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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장 선출 방식 놓고 갈등 첨예화
직선제와 간선제를 두고 교수회와 이사회, ‘양보할 수 없다’
[136호] 2006년 10월 09일 (월) 권두현 편집위원 dgugs@dgugspress.com

본교 차기 총장 선출방식을 두고 법인은 간선제를 시행하기로 한 반면 교수회와 직원노조는 기존의 직선제를 고수해 갈등을 빚고 있다. 교수회는 9월 중 선거관리위원회를 구성해 정식 후보등록을 받은 뒤 교직원 1천300여명이 참여하는 선거를 치러 상위 2명을 총장 후보로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반면, 법인은 6월28일 총장후보추천위원회(이하 총추위) 규정을 신설한 뒤 8월31일 이사회에서 규정 일부를 수정해 교수ㆍ직원ㆍ동창ㆍ학생대표ㆍ불교계 인사 등 42명으로 총추위를 구성하고 이들이 3~5명의 총장후보를 이사회에 추천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교수회는 유례없는 공식 성명서 발표를 통해 교수회와 직원 노동조합에 의한 직선제 총장후보자 선출 방침을 다시 한 번 내세움과 동시에, 총장과 법인을 정면으로 비판한 본교 경주 캠퍼스 교수회장 이대원 교수의 정직 3개월 징계처분을 철회하라고 주장하였다.

직선제를 요구하는 교수회와 간선제를 고수하는 이사회

이번 사태의 쟁점은 교수회가 주장하는 직선제와 이사회가 주장하는 간선제의 충돌에 있다. 이와 같은 갈등은 비단 본교만의 특수한 문제는 아니다. 전국 각 대학별로 이와 유사한 갈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청주대학교의 경우에는 지난 2월 총장 선출 문제를 둘러싼 교수회와 이사회의 갈등이 깊어지자 교수회 측이 총장실 점거 농성을 벌이는 사태까지 빚어졌다.

청주대 교수회는 성명서를 통해 “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2월 학내 대표성도 없는 총추위를 급조해 김윤배 총장을 새 총장으로 임명했다”며 “이들이 보여준 총장임명과정은 비민주적이며 반도덕적이다”고 주장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청주대 교수회는 총장 선출이 완료된 뒤인 8월 28일에도 “민주적인 방법으로 총장선출을 다시 해야 한다”며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데 직선제와 간선제가 비단 양자택일의 문제만은 아니다. 제15대 총장 선출을 앞둔 홍익대학교의 경우에는 총장 선거와 간선제를 따로 실시하는 경우를 보여주고 있어 유사한 갈등으로 혼란을 겪고 있는 타 대학의 주목을 받고 있다.

홍익대는 8월 28일까지 총추위에 총장 추천을 마감하는 한편, 30일에는 교수협의회 주관으로 전임 교원이 참여하는 총장선거를 실시, 9월 중으로 총추위를 거치지 않은 총장 후보자 2명을 법인에 추천하였다. 홍익대는 지난 2003년 14대 총장 선출 때부터 교수협의회의 총장 선거를 통한 총장 후보자 추천과 함께 총추위를 통한 간선제 방식을 실시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총장직선제를 통해 추천된 총장 후보자가 더해져 이 가운데 법인이 신임 총장을 임명하는 것이다.

서울대학교의 경우 역시 참고점이 있다. 지난 3월 서울대는 총장 선출 방식을 간선제로 전환하기로 하면서 이와 같은 방침에 대한 교수들의 의견을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기도 하였다. 설문조사는 전임교원 이상 교수 1천 734명을 대상으로 실시되었는데, 그 결과 조사에 응한 980명 중 55%에 달하는 539명의 교수가 간선제로의 전환에 찬성하였다. 직선제를 유지할 경우 총장선거에 선관위의 관리를 받게 되어 대학 자율권이 침해당할 우려가 있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여론에도 불구하고 서울대 평의원회는 선거가 두 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직선제 선출 방식을 유지하는 것으로 최종 결론을 냈다. 하지만 이러한 결과와는 상관없이 구성원들에게 적절한 절차를 통해 동의를 구하고 차기 선거를 위한 기본 틀을 마련하는 과정이 있었다는 부분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선출방식이 아닌 서로간의 불신에 있다

문제는 선출방식에 따른 갈등에 있지 않다. 이는 표면의 문제일 뿐이고, 이보다 더욱 근본적인 문제가 이들 사이에 자리하고 있다. 그것은 바로 서로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다. 교수회 측은 그동안 이사회가 보인 행보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지니고 있었으며, 이로 인해 상대를 신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입장이다.
교수회 측은 당시는 물론 현재에도 법정 전입금조차 원활히 지원할 수 없을 만큼 열악한 재정 상태를 유발한 본교 이사회가 대학을 지원할 수 있는 기관이 되지 못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대학 재정의 부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교병원 및 신공학관 신축과 관련한 문제야말로 이와 같은 교수회 측의 주장을 증명하고 있는 사례이다.

