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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당동 더하기 22>영화의 배경과 제작 뒷이야기
"단지 한 가족의 이야기가 아닌 우리 모두의 현실"
[161호] 2010년 05월 17일 (월) 김태균 편집장 @

현재의 사당동은 교통의 요지이자 서울의 새 도심중 하나다. 하지만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을 치르면서 당시까지 최대의 달동네 중 하나였던 사당동은 무자비한 철거를 당했다. 단 한 가구(정금순 일가)만 제외하곤 아무도 임대주택으로 옮길 수 없었다. 정금순 할머니는 고향 부산에서도 철거촌에 살았으며, 상경해서도 용산, 상계동, 사당동 등 정착했던 곳마다 철거당했다. 정할머니는 철거당한 주민들 중 유일하게 상계동 임대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었으나, 입주 후에도 여전히 경제적으로 어려운 삶을 살고 있다.

이 다큐는 칠십이 넘은 나이에도 쓰레기를 줍는 공공근로를 하는 정할머니, 일일노동자인 아들, 20대인 손녀와 손자들도 가난을 면치 못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어떻게 세습되는지 시사한다. 자신들의 공간이 철저히 파괴당하는 상황에서도 저항하지 못하는 철거민들의 이야기를 영상에 담은 22년간의 기록이 다큐 영화 <사당동 더하기 22>의 내용이다.

2009년 서울국제여성영화제와 올해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 <사당동 더하기 22>는 대를 이어서 돌고 도는 빈곤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마치 이 영화의 부제인 ‘돌고 돌고 또 돌고’처럼 끊어지지 않는 빈곤의 악순환의 고리는 비단 정할머니 가족만의 이야기가 아닌 한국사회의 덮어버릴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이 영화에서 주목해야할 점은 이 뿐만이 아니다. 영화는 정할머니와 그 가족의 삶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단순히 미디어에서 흔히 보여주는 것처럼 빈곤 사례 중 가장 극악한 사례들만 포획했다가 어정쩡하게 지워버리지 않는다.

더 이상 철거민의 삶이 개인적인 동정과 자선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상기시켜 경계심을 가지게 한다. 이러한 경계심은 감독이 단순히 이야기꾼이 아닌 학자로서의 객관성을 잃지 않았다고 믿게 하는 토대를 형성한다.

감독은 정할머니의 이야기를 생애사적 접근 방식으로 풀어낸다. 생애사 연구는 20세기 초반 인류학 연구에 도입되었고, 사회과학분야로 확장되면서 여성이나 소수 계층처럼 기록을 남기지 못하는 계층의 목소리와 경험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또한 생애사 연구는 자서전, 전기, 일기와 같은 문서기록을 통해서도 수행되지만 심층면접을 통해 구술자의 삶을 재구성하기도 한다.

즉, 한 개인이 태어나서 현재까지 살아온 삶의 이야기를 다루면서 한 개인이 어떻게 대처하는가를 보여주며 인생을 단계별, 개인적 경험과 사회적 제도, 개인적 선택 행동과 사회변동 등과 연결 지어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감독은 생애사적 연구를 통해 집단이 망각해버리거나 외면해 버렸던 사회현실 속 구술자의 삶을 차근차근 펼쳐내 보임으로써, 우리 사회의 단면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이 영화는 한 가족의 22년을 다루기는 하지만 단지 한 가족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차라리 이 영화는 우리가 발 딛고 선 땅의 이면을 들추며 사회가 광범위하게 지워버렸던 존재들의 삶을 복원하고자 하는 작은 시도 중 하나이다.” 영화의 말미에 붙는 자막대로, 잊혀지는 기억과 진행되는 현실의 기록은 불편한 기억이 아닌 반복되는 현실의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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