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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회 한국목간학회 정기발표회
나무에 담겨있는 과거와의 대화, 문자에 담긴 의미 추적
[161호] 2010년 05월 17일 (월) 오택현 사학과 석사수료
 

지난 4월 24일, 본교 명진관 103호에서 ‘한국목간학회 제8회 정기발표회’가 열렸다. 이번 발표회는 근래 급증하고 있는 백제의 목간자료를 대상으로 한 서체분석, 인각와를 통한 기와 제작과 유통 및 수공업 현장에서의 문자 문화, 지난 해 발견되어 널리 알려진 포항 중성리신라비(이하 ‘중성리비’)에 보이는 관등을 살펴봤다. 이번 발표는 윤선태 교수(동국대 역사교육과)의 사회 아래 따로 지정토론자를 두지 않았지만, 매번 예정 시간을 넘길 정도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졌다.

백제기와의 수급체제는 ‘1 : 다수’의 형태

첫번째 발표자인 심상육 선생(부여군 문화재 보존센터, 이하 ‘심 선생’)은 「백제 인각와에 대하여」라는 주제로 역사와 고고학적 내용을 접목시켜 보다 정확한 백제의 실상을 파악하고자 했다. 심 선생은 현재까지 발견된 인각와의 출토지를 정리하여 인각와의 특징 및 사비시기의 기와 수급체제의 변화를 고찰했다. 심 선생은 기와에 도장이 찍힌 인각와가 나타난 원인을 체계적인 생산을 위해 일정 분량 당 찍는 대량생산체제로 생각하고 그 형태는 ‘1 : 다수’의 수급체제였다고 보았다. 또한, 기와 공급집단이 해당 건축현장으로 옮겨서 생산하는 과정에서 도장을 찍은 것으로 추정했다.

인각와 분류 기준 명확하지 않아

자유토론에서 나온 지적들을 간추리면 다음과 같다. (1)인각와의 구분은 도장에 찍힌 기와 모양을 통해 찍힌 글자를 분류하게 되는데,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 (2)인각와 공급에 대한 기준을 추정하기에는 현재까지 발견된 생산지가 지역별로 차이가 있으며, 대규모 건축현장 주변에 발견되는 기와 생산지는 매우 적은데 과연 그 정도로도 충분했는지 등이다.

심 선생은 발표를 마무리 하면서 기와의 수급체계에 대해 추후 성과를 드러낼 것을 약속했다. 심 선생의 발표는 고고학 자료와 역사학의 만남이라는 측면에서 앞으로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의의가 있다.

백제 서체를 통해 작성자를 파악

나무에 담겨있는 글자가 당시 상황을 알려주는 기록이 되기 때문에 그 자체만으로도 상당히 중요한 자료가 된다. 두 번째 발표자인 이성배 교수(충남대학교 사학과, 이하 ‘이 교수’)는 「백제목간의 서예에 대한 일고」라는 주제로 서체로 작성자를 파악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이 교수는 백제 사비시기에 수준 높은 목간이 나온 배경으로 웅진시기의 서체가 사비시기에도 계승되고 있던 점, 唐의 서예를 적극 수용한 백제의 수준 높은 서예 수준을 근거로 들었다. 이대로라면 한 목간에서 2명이 글을 기록했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이 교수는 자신의 주장에 신빙성을 더하기 위해서 파책, 획, 서사 습관 등을 추정하는 연구방법을 사용했다.

백제목간으로 간주되는 자료에 의문 남겨

이번 발표에서는 계양산성, 능산리, 궁남지, 동남리, 관북리, 나주 복암리에서 발견된 것들을 백제목간으로 규정했다. 그러나, 현장에 참석한 한 발굴관계자는 현재까지 계양산성에서 나오고 있는 다른 유물들은 고구려 혹은 통일신라시기의 것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어 대상 선정이 적절하지 못하다고 밝혔다. 이 밖에 목간에 나타난 글씨만을 가지고 너무 해석을 확대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었지만, 현재 눈에 보이는 자료로 내용을 분석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자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언어를 통한 당시 관등제 분석을 시도

마지막 발표자인 전덕재 교수(경주대 문화재학과, 이하 ‘전 교수’)는 「포항중성리신라비를 통해 본 신라 관등제의 정비과정」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지난해 발견된 ‘중성리비’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학술발표가 이루어져 왔다. 이는 신라의 가장 오래된 비석으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자료다. 전 교수는 발견 직후부터 중성리비에 대한 검토를 통해 6세기 초반 신라 관등제와 관련해서 자신만의 주장을 드러낸 바 있다. 이번 발표에서는 언어학적인 방법으로 당시 관등제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그동안 문헌자료에 나타나지 않는 관등이 비문에 등장하는 문제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지만, 자신 있게 주장을 피력한 이는 전무한 상황이었다.

신라 관등 서불한과 일벌간지의 문제

전 교수는 눌지왕의 동생 미사흔의 관등을 일본 사서와 비교하면서 관등의 변화를 추정했다. 『삼국사기』에서는 ‘서불한’으로 나왔지만, 『일본서기』에는 미사흔을 ‘일벌간지’로 표현했다. 전 교수는 이전에 서불한의 관등을 보유한 인물이 일벌간지로 불리는 때가 중성리비 시기부터 시작되었다고 보았다. 그러나, 현재까지 중성리비에 대한 명확한 정리가 끝나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에 대부분 전 교수의 주장에 의문을 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등을 하나하나 퍼즐 맞추어 가듯이 언어학적으로 풀어가는 방법은 설득력이 있다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청중 모두가 토론에 자유로이 참여

이번 발표는 청중 모두가 토론자가 되어 궁금한 점을 피력했다. 특히, 각 발표마다 새로운 방법을 제시했기 때문에 많은 토론으로 매 주제마다 예정된 시간을 넘기기 일쑤였다. 이러한 토론의 자유로움이 바람직한 연구방법의 정석이라고 생각된다. 그만큼 학문의 격차가 사라지고, 소통의 장소가 마련될 수 있다. 이번 발표는 6월 30일에 발간될『목간과 문자』에 게재될 예정이다.

학제간 연구를 지향하는 한국목간학회

한국목간학회는 학제간 연구를 지향하면서 여러 분야의 교류를 지속적으로 진행해왔다. 그러나 아직 새로운 방법론이 많이 사용되지 않아 다양한 분야를 포괄하는 올바른 접근법에 대한 논의는 끊임없이 진행되고 있다.

목간학회는 매년 1, 4, 7월에 정기발표회 일정을, 11월에는 학술대회 일정을 지속하면서 문자자료에 대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지속적으로 발굴되고 있는 목간 자료들은 기존 연구의 활력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학술대회 및 목간학회 관련 자료는 학회 홈페이지(http://club.cyworld.com/mokkan)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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