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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명대의 환관과 그 행태
홍성민 (사학과 석사과정)
[145호] 2007년 11월 05일 (월) 임세화 편집위원 farewell_i@hanmail.net

중국 명대의 환관과 그 행태

  2007년 11월 현재, TV에서 조선시대 환관을 주제로 한 『왕과 나』라는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여기서는 환관 김처선을 중심으로 하여 세조에서 연산군 시대의 모습을 다루고 있는데 드라마 속에서 환관이 전횡하는 장면이 종종 등장하지만 실제 역사에서 김처선은 연산군에게 직언을 하다가 노여움을 사서 죽임을 당하였듯이, 조선시대 환관의 권력은 그리 강력하지 못하였다. 여기에 견준다면 중국의 환관은 황제를 옹립하거나 폐위시킬 정도의 강력한 권한을 갖고 있었다.
  중국사에서 환관의 권세가 강하였던 때는 한대(漢代), 당대(唐代), 명대(明代)이다. 본 윤독회에서 명대를 주목하게 된 이유는 황종희가 『명이대방록(明夷待訪錄)』에서 명대 환관에 대해 “한대, 당대, 송대에는 조정에 간여한 환관은 있었지만 환관을 받드는 조정은 없었다”고 하였듯이 그들의 화가 혹독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대를 ‘환관’이란 존재를 통해 살펴보는 것은 당시 환관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당시의 정치·경제·사회의 모습도 살펴볼 수 있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원 선배들과 상의하여 여름방학 때부터 명대 환관사료를 읽는 윤독회를 만들게 되었다. 그 뒤 각자 순서를 정해 매주 목요일 오전에 모여서 『명사(明史)』를 중심으로 환관과 관련된 기록을 번역하고 주석을 달아서 발표하며 동시에 토의도 함께 진행해왔다.
  그렇다면 명대 환관에 대해 국내외에서는 어느 정도까지 연구가 진행되어왔을까? 일단 명대 환관에 대한 한·중·일의 연구 상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중국에는 명대 대선단을 이끌고 아프리카까지 항해를 한 환관 정화를 연구하는 『鄭和硏究』라는 학술지를 비롯하여 환관과 관련된 연구성과물이 한우충동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한편 일본에는 1963년에 미타무라 다이스케(三田村 泰助)가 『宦官 - 側近政治の構造』(1992년 나루 출판사)란 책을 출판한 뒤 훌륭한 연구물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와 관련하여 수편의 논문과 일본의 연구서적을 번역한 책이나 비전공자가 쓴 교양서적 몇 권이 있는 정도에 불과하다. 앞으로 한국에서도 관련 연구자들이 분발하여 이에 대한 연구 성과들이 많이 나와야 할 것이다.
한편 윤독회를 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모든 자료가 한문으로 되어있다는 점이다. 그나마 기본사료로 삼고 있는 『명사』와 같은 경우 중화서국에서 표점과 교감을 하여 출판하였기 때문에 번역하는데 수월한 면이 있다. 하지만 『명실록(明實錄)』은 표점·교감은 커녕 문맥을 구분하는 방점조차 없기 때문에 해독하기 쉽지 않았다. 이 윤독회를 지도해 주시는 서인범 선생님께서는 정확하고도 잘 들어맞는 번역을 강조하며, 세심하게 지도해주셨다. 이를 통해 윤독회 회원들은 한 글자, 한 구절을 번역하는데도 충분한 고민을 통해 번역해나갔고, 이러한 방법은 우리들이 공부하는데 많은 도움을 주었다. 만일 해석이 막힐 경우 하나의 난점은 다른 난점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번역의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윤독회에 참가하는 사람들도 전공하는 시대가 각기 다르고 전공분야도 음악사, 도시사, 불교사로 다양해서 사료에 나타나는 명대만의 특수한 용어나 제도를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따랐다. 그렇지만 자신의 전공분야와 관계된 부분은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을 해주는 등 각자의 부족한 점은 서로 도와가면서 강독을 해나가고 있다. 어찌 보면 각자의 전공과 무관해 보이는 강독일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도움을 받으면서 배워나가는 부분은 각각의 연구 분야에 도움을 줄 것이라 믿는다.
  그렇지만 중국 명대사를 공부하는데 있어서 선학들보다 수월한 면도 있다. 곧 『사고전서』가 전자 자료화되기 때문에, 이를 컴퓨터에 설치하면 중요한 낱말들을 검색할 수 있다. 게다가 본교 전자도서관에서 지원하는 『명청실록』을 이용하면 방대한 『명실록』의 기록 속에서 필요한 기록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전자 자료화된 자료는 한 판본을 기준으로 작성하였기 때문에 반드시 판본대조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명청실록』를 이용할 경우 오자는 물론 구절 자체가 빠진 부분도 많이 발견되었기 때문에 꼭 원본과 다른 판본을 비교·대조하면서 작업을 해나가야 한다.
  명대 환관의 실상이 과연 어땠을지 궁금해 하실 분을 위해, 윤독회를 하면서 읽었던 사료 가운데 흥미로운 기사를 하나 들어보고자 한다. 명 중기의 황제인 무종 정덕제(正德帝)의 총애를 등에 업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유근이라는 환관이 있었다. 관료들은 유근에게 뇌물을 주어서 아첨하며 유근의 눈밖에 나지 않게 노력하였다. 이 때 초방이라는 인물은 유근과 친하여 여러 인물들을 추천하였다. 그러나 자신이 추천한 인물과 초방 사이에 점차 이견이 생기고 틈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그러자 평소 초방에게 아첨하던 단경이란 인물은 결국 장채에게 옮겨가게 된다. 단경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유근에게 초방이 저지른 부정을 모두 발설하여, 초방은 결국 관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이처럼 비록 한문강독은 어렵지만 읽다보면 간간이 위와 같은 흥미로운 기사를 접하기도 한다. 이 외에도 관련 사료들을 하나씩 읽으면서 당시의 생생한 모습들을 점차 확인할 수 있었다. 윤독회는 이러한 사료들을 읽어나가면서 명대 환관의 권세와 그 실상에 대해 살펴나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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