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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성 발견 · 망원경 확보 등 미래 향한 발판 마련
도약하는 한국 천문학
[154호] 2009년 05월 04일 (월) 최소라 편집위원 @

   
 
   
 

올해는 갈릴레오 갈릴레이(1564~1642)가 망원경으로 달의 표면과 태양 흑점, 목성의 4개 위성 등을 처음 관측한지 400년이 되는 해이자, 아폴로 11호와 닐 암스트롱에 의해 최초로 이루어진 인류 달 탐사 40주년이 되는 해이다. 이를 기념하여 유네스코와 국제천문연맹은 올해를 ‘세계 천문의 해’로 지정했다.
세계 천문의 해를 맞아 국제천문연맹은 다양한 행사들을 통해 천문학의 최근 성과를 점검하고 이를 연구자 및 대중과 공유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양한 사업의 기본골격은 ‘온 인류에 천문학을’이라는 프로젝트를 통해 확인된다. 이는 천문학이 전문분야(대학 및 관련 연구소), 공공분야(과학홍보, 언론, 아마추어 천문가 집단), 교육분야(학교, 과학교육과 관련된 공공 및 민간부문) 등의 제 분야에 걸쳐 고르게 발전되어야 함을 제안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인식을 토대로 ‘지구는 밤’, ‘별 찾기 국제 캠페인’, ‘하늘에는 얼마나 많은 별들이 있을까’ 등의 다양한 행사가 진행되고 있다.

문화, 교육 부문의 대중적 행사 외에 학술행사도 눈에 띈다.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세계 천문의 해 기념 학술대회가 개최되었다.


학술대회 첫 날인 28일에는 ‘예비우주인’ 고산 연구원을 초청해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대중 강연회를 가졌다. 고산 연구원은 ‘한국 우주인 훈련, 소유즈 우주선과 우주비행 소개’라는 제목으로 훈련 내용과 훈련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밝히며, 실제 우주비행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소개하였다. 이튿날인 29일에는 연세대학교 이명현 박사의 ‘우주의 탄생과 미래’, 마지막 날인 30일에는 한국천문연구원 최영준 박사의 ‘명왕성 퇴출사유’에 대한 대중강연이 진행되었다. 또한 학술대회 기간 중에 한국천문연구원 박석재 원장과 막스플랑크 연구소의 사미 솔란키 박사, 일본우주국 우주과학연구소 무네타카 우에노 박사의 초청강연이 이어졌다.


‘2009 세계 천문의 해’ 행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국인 최초로 혜성을 발견했다는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한국천문연구원은 지난 달 7일 영월곤충박물관 이대암 관장(아마추어 천문가)이 c/2009 F6 혜성을 발견, 이대암 관장의 성을 따 ‘Yi-Wan(이 스완)’으로 명명, 국제천문연맹으로부터 정식 등록됐다고 밝혔다.


이 관장은 3월 26일 SLR 디지털카메라와 90mm 망원경을 이용해 촬영한 두 장의 천체 사진을 살펴보던 중 1분각 정도 크기인 청록색 밝은 천체를 발견하고 국제천문연맹에 보고, 정식 등록되는 영광을 안았다. 학계에서는 이대암 관장의 혜성 발견이 한국 천문학의 위상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사실은 역설적이게도 아마추어 천문가에 의해 최초로 혜성이 발견될 만큼, 한국 천문학이 첨단 장비를 통한 지속적인 관측과 연구를 진행하지 못하였음을 드러내 보인다. 고구려 때 만들어져 조선 태조 때 복원된 천상열차분야지도(天象列次分野之圖)와 신라시대 첨성대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천문학의 역사는 유구하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천문학의 현실은 초라하기만 하다. 근대 천문학은 연구자 개인의 노력 외에 다양한 첨단 장비가 필요한데, 이 부분에서 크게 부족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천문학 장비 가운데서도 가장 필수적으로 갖춰져야 할 것은 물론 천체망원경이다. ‘세계 천문의 해’ 한국조직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장은 “우리나라가 갖춘 천체망원경은 세계 수준에 비하면 아직 초라한 정도”라며 “천문학에 대한 대중의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석재 위원장의 말에 따르면, 우리나라 천체 망원경 수준은 전 세계 50위권이다.  미국·스페인 등의 선진국은 지름 10m가 넘는 대형 망원경을 갖췄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망원경은 보현산에 있는 지름 1.8m의 망원경이 고작이다. 그나마 고무적인 사실은 우리나라가 올 2월 대마젤란 망원경(GMT) 건설과 사용에 대한 국제 공동 협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GMT가 완공되면 우리나라는 망원경 관측시간 중 10%를 독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이와 더불어 초장거리 전파간섭기술을 이용해 우주를 관측하는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사업도 한국 천문학의 수준을 한 단계 높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천문학 발전을 위해 장비의 확충보다 더욱 근본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는 천문학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한 단계 높은 망원경들을 확보해나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세계 천문의 해’가 지니는 의미는 결코 적지 않다. 모든 학문이 그렇듯, 천문학 또한 결국 대중의 관심으로부터 그 위상이 결정된다. ‘세계 천문의 해’를 맞이하여 진행되고 있는 다양한 행사가 단순히 흥미 위주의 일회적 행사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국 천문학의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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