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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 충족한 대학, 모두 인가받아야
[0호] 2007년 11월 05일 (월) 정용상 법학과 교수

로스쿨제도는 고려 광종 이후 약 천 년간 유지되어 왔던 과거제도에 대체되는 새로운 전문인력양성시스템이다. 사실상 로스쿨제도는 현재의 법학교육의 형해화와 경쟁력 없는 법조인선발방식을 개선하고, 시험이 아닌 교육을 통한 법조인을 양성하는 방식이다.
원래 로스쿨은 총입학정원에 관한 논의가 중요한 전제가 될 수 없는 ‘자율과 경쟁의 원리’에 의해 운영되는 제도이다. 총정원 통제를 비롯한 각종의 겹겹의 통제에 의한 로스쿨은 더 이상 로스쿨이 아니다. 만약 제도의 갑작스런 변경으로 인한 법률시장의 충격을 완화하기 위하여 로스쿨 총정원을 통제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통제에 그쳐야 하며, 무엇보다도 수요자인 국민의 입장에서 총정원을 결정해야 한다.

교육부장관은 10월 17일 국정감사 보고에서, 법조의 주장만 수렴한 로스쿨 총정원을 개원 시 1,500명으로 시작하여 매년 100명씩 5년간 늘여 2,000명을 정원으로 하는 안을 보고하였으나 거부당했다. 10월 26일 국회 교육위에 총정원 2,000명으로 개원하는 안을 재보고 하였으나, 산출근거와 수급계획 등을 제시하지 않아, 10월 29일 교육부차관은 국회교육위원장과 여야간사에게 그 근거를 보완하여 협의하였고, 11월 2일 교육위 전체회의에서 형식적인 보고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0월 30일 교육부는 확정된 인가심사기준을 발표하면서, 전국을 5개 권역으로 나누어 권역별 로스쿨인원을 할당하겠다고 한다. 여러 정황상 총정원 2,000명으로 로스쿨은 일단 개원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총정원 결정도 인가기준결정도 전혀 사실과 다른 논거를 제시하면서 자신들의 주장을 강요하는 후안무치함을 나타냈다.

로스쿨개원을 추진하는 전 과정에서 법조인배출을 늘리는 것을 막기 위하여 너무 과도한 통제를 하다 보니 많은 문제점이 노정되고 있다. 첫째, 로스쿨제도도입의 목적과 취지에 반하는 무리한 총정원 통제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다. 최소한의 법률서비스향상과 국제경쟁력배양을 담보할 수 있는 총정원의 최저치가 3,200명임은 다양한 과학적․통계학적 논거로 증명된 바 있다. 둘째, 로스쿨인가심사기준이 너무 높아 미국 로스쿨의 6,6%, 일본 로스쿨의 30%정도만 통과 될 정도이다.

현재 우리나라 대국민법조인비율을 보면 OECD 30개국 중 최하위이고, 매년 3,000명씩 20년간 법조인을 배출해도 OECD국가의 중하위권에 진입하는 데 그친다. 우리의 대국민 법조인비율은 선진국에 비해 거의 1/10에 불과하다. 현재 법조인 적정인원의 1/10이 법률시장을 감당하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 234개 기초자치단체 중 단 한 명의 변호사도 없는 곳이 122개 시·구·군(52%)이며, 단 한 명의 변호사만 있는 19개를 포함하여 변호사가 1-5명인 시·구·군이 46곳(19.65%)이다.

로스쿨 총정원 2,000명은 로스쿨로서의 다양화, 특성화, 전문화교육프로그램의 운영이 불가능한 수치이며, 경쟁력 있는 전문법률가를 양성하기 위한 최저기반구축이 불가능한 수치이다. 전혀 합리적 산출근거도 사회적 합의정신도 담겨 있지 않은 오로지 법조특권계급의 이익만을 위한 숫자일 뿐이다. 그런 식으로는 사법연수원의 독점에서 극소수대학의 독과점체제로의 변화일 뿐이므로 근원적인 사법비리의 개혁은 불가능하게 된다.

로스쿨을 준비하는 대학의 교육여건을 확인해 보지도 않고, 인가신청서접수전에 총정원을 정한다는 것 그 자체가 넌센스이며, 현재의 법조인배출인원을 기준으로 총정원을 산출한다는 것은 더 더욱 반개혁적 발상이며, 법조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는 차원에서 총정원을 통제한다는 것은 사회적 위화감을 더욱 조장하는 것으로서, 오히려 로스쿨제도도입을 하지 않은 것 만 못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인가기준을 충족한 대학은 모두 로스쿨이 설치되어, 특성화․전문화․다양화된 양질의 교육과정을 거쳐, 국민에게 다가가는 법률서비스를 하고, 국제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법률가를 양성하는 로스쿨의 본지에 걸맞는 제대로 된 로스쿨이 개원되어야 한다.

 

   
 

 

 

정 용 상

- 본교 법학과 교수

- 로스쿨비상대책위원회 상임집행위원장

- 한국법학교수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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