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인권이라는 개념은 그 단순한 외양과 달리 복잡한 역사적, 이론적, 정치적 맥락을 지니고 있다. 인권 개념을 둘러싼 가장 큰 논쟁은 그것이 계급 적대와 현실적인 빈부 격차를 사상한 채 사실상 부르주아 이데올로기를 대변하느냐 아니냐에 대한 것이다. 그런데 중요한 점은 인권이라는 개념이 본래 보수적이냐 아니냐를 따지는 데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그보다 실천적 문제는 인권의 깃발을 든 세력이 어떤 식으로 활동하면서 어떤 주장을 하는 가이다. 전 세계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인권 관련 단체는 부지기수다. 세계 인권 선언을 발표한 지가 이미 수십 년 전에 이르는 UN도 일종의 인권 단체라고 할 수 있고, 국내에서는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에 오르내리는 국가인권위원회 역시 대표적인 인권 단체이다.

그 외에 양심수 사면 운동으로 유명한 엠네스티 또한 국제적으로 명성이 있는 단체로서, 한국에도 지부가 설치되어 있다. 국내에서는 인권 운동 사랑방이라는 단체명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주로 자원 봉사 활동가들로 이루어진 점도 특색이다. 그밖에 한국인권재단, 인권실천시민연대 등도 활발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일반인권시민단체로는 다산인권센터, 고난받는이들과함께,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노동인권회관 등이 있다. 이중에서 독자들은 민가협이라는 이름에 친숙할 것이다. 주로 민주화 운동의 과정에서 희생된 유가족의 가족들로 구성된 단체인데, 매주 집회를 하기도 한다.

 이어서 장애 운동 단체를 알아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활발하게 활동하는 장애 운동 단체의 연합체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있다. 68혁명의 연장선상에서 장애 운동에 참여하고 싶거나, 알고 싶은 사람은 이곳으로 일단 연락을 하면 될 것이다. 그리고 전투적인 실천으로 종종 뉴스에 등장하는 장애인 이동권 쟁취를 위한 연대 회의가 있다.

이밖에도 장애 관련 단체는 많은데, 노들장애인 야간학교, 민중복지연대, 장애인편의시설촉진시민연대,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등이 있다. 물론 이들 단체는 단순히 장애인에 대한 시혜적 봉사가 아니라 장애인의 인권을 향상시키는 사회 운동을 추구하는 단체로 보아야만 한다.

한편 이주 노동자 인권 관련 단체 역시 최근 증가 추세이다. 대표적으로는 이주노동조합이라는 단체가 있다. 이 단체의 특징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자발적으로 건설한 노동조합에 기초했다는 점이다. 한국이주노동인권센터는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단체이고, 외국인 노동자 인권을 위한 모임, 외국인 노동자 대책 협의회 등 많은 단체들이 있다. 특히 이주 노동자 관련 단체는 선교회가 중심이 된 경우가 많다. 그리고 ‘○○집’이나 ‘○○상담소’ 등의 이름을 가지고 활동하는 단체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