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12 화 15:32
인기검색어 : 등록금 인상, ,
신문사소개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학술 서평 > 서평
     
원우서평:『뉴욕의 북경인』
회고의 순간이 낳은 착시, 천당과 지옥이라는 삶의 공간
[157호] 2009년 10월 12일 (월) 김영란 국어국문학과 박사과정


“그를 사랑한다면 뉴욕에 보내라, 왜냐하면 그곳은 천당이다.
그를 미워한다면 뉴욕에 보내라, 왜냐하면 그곳은 지옥이다."


차오꾸이린(曹桂林)(순중 역)의 대표작『뉴욕의 북경인(北京人在紐約)』에 나오는 글이다. 이 책은 드라마로도 제작되어 90년대 중국에서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던 작품으로 중국 젊은이들이 미국에서 유학하고 사업을 일으키기까지의 힘겨운 역정을 보여주고 있다.

2004년, 내가 대학교를 졸업할 때 즈음 대조언어학에 관련된 논문 작성을 위해 한·중 두 가지 언어로 된 책을 주의 깊게 봐야 했던 시절 읽었던 작품이다. 그 후로 약 5년이 지난 지금 나는 한국의 중국인으로 생활하고 있으며 지금도 간간이 이 책에서 힘 입어 열심히 살아가고 있다.

글 속의 주인공 왕치밍은 음악가의 꿈을 가지고 그의 아내와 함께 어렵게 미국 땅을 밟게 되는데 현실에서는 전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힘든 일을 하면서 사업을 시작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하듯 그는 현재의 삶과 이상적인 삶 사이에서 심한 괴리를 느끼게 된다. 경제적, 문화적 격차가 한 사람의 몸에서 융합되고 어우러지는 과정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아니면 이대로 물러날 것인가의 반복적인 고민과 고심은 고통스러운 과정이 아닐 수 없다. 무조건 현재를 바꿔보려는, 지금처럼 살지 말아야지 하는 생각으로 몸부림치는 사람들, 그러나 과연 그 변화는 좋은 일이기만 할까? 마치 주인공이 아내를 배반하고, 아내가 미국인과 재혼하고, 이러한 부모님을 이해할 수 없는 그들의 딸이 겪는 급격한 성격 변화와 같은 이 모든 변화는 과연 뉴욕이라는 배경 때문에 일어난 것일까? 이러한 변화를 보면서 우리는 무엇을 느끼는가? 그것은 어쩌면 우리의 생활을 다른 형식으로 표현한 우리 자신의 이야기일지도 모른다.

 사업에 성공하고 부자가 되어 미국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 왕치밍이 도박장에서 모든 돈을 다 잃었을 때 그는 호탕하게 중국민요를 부른다. 마치 아무것도 가진 게 없었던 그때로 돌아간 듯 소탈한 느낌을 독자들에게 안겨주지만 진정 왕치밍은 무엇을 생각하고 어떤 단어로 형용할 수 있었을까? ‘가난’의 극치에 다 달았던 갑부가 다시 원위치로 돌아가고, ‘사랑’하던 사람을 배반하고 또 다른 ‘진정한 사랑’을 잃고, 천당이라고 생각하고 뛰어간 그곳이 지옥임을 알게 되었을 때의 그 느낌은 어떠하였을까?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그들은 진정 천당과 지옥에 살았었을까?

살아가는 동안 우리는 끊임없이 유혹에 흔들리며 본의 아니게 여러 가지 변화를 겪게 된다. 이러한 변화는 영원할 것처럼 보이지만 또 다른 변화로 이어지며 사람을 때로는 천당에 때로는 지옥에 빠뜨린다. 사실 천당과 지옥은 멀리도 가까이도 뉴욕에도 북경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천당과 지옥은 바로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다. 중심을 잃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고 몸과 마음이 함께 있지 않은 그곳이 곧 지옥이요, 마음 닿는 곳에 몸이 같이 하는 그곳이 곧 천당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유학, 이민, 성공, 실패, 사랑, 결혼, 자녀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고와 명상의 계기를 제공한다. 시간이 지나도 낡지 않을 화제를 담고 있어 한 번쯤 읽어볼 가치가 있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윤성이 | 편집인 : 김대욱 | 편집장 : 김태환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