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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LASSIC] 여러 가지 읽기를 잉태한 고전 비극
셰익스피어의 <햄릿(Hamlet)>
[150호] 2008년 09월 01일 (월) 여석기 000

여 석 기 (고려대학교 명예교수)

새삼스레 소개할 필요가 없는 명작 희곡이다. 여기서는 이 작품에 접근하는 여러 가지 경로를 간추려 이해를 돕고자 한다. 먼저 간결하게 이해하는 경우. 그것은 복수극이다. 비명에 간 어버이의 원수를 갚는 아들의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는 것이다. 셰익스피어도 거기서 작품을 구상했고 복수비극은 당시에 유행한 장르였다. 죽은 왕의 유령이 오밤중에 나타나 아들 왕자에게 복수를 부탁하고 진상을 알게 된 왕자가 왕관을 가로챈 숙부의 목숨을 노리는 것이다.
그러나 이토록 단순한 시작에서 복잡하기 그지없는 작품이 탄생한다. 드라마에서 성격형성은 으뜸가는 요소인데 햄릿은 백의 얼굴, 천의 마음을 가진 인물로 ‘신비화’되고 있다. 어느 한 면만 보고 그를 해석하면 그 잣대만으로는 재기 어려운 부분들이 튕겨 나온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이 작품을 읽지 않은 많은 ‘잠재적’ 독자/관객 까지 합쳐서) 갖고 있는 햄릿의 이미지는 고귀하고 사색적이고 행동적이 못 되는 명상에 빠진 사나이일 것이다.(이는 19세기 영국 낭만파 문인이 심겨준 하나의 고정 관념이다.)
그러나 그는 고귀하면서 동시에 일탈하는 일이 많고, 사색하면서 격정에 사로잡히는 경우가 허다하고, 행동에 둔한 동시에 잔혹하리만큼 저돌적으로 인간과 사물을 대한다. 그의 내면세계는 지적이고 시변에 능한 동시에 걷잡을 수 없는 자기혐오와 인간적 회의에 휩싸이기도 한다. 작가는 그런 한 인간의 복잡한 내면과 외면(극행동)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균형 잡으면서 이 긴 극을 끝까지 이끌고 나가는 것이다. 어느 학자는 이런 햄릿 상을 두고서 ‘인간(휴먼)’이라고 했다. 그러기 때문에 시대마다 거기 걸맞은 햄릿 상을 그려본다. 19세기 영국이 낭만적인 주인공에 공들였는데 반해 20세기 특히 그 후반의 햄릿은 실존주의적 뉘앙스를 짙게 풍긴다. 아니면 정치적이거나 반체제적 안티-히어로로서 받아들여진다. 각 시대는, 심지어 각 나라는 그들만의 햄릿을 간직하려 드는 것이다.
셰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은 궁극에 가서 내면의 성장을 이룩하는데 이 극도 예외가 아니다. 마지막 5막에 가서 유배를 당해 영국으로 가는 도중 극적으로 탈출한 햄릿은 묘지장면에서 죽음과의 화해를 한다. 다시 말해서 ‘산다는 것’이 얼마나 고뇌에 찬 것인가 하는 진정한 연유를 살펴보는 계기를 얻는다. 그렇게 해서 그는 주검이 기다리는 검투의 장소로 가는 것이다.나는 작품 <햄릿> 대신 주인공 햄릿의 이야기로 주어진 지면을 채웠다. 아니 그 유명한 그의 독백들에 대해서도 언급하지 못했다. 그리고 그의 비중이 아무리 크더라도 이 극에는 다른 이야기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다. 그것이 모두 주인공과 관련되는 있다는 것도 이 극의 특색이 아닐까 한다. 어머니와의 관계, 사랑하는 여성과의 관계, 여러 쌍의 아버지와 아들과의 관계, 친구의 우정과 배반, 이 모두가 햄릿과 관련되어 있다.

   
 
   
 
(첨언. 이 모든 것과 여기 언급되지 않은 여러 가지 화제를 알고자 하는, 특히 <햄릿> 다시 읽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필자가 최근에 쓴 책 <나의 ‘햄릿’ 강의>가 얼마간 도움이 될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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