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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 The ORIGINAL]존 피터슨의 발칙한 상상
[146호] 2007년 12월 03일 (월) 박수령 편집위원 sealover_80@daum.net

John Durham Peters의 『Speaking into the air - A history of the Idea of Communication』,The university of Chicago press. Chicago and London(1999).


인간은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심지어 누군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 행동마저 상황에 따라서는 자신과 관계하는 타자들에게 특정한 메시지를 주는 경우도 있다. “We cannot not communicate, because we cannot not behave(우리는 커뮤니케이션 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하면 우리는 행동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라고 얘기했던 한 학자의 주장도 이와 같은 이유에서 기인한 것이다. 그러므로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고민과 연구를 단순히 인간 사이에서의 ‘소통행위’만으로 국한시킬 것이 아니라, 정치․사회․문화를 조망함에 있어서 결코 간과할 수 없는 기본단위가 되는 것도 같은 이치이다.
그렇다면 커뮤니케이션은 무엇이며, 과연 이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는가. 단순히 ‘의사소통 행위’만으로 단정 짓기에는 뭔가 미흡한 구석이 있다. 좀 더 수사학적인 표현으로 ‘송신자가 채널을 통해 메시지를 수신자에게 보내는 행위’라고 덧붙인다면 그럴듯한가. 이 역시 정보의 전달이라는 커뮤니케이션의 한 단적인 특징만을 설명할 뿐 전부를 말해주진 못한다. 게다가 커뮤니케이션의 수단과 방법이라는 질문은 또 어떠한가.
과학기술이 발전하여 방송과 통신의 매체가 빠르게 융합하기 시작하는 컨버전스 시대에서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담론을 거론한다는 것은 어쩌면 그 자체가 요원한 것으로 치닫고 있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한 측면에서 커뮤니케이션의 ‘본질’에 대해 『Speaking into the air』라는 다소 특이한 제목의 책을 저술한 John Durham Peters의 주장은 이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국내에는 아직까지 번역본이 출간되지 못한 이 책에는 ‘기존의’ 커뮤니케이션관에 대한 ‘의문’으로 글을 저술한 존 피터스의 고민과 철학이 잘 드러나 있다. 즉, 지금까지 우리에게 당연히 되어오던 커뮤니케이션관은 분명한 오류를 가지고 있으므로, 이를 역사적으로 재고찰하여 보다 실질적이고 합리적인 커뮤니케이션의 개념을 새롭게 제시해 보려고 하는 것이 저자 존 피터스의 목적이다.
그러므로 피터스는 자신의 글이 20세기의 문화와 사상이 반영된 커뮤니케이션 문제의 다양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이 우리에게 ‘그러한’ 문제들로 비쳐지게 되었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또한 라스웰(Lasswell)과 리프만(Walter Lippmann), 하이데거(Martine Heidegger)와 듀이(John Dewey), 그리고 카프카(Franz Kafka)가 말한 각각의 커뮤니케이션과 사상에 대해 언급하며, 이들이 사회전반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것과 그 논조의 중함에 대해서는 인정하나, 오히려 연구자들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본 그러한 관점들이 결국 커뮤니케이션을 포함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과 사고를 묶어버리고 규정하게 되는 단점을 낳았다고 역설한다.
이 가운데 실존주의 철학의 하이데거는 장소와 공간의 불일치를 ‘현존재’라는 개념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그가 말하는 현존재란 “세계 내적 존재”로 물리적 위치가 아니면서 바로 ‘거기에 있는’ 존재를 말한다. 즉 자신이 관계 맺고 있는 공간에 의해 구성되는 존재로, 유체의 위치와 관계없이 형성되는 현존의 상태를 말한다. 그리고 이 현존재는 ‘소통(communication)’을 통해서 실현된다. 멀리 떨어져 있지만 내가 그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면 그 사람은 지금 이곳에 존재하는 것이며, 반대로 나와 그 사람이 같은 자리에 함께 있다고 하더라도 소통하고 있지 않다면 둘은 서로에게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설명하는 저자는 나와 직접적 관계를 맺는 것이 존재가치가 높다는 점과 “관계”의 중요성을 말하는 하이데거의 논조에 수긍하는 동시에, 오히려 커뮤니케이션은 매우 다양하고 사람에 따라 다양한 시각을 가질 수 있지만, 결국 기존 커뮤니케이션 학문을 만들었던 사람들이 “사고를 정형화시켰다”는 개탄을 이어가는 흥미로운 전개 구성을 보여준다.
저자의 독특한 커뮤니케이션관과 철학은 이뿐만이 아니다. 이어지는 실천적인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개념정리와 이를 위한 수단과 매체에 대한 설명에서도 저자의 발칙하고 기발한 커뮤니케이션관은 거듭되고 있다. 피터스는 소크라테스와 제자사이에서 벌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은 ‘다이얼로그’로서 그것은 일대일의 상호 교환적 관계에서 생생하게 이루어지는 것이고, 복음서에 나타나는 예수의 연설은 다수를 향해 설파하는 ‘씨를 뿌리는 행위(dissemination)라고 정의. 이 둘을 비교분석하였다. 이를 살펴보는 것은 ‘기존의 틀’의 부수는 저자만의 방식과 스타일을 확인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그가 본 소크라테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인 ‘다이얼로그’는 영혼으로써 육체로써 하나를 이루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커뮤니케이션이란 오감(즉, 최대한의 수단)을 모두 사용하는 소통의 방식인 ‘섹스’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제자에게 전해주는 방식’을 원했던 당시의 철학자들 사이에서 동성애가 공공연하게 있어 왔던 이유도 이와 같은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봐야할 것이다.
어쨌든, 커뮤니케이션이라는 ‘다이얼로그’는 직접성을 담보하며 의도를 정확하게 전달함에 비해, 예수가 택한 one-way 방식인 ‘씨뿌리기-설파(dissemination)’는 ‘아가페’라는 이름의 사랑을 위한 수단인 동시에 비유를 통한 확산적 말하기 방식이었다고 정의한다. 결국, 피드백을 통한 질의 응답이 가능한 ‘다이얼로그’에 한 표를 주는 듯하던 저자의 입장은 “상호작용이 다 좋은 것이 아니라 폭력적일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어느 하나의 미디어가 우월하다고 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정리한다. 이렇듯 저자는 또 한번, 최초 경고했던 ‘정형화’의 위험성에 대해 연이어 강조한 셈이다.
학문적인 깊이를 인정받으면서도 독특한 저자의 사상과 논리적 구성이 결코 단순한 ‘허황됨’으로 치부되지 못하는 것은 그를 뒷받침하는 충분한 개연성과 본질을 꿰뚫은 합리성이 일목요연하게 간직되고 있음이다. 저자에 따르면 확실치는 않지만 아무튼, 커뮤니케이션을 그리고 매체를 ‘나의 시선’에서 비판적으로 봐야 할 필요는 분명한 것 같다.
그렇다면 이 책을 통한 저자의 주장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뭔가? 다시 커뮤니케이션, 그것의 흐릿한 경계(blurred bound)가 전부일까, 아니면 저자가 다시금 독자들에게 요구하게 되는 성숙된 고민의 재현실화인가. 이는 피터스를 읽은 독자에게 -그리고 필자에게- 맡길 일이다. 그가 규정하고 싶은 말하기(speaking)에 대한 정의가 ‘적막을 깨는 말의 중함에 대해서 논하고자하는 자신의 하소연(Speaking into the air)’인지, 아니면 결국 그것은 이도저도 아니니 ‘허공에 대고 지껄여대는 공허함(Speaking into the air)’인지.

제방훈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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