘에서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이러한 개발 때문에 야노마미 부족은 바이러스의 공격을 받았고 바이러스 침투로 인해 부족의 14%를 잃어야 했다. 부족의 추장 ‘다비’는 “지금 야노마미 부족은 시들고 있다. 욕망과 정치 바이러스로 인한 결과다. 우리가 죽는다는 것은 하나의 세상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그 대가는 당신들이 꼭 져야만 할 것이다”고 충고했다. 같은 맥락에서 지눌 스님이 했던 이야기를 떠올려본다. 지눌스님은 도룡뇽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 하셨던 양반인데, ‘아니 식물 한 종, 동물 한 마리 죽는 게 뭐 그리 대단한가’ 싶기도 할 것이나 그것은 단순히 동물 한 마리가 죽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하나의 ‘세계’가 사라진다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대학원신문사 편집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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