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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적 작가 쏘로, 그가 남긴 도덕적 성장의 기록
헨리 데이비드 쏘로의 『Walden』
[154호] 2009년 05월 04일 (월) 성민송 단국대 영어영문학과 강사
   
 
  월든 호숫가에 있는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의 널빤지.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한번 내 식대로 살아보기 위해서였다. 즉 삶의 본질적인 문제에 직면하여 인생이 가르치고자 한 것을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해서였다.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에 이르렀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후회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 Henry David Thoreau  
 

 헨리 데이비드 쏘로의 『Walden』은 미국문학사에서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해온 이래로 미국주의를 완성시키는데 크게 일조한 작품이다. 다시 말해서 영국의 영향을 받은 낭만주의시대를 거치면서 순수한 미국의 낙관적 이상주의를 꿈꾼 최고의 작품이라고 평가할만한 것이다. 그가 작품 속에서 인용한 공자의 사상은 비단 서양문학작품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나 문학을 다독하는 평범한 독서가들에게도 이전에 그 어떤 작품들로부터 느껴보지 못한 색다른 작품성을 맛보게 할 것이다.

『Walden』은 쏘로가 1845년부터 1847년까지 2년 2개월 동안  깊은 숲속의 월든 호수 근처에 혼자서만 잠을 잘 수 있는 협소한 오두막을 짓고 자급자족하며 보낸 은둔생활을 일일히 기록한 작품이다. 또한 자신이 속한 미국인들의 억압된 역사적, 사회적 규범들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 작품 속에서 끊임없이 속삭이는 묵언들을 통해서 그가 전달하고자 하는 망각된 미국의 윤리적 호소가 여기에 숨겨져 있다. 무한한 가능성의 세계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데에는 오직 한 길만이 있는 것이 아니고 다양한 길이 있으므로 좁은 견해로서의 생활태도를 버리고 마음을 자유롭게 열어놓자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한번만 주변의 무한히 펼쳐진 신비로운 자연을 더듬어 둘러본다면 우리가 얼마나 하찮은 존재인가를 곧  알 수가 있다고 강조하였다. 미국인들이 되찾아야 하는 여러 훌륭한 덕목들 중에서 ‘겸손’을 자연의 위대함 속에서 배우고 체험하고자 했던 것이다.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정당성을 부여하는데 있어서 필수조건인 겸손은 순연한 인간화의 기본적 토대가 된다. 그것이 미국이 과거 종교적 탄압을 피해서 아름다운 나라, 미국으로 이주해온 중요한 배경이 되기도 한 것이다.

이 작품에서 ‘새벽녘의 정적’, ‘먼동의 터옴’ 등은 인간의 도덕적 해방감 또는 도덕적 능력에 대한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선이란 돋아나는 새싹 같은 것이고, 악이란 미덕의 씨앗을 돋아나지 못하게 하는 파괴적 요소이다. ‘선으로의 복귀’, ‘아침공기의 조용하고도 자애로운 숨결’, ‘덕의 사랑’, ‘인간의 본성’ 등의 어귀는 쏘로가 그의 작품에서 자주 사용하는 매우 유사한 개념들이다. 작가는 인간이 자연을 이용하거나 파괴하여 자신들만의 즐거움을 만들어내고 만족해왔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자신들이 자연의 한 구성원이라는 것을 간과한 채 흡사 자신들이 신의 입장에서 물적 속성만을 위해 위대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잊어버리고 버렸으며 자연의 부속품인 인간이 정신적 존엄성을 잊어버리고 그리고 더 나아 의도적으로 폐기시켜 버려왔던 것이다. 쏘로는 인간들의 피폐함을 치유하고 인간성의 가치를 되찾고자 『Walden』이라는 작품을 통해 실천적 글쓰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물거품처럼 사라져버린 영혼의 존엄성을 되찾기는 이미 늦어버린 것이 아닌가 하는 작가의 고심은 이 작품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치유의 자연’은 우리 인간의 정체성이 비뚤어지고 타락해 보이면 언제든 돌아오라고 손짓을 해준다. 와서 병을 고치고 가라는 듯이. 쏘로는 이 작품을 통해서 이 자연의 위대함을 있는 힘을 다해서 도시인들에게 목청껏 반복해서 알리고 싶어했다.

세상은 물질과 정신, 두 가지 존재의 영역을 가지고 있다. 쏘로가 찾고자 했던 영역은 바로 후자의 정신적인 영역이다. 쏘로는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제도적 규범과 사회적 코드는 모두 없애야 할 것이라고 여겼다. 진정한 인간의 자유로운 이상과 사상을 만들어주는 민주주의에 반하는 자본화된 물질문명은 어떻게든 지워버려야 한다는 것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당시 미국에서 청교도적 인생에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그리고 문학 및 문학 활동을 통해서 잃어버린 미국의 숭고함을 찾고자 노력한 작가들을 찾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렇기에 오늘날 우리가 쏘로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실천작가’라고 여기면 이해가 쉽지 않을까 한다.

그는 한때 개인의 자유와 의지를 탄압하고 억압하는 정부에 맞서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소한의 행위인 세금납부를 거부했다. 여러차례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버티던 그는 형무소까지 끌려가게 되었다. 쏘로의 월든에서의 생활은 길지 않았고 혼자만의 목가적인 삶이 자신이 찾고자 했던 미국적 삶이 아니라 도피적 삶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위협적인 문명 속으로 다시금 들어가 그가 깨닫고 바꾸고자 하는 선한 의지를 담고 있는 작품들을 통해서 부단히 오염된 인간성들을 정화내지는 복원하고자 노력했다.

『Walden』은 쏘로의 심리적 그리고 도덕적 성장의 영적 자서전이라고 볼 수 있다. 자연과 인생,‘나’와 미국인에 대한 실천적인 작가였던 쏘로의 사상의 정수를 그려낸, 그의 문학적 생애 중에서 가장 원숙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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