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9.27 금 20:33
인기검색어 : 등록금 인상, 총장선출,
신문사소개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학술 서평 > 서평
     
내면세계와 외면세계의 일치를 위하여
[신간서평]『사회적 하나님(The Social God)』(케네스 리치 저, 청림출판, 2009)
[155호] 2009년 06월 01일 (월) 김홍일 성공회 사제·디아코니아훈련센터 소장
   
 
   
 

저자 케네스 리치(Kenneth Leech)가 이 책을 쓰던 시기는 영국에서는 보수당의 마가렛 대처가 수상으로 집권하고, 미국에서는 공화당의 로널드 레이건이 집권하던 때이다.

 이 시기 복지는 후퇴하고, 신자유주의적 정책으로 사회적 양극화가 심화되는 등 보수화의 물결이 영국과 미국을 휩쓸었다. 이 책이 출판되던 시점으로부터 30년이 지난 2009년 한국의 상황은 지난 10년간의 상대적으로 진보적이었던 정권들에 의해 이루어진 민주주의의 성과들이 하나 둘씩 허물어지고, 보수화의 역풍이 시장과 사회에 거세게 불어오고 있다.

보수적이고 편협한 한국 교회와 보수 정치세력의 밀월관계가 이같은 상황을 종교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 점에서 이 책의 출판은 30년의 시간적 간극과 공간적 거리를 넘어서 한국 교회와 기독인들에게 주는 시사점이 크다.

 이 책의 저자 케네스 리치(Kenneth Leech)는 영국 성공회 사제이며, 현존하는 세계적 영성신학자인 동시에 은퇴 이후에도 현장에서 가난, 매춘, 마약, 인종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들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활동을 하고 있는 사회신학자이다. 그의 주된 관심은 목회와 돌봄, 기도와 영적지도 그리고 사회정의 영역이다.

 케네스 리치(Kenneth Leech)는 “사회적 관심은 기독교 신앙의 2차적 부산물이 아니라 기독교신앙의 필수요소”라고 말한다. 하나님이 사회적이고 참여적이기 때문에 기독교도 그러하며 순수한 개인적 복음이나 비참여적 신학 같은 것은 존재할 수 없고 있다면 그것은 기독교신학이 아니라고 한다. 저자는 이같은 사회신학의 근거를 기독교 신앙의 근간이 되는 삼위일체, 성육신, 성만찬 신앙을 통하여 명쾌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이 갖는 특징은 기독교 사회신학의 근거를 기존의 서적들과 달리 성서신학이나 윤리신학의 입장에서가 아니라 기독교 영성신학의 입장에서 정리하고 있다는 점이다.

저자에게 당시 영국사회에서 ‘세상을 섬기는 종 된 교회’는 세상질서에 순응하며 ‘예언자적 교회’를 대체해버릴 위험에 빠져있었고, 교회가 추구하는 영성은 개인의 심리적 평온과 안정을 추구하며 아편이나 진통제처럼 신앙인들의 의식을 둔화시키고 영적 맹목을 자아내서 불의한 현실세계로부터 눈길을 돌리게 하고 있었다. 저자는 이처럼 당시 증가하고 있는 영성과 관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에 주목하면서 그것이 세상으로부터의 도피나 개인의 안정, 혹은 자기 깨달음과 같은 사이비 영성으로 전락할 위험에 대하여 경고하였다. 또한 그같은 영성프로그램들을 향유하고 소비할 수 있는 중산층을 향한 영성의 상품화에 대하여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저자는 그같은 현실이 신비적인 것과 사회정치적인 것, 관상적인 것과 예언적인 것의 결합이 파괴된 데 기인한다고 진단한다.

저자는 신비적인 것과 사회정치적인 것, 관상적인 것과 예언적인 것의 결합에 대한 모델로 토마스 머튼이 보여 준 관상과 저항에 주목하고 있다. 머튼에게서 사회적 양심을 일깨우기 위한 중요한 선결조건은 독거였다. 참된 자기를 찾아가는 내적 투쟁(기도)과 정화의 여정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저항은 피상적이 되거나 광신으로 전락할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머튼에게 고독은 세상과 거리를 두지 않는 것이며, 참된 고독은 세계의 필요를 마음 깊이 인식하는 것이다.

당시 저자가 영국 교회의 상황을 보면서 느꼈던 것처럼 한국의 기성종교 역시 주류사회의 질서와 평화를 유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기성종교의 기도와 관상 역시 사회질서 속에서 순전히 사적인 관행으로 자리 잡혀 가고 있다. 저자는 이같은 상황에서 교회의 시급한 과제를 관상가의 비전과 정치적인 갈등 사이의 일치, 신비적인 것과 예언적인 것 사이의 일치, 그리고 내면세계와 외면 세계 사이의 일치라고 주장하고 있다.

시에나의 성녀 카타리나는 “기독교 관상의 비밀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봉사와 정의의 행동으로 고통을 겪는 세상을 향하게 한다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교회를 가르켜 흔히들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것은 교회는 지상에서 예수께서 보여주셨던 치유와 화해와 해방의 사역을 이어가는 부활의 공동체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많은 기독인들이 교회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여 ‘사람을 보지 말고 예수를 보라’고 말한다. 그러나 교회가 그리스도의 몸이라면 교회와 기독인들은 자신의 몸으로 예수를 증언하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하나님』은 한국교회의 만연한 종교주의적 편향과 다른 한편에 존재하는 행동주의적 편향을 넘어서 참된 기독교 영성과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한 소중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윤성이 | 편집인 : 김대욱 | 편집장 : 김태환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