현 총장시대의 이사회는 불교병원 개원 등과 관련하여 이미 8백여 억 원의 차입금을 의결하였고, 600여 억 원에 달하는 서울캠퍼스 신공학관·기숙사 건설계획을 리스 등으로 허가하는 등, 이들과 관련된 총 부채가 1,500여 억 원에 이르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비단 교수회만이 아닌 구성원 모두가 염려할 수밖에 없는 부채 수준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문제를 명백하게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침묵으로만 일관한 교수회의 처사에도 문제가 있다. 총장 선출방식 문제와 비교해볼 때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위협적인 학내의 여러 문제에 대해 그동안은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다가, 총장 선출방식과 관련해 입장이 엇갈리자마자 발 빠르게 상대방의 약점을 공략하는 교수회의 태도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이번 공식 성명서가 교수회 측에서 최초로 발표한 성명서라는 사실은 이번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지금까지 교수회가 이사회의 문제에 대해 직접적인 압박을 단 한 차례도 가하지 못했음을 반증하는 사례이기도 한 것이다.

교수회 측의 성명서에 맞서 이사회 측에서도 9월 14일자로 성명서를 발표하여 임의기구인 교수회가 법정기구인 이사회의 행정 절차를 방해하는 것은 명백한 학내 질서 유린 행위라며 반발하였다. 뿐만 아니라 이사회 측의 한 관계자는 각 대학이 무한 경쟁 시대에 돌입한 상황에서 바람직한 총장상에 대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한 생산적인 논의가 아닌 직선제와 간선제를 둘러싼 갈등 구조만을 부각시키고 있는 교수회의 여론몰이 식 태도에도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그런데 이사회는 교수회의 일방적인 요구 또한 문제이지만 그들의 요구가 은폐하고 있는 정치성에 대한 우려가 더욱 근본적인 문제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교수회 측이 요구하는 대로 직선제가 실시됐을 경우, 과거 직선제 총장 선출 시기를 통해 명백히 드러난 바 있듯이 교수 간의 개인적 친분 관계를 기초로 한 인사가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교수회 측이 밝힌 간선제의 폐해와는 전혀 다른 직선제가 실시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폐해였다.

결국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양 측은 상대방이 요구하는 제도의 장점을 따라 합의점을 찾아가고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제도의 단점만을 지적하며 합의점으로부터 멀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교수회 측은 이사회 측과의 합의를 생략한 채 9월 28일 차기 총장 후보자 선출 선거를 일방적으로 실시하였다.

갈등을 위한 갈등은 원하지 않는다

교수회에 따르면 이사회 측과 단 한 번의 공식 접촉을 가지고 대화를 시도했을 뿐, 그 이후로는 이사회가 더 이상 약속된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고 있지 않다며 대화의 의지 자체가 없음을 꼬집었다. 하지만 이사회 측은 공식적으로도 2회에 걸친 협상이 있었고, 그 밖의 비공식적 협상도 수차례 진행된 바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어 혼란스럽기는 하지만, 문제는 협상의 횟수에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협상이 거듭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측이 서로의 입장 차이를 확인하는 것 외에 별다른 소득을 거두고 있지 못한 것이 보다 근본적인 문제이다.

학교 구성원들 모두는 교수회와 이사회의 총장 선출방식을 둘러싼 갈등이 세력 싸움을 통해 승패를 가리는 게임이 되는 것도, 적당한 타협으로 얼버무리는 것도 원치 않는다. 학교 측과 재단 측이 공정한 대화 창구를 마련함으로써 총장선출 문제뿐만이 아니라 그동안 축적된 서로간의 불신을 해소해나가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공정한 대화 창구의 마련을 통한 정보의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는 한 여론의 압박을 받아야 할 쪽은 교수회와 이사회, 양쪽 모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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