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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티에서 본 지진의 파괴력
[160호] 2010년 04월 12일 (월) 한상환 한양대 건축공학부 교수

지진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일반적인 것은 단층의 파괴로 발생하는 것이다. 단층은 주로 판 경계부인 단층에서 발생한다. 지구는 맨틀 위를 떠다니는 여러 개의 판들로 구성되어 있고, 이 판과 판 사이의 경계부를 단층이라고 한다. 단층은 정단층, 역단층, 주향이동 단층으로 분류할 수 있고, 피해를 일으키는 지진은  대부분 역단층과 주향단층에서 발생한다.

또한 화산으로 인한 지진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인간이 만든 동굴 등의 붕괴나 지하 핵실험 등으로도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 지진이 발생하면 여러 지반 파괴가 발생하는데 그 중 대표적인 것은 지반진동, 지반 융기나 함몰, 산사태, 액상화 등이다. 이 중 구조물에 가장 큰 피해를 일으키는 것은 지반 진동이다.

지진은 인명 및 재산피해를 발생시킬 수 있는 무서운 자연재해다. 지진은 예측하기 힘들다는 어려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지진 발생시 피해지역이 광범위하다. 우리나라 주변지역 국가에서 큰 지진발생으로 인명 및 구조물피해 경험이 여러 차례 보고되어 왔다.

지진의 크기는 일반적으로 규모(magnitude)의 단위를 사용하여 나타내는데, 현재 규모 8 이상의 지진이 전세계적으로 매년 2회, 그리고 규모 7 이상은 20회 정도 발생하고 있다.

이와 같은 지진은 지진다발 지역인 판의 경계부위 지진대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나, 그 규모나 빈도의 차이는 있지만 지구표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지진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지진의 위험도가 대단히 낮은 곳이라 판단되어 건축구조물의 내진설계를 하지 않았던 중국의 당산에서 1976년에 지진이 발생했고, 공식적인 발표는 없지만 인구 70만의 도시에 약 65만 명 정도가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재해를 입었다.

아이티 지진, 지진의 파괴력을 보여준 사건

최근 아이티 지진(2010년 1월 12일)은 규모 7.0이었고, 칠레 지진(2010년 2월 27일)은 규모 8.8이었다. 이 두 지진 모두 판의 경계부에서 발생한 것이다. 또한 2008년 5월 12일 규모 8.0의 중국 쓰촨성 지진이  발생하여 약 8만 명의 사망자와 2만 명의 실종자, 37만 명의 부상자가 발생하였다. 우리는 이 과거 지진들을 통하여 지진이 얼마나 큰 위력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인명과 재산 피해를 발생시킨다는 것을 배웠다.

우리 나라의 경우 지진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인식되어 왔으나 작거나 중간정도 규모의 지진들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발생하고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1970년부터 지진에 대한 계기관측을 시작한 이래, 1978년 9월 규모 5.2의 속리산 지진, 같은 해 10월 규모 5.0의 홍성 지진, 1996년 12월 13일 규모 4.5의 영월 지진이 기록되었다.

기상청 통계에 의하면 우리 나라의 연간 지진 발생 수는 33회에 이른다. 이를 대비하기 위하여 1986년에 우리나라에서는 21층 이상 건물과 16층 이상 아파트는 내진설계를 해야 한다는 고층건축물 내진설계지침을 제정하여 매우 제한적으로 내진설계를 적용하도록 하였다.

 내진설계는 최소한의 대비책
 
그 후, 보다 적극적인 정부와 학계의 노력으로 1988년에 보다 합리적인 내진기준이 마련되었으나, 적용범위를 6층 이상이거나 연면적 10만㎡ 이상의 건축물에만 의무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였다. 2005년에는 보다 발전된 기준을 만들었으며, 적용범위를 확대하여 3층 이상 혹은 연면적 1,000㎡ 이상의 건물에 적용하도록 하였다.

따라서 1988년 이전에 지어진 대부분의 건물은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으며, 1988년과 2005년 사이에 지어진 6층 미만의 건물은 내진설계가 되어 있지 않다고 할 수 있다.

2010년 개정에서는 내진설계를 모든 건물에 적용시킬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2005년과 2010년 사의의 건축물 중 3층 미만의 건물은 내진설계가 안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렇게 내진설계가 되지 않은 건물들의 대책을 세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주변국의 지진으로 인한 여러 경험과 교훈을 깊게 생각하고 우리나라가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적절한 내진설계기준 마련과 기존 내진설계가 적용되지 않은 구조물들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학교 건물이나 지진 후 복구나 치안에 관련한 중요한 건물의 내진보강이나 설계방법에 대한 대책은 시급히 마련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2010년 발생한 아이티와 칠레 지진으로 얻은 교훈을 쉽게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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