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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공 너머에서 꿈틀대는 1950년대 문화의 흔적들
문화학술원 주최 식민지-제국의 해체와 ‘전후’ 동아시아 문화 질서의 재편
[147호] 2008년 03월 03일 (월) 권두현 편집위원 jaime0323@hanmail.net

   
1956년 10월 29일 서울 반도호텔에서 국내 최초로 열린 패션쇼.
   
지난 2월 15일과 16일 양일간 충무로에 위치한 본교 영상센터에서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이 주최하는 국제학술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국제학술회의는 ‘식민지-제국의 해체와 ‘전후’ 동아시아 문화 질서의 재편’을 주제로 진행되었다. 주제에서 강조되고 있는 “전후”는 최근 식민지 후반기와 해방기에 집중되고 있는 학계의 관심을 반영함과 동시에, 이를 이후시기에 대한 연구로까지 연결시키려는 시도로서 읽힌다.

먼저 첫째 날에는 ‘일본제국에서 미국제국으로’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다양한 연구자들이 모여 도전적인 발표와 열띤 토론을 보여주었다. 국제학술회의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한국의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타이완 중흥대학교 및 일본 와세다대학교의 연구자들이 참가함으로써, 첫째 날의 발표와 토론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재편된 동아시아의 문화 지형도를 폭넓게 그려냈다.

전후라는 시공간에 대한 기존의 언술이 정치 쪽에 집중되어 있었던 데 비해, 정치로 환원시키고 나면 봉인되어버릴 수 있는 다양한 문화적 움직임들을 포착해냈다는 점에서 각국 연구자들의 미시적 관심은 주목을 요했다. 그리고 그 문화적 움직임이 남긴 흔적 속에 동아시아적 연대의 가능성이 모색되고 있었다는 점 또한 흥미로운 대목이었다.

둘째 날에는 ‘1950년대 한국문화와 시민성’이라는 소주제를 가지고 발표와 토론이 이어졌다. 이 날 발표와 토론은 그간 ‘4·19 혁명’을 기점으로 하여 언급되었던 시민 담론이 1950년대에 이미 충분한 예비기를 거치고 있었고, 그것이 소설을 비롯하여 연극 및 대중예술 등 특히 문화 영역을 중심으로 하여 그 흔적을 드러내고 있었다는 점에 논의가 집중되었다. 이 날 발표 및 토론은 그간 반공 이데올로기 및 가부장적 정치체제 등 경색된 국면으로만 인식되어 온 1950년대에 문화적 활황이 존재했다는 사실을 부각시킴으로써 반공주의의 그늘에 가려진 당시 사회의 역동성을 복원해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권두현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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