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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한예종 총장 사퇴, 문화계 ‘좌파 적출’의 끝인가
[155호] 2009년 06월 01일 (월) 김은미 편집위원 @

한국예술종합학교(이하 ‘한예종’) 황지우 총장(이하 ‘황 총장’)이 지난 5월 19일 사퇴를 표명한 후 한예종을 둘러싼 ‘색깔론 공방’이 대학 사회에 확산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 지난 달 18일 황 총장의 부당한 기금 관리와 교원 복무관리 부실, 부적절한 학사 운영과 입시 관리 규정 미비 등을 적발했다. 그러나 황 총장은 사퇴 기자회견에서 “3월부터 5월 1일까지 진행된 문화부 감사는 총장 퇴진과 학교 구조개편을 겨냥한 전형적인 표적감사”라고 주장하며 문화부의 처사에 공박을 가했다.


황 총장의 사퇴를 두고 일각에서는 이명박 정권 출범 후 문화예술계 기관장을 중심으로 진행된 문화계 진보 인사 물갈이의 마지막 수순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 정부에서 임명한 진보 성향의 문화기관장들인 김정헌 전 한국문화예술위원장, 김윤수 전 국립현대미술관장의 퇴출과 이번 황 총장의 퇴출이 연장선상에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뉴라이트 계열의 문화미래포럼은 지난 해 9월 심포지엄을 통해 한예종을 문화예술분야의 좌파 엘리트 집단으로 규정하고, 실기 전문 위주의 예술인 양성이란 설립 취지에 벗어난 한예종의 조직 축소와 구조개혁을 요구했다. 한예종의 통섭 사업에 대한 이러한 요구에 대해서는 지난 3월 <독립신문> 등의 인터넷 매체에서 집중적으로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한예종에 대한 뉴라이트 계열의 요구가 문화부 감사의 지적사항으로 고스란히 되풀이됐다는 점에서 황 총장은 “이번 감사가 퇴진보다는 학교 뜯어고치기를 겨냥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이번 문화부의 감사가 단순히 ‘코드 인사’만이 아닌 한예종의 구조 개편을 겨냥한 수순이라는 의혹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문화부는 감사 결과 12건의 주의, 개선, 징계 처분을 요구하면서 이론과 관련된 학과를 폐지하고 실기교육을 강화하는 등 한예종 구조 전반에 대한 리모델링을 해당 국·실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황 총장은 지적된 감사문서 가운데 “예술-과학기술 융합교육인 U-AT(유비쿼터스-아트 테크놀로지) 통섭 교육과 이론과 관련된 학과의 축소·폐지, 서사 창작과 폐지 등 상당 부분이 대학 교육의 자율성과 교권에 대한 침해 소지가 있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가장 논란이 된 것은 학제 간 융합을 목표로 한 통섭 교육에 대한 문화부의 지적이다. 지난해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예술 실기 전문가 양성이란 학교의 취지와 어긋난다며 통섭 교육에 대해 중단 지시를 내렸다. 올해 문화부가 통섭교육 관련 예산을 전액 삭감하자 학교 측은 삭감된 예산을 기성회비에서 충당하며 관련 과정을 계속해서 개설 ·진행해왔다. 그러나 변희재(미디어워치 대표), 정진수(문화미래포럼 상임대표) 등의 문화계 보수 인사들은 통섭 교육이 예술과 무관한 좌파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실기 교육 위주의 설립취지를 어기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예종 측은 총장 사퇴에 대한 이의 신청 등을 통해 문화부 감사 결과에 적극 대응할 예정이다. 한예종 학생들은 5월 22일 비상대책위원회를 발족하고 “문화부의 감사 결과는 교권·교육권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한예종의 존립 자체를 위협하는 개편안을 기필코 막아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같은 날 한예종 교수협의회도 학습권과 교권을 침해하는 감사 결과에 반대하는 성명을 내고 이번 사태를 학교 비리로 간주한 채 보도하고 있는 언론에 대해 법적 대처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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