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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2 : 오늘의 불교계가 향하는 곳은?
신혁진 (불교포커스 기자)
[145호] 2007년 11월 05일 (월) 임세화 편집위원 farewell_i@hanmail.net

 

  오늘의 불교계가 향하는 곳은?

  불교계 내부로부터의 자성을 촉구한다

  한국불교는 그야말로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동국대 신정아 전 교수 학력위조사건으로 불거진 파문은 한국사회를 ‘허위학력 폭로’와 ‘자백’의 광풍으로 몰아가더니, 변양균 전 청와대 정책실장의 등장으로 정치스캔들로 변화했다. 결국에는 불교계의 문제로까지 확대되었다. 이와는 별개의 사건이기는 하나 조계종 교구본사인 공주 마곡사는 현직 주지가 횡령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기도 했다.
불교의 위상은 땅에 떨어졌고 회복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조계종은 수차례의 대국민 사과와 더불어 봉암사 결사 60주년 기념법회를 통해 자정을 결의하기도 했으나 ‘검찰의 무리한 끼워 맞추기식 수사’ ‘대선 정국을 앞둔 특정 정당의 작전’ ‘일부 언론의 왜곡보도로 인한 오해’ 등 사태의 원인을 밖에서 찾으려는 모습을 감추지 않았다.

  불교계와 이사회 속의 파벌싸움
  지난 5월 22일 동국대 재단이사회는 장윤스님을 이사직에서 해임했다. 장윤스님은 지난 2월 15일 이사회에서 신정아 전 교수의 학위가 가짜라고 주장해왔던 스님이다. 당시 이사회는 장윤스님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사의 의혹제기에 대한 검증도 늦어졌다. 좀 더 신속하게 진상을 파악하고 사태 수습에 나섰다면 지금과 같은 홍역은 겪지 않아도 됐을지도 모른다. 장윤스님의 의혹제기는 이사회 주류스님들에게는 ‘정치적 공세’로만 받아들여졌을 것이다. 현 조계종 총무원의 주류인 장윤스님은 동국대 이사회에서는 비주류였기 때문이다.
  스님들 간에 주류가 어디 있고 비주류가 어디 있겠는가마는 안타깝게도(?) 세력은 현실적으로 존재한다. 스승의 법맥을 잇는 문중과 파벌, 조계종 내부의 종책모임 등 얽히고설킨 이해관계 속에서 현재의 조계종은 존재한다. 이번 사태 와중에는 “어느 스님은 OO회이고 누구는 △△회인데 △△회는 지난 총무원장 선거에서 총무원장을 당선시켜 여당이 되었고, OO회는 선거에서는 패배했지만 동국대를 잡고 있는 야당이다”라는 말이 일반 언론에 공공연하게 보도됐다.
  동국대 이사회에도 그 파벌은 엄연히 존재한다. 동국대 재단 이사회는 정관상 13인의 이사로 구성된다. 학교법인 동국대학교 정관 24조는 전체 이사 중 9인을 승려로 임명해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00여 년 전 동국대를 설립하면서 기여한 정도에 따라 큰 사찰이 이사자리를 나누는 관행을 계속해왔다. ‘통도사 지분’이니 ‘직지사 지분’이니 하는 것들이 그것이다. 그러나 그렇게 이사직에 오른 스님들이 이사출연금을 냈는지, 학교발전을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는 바로 떠오르지는 않는다.
  그러한 까닭에 불교계에서는 애초 장윤스님의 의혹제기에 대해 ‘이사로서의 당연한 문제제기’라는 시각과 함께 그 순수성을 의심하는 시선이 상존한다. 오는 11월로 이사 13인 중 6명의 임기가 만료되어 이사회 재편이 불가피한데다가 이사였던 성오스님이 최근 입적해 공석이 되었고 해임과 법원의 무효판결 후 사퇴한 장윤스님의 후임까지 8명의 이사가 바뀐다.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영역을 넓히려는 스님들 간의 세력싸움이 이번 사태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시각을 무시할 수 없다.

  교단청정위원회 구성 움직임
  문제는 그 와중에서 조계종립 동국대학교의 발전은 뒷전에 놓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개정된 사립학교법은 공석이 된 재단 이사는 개방이사를 우선적으로 선임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단의 독선적인 운영을 막기 위해 개방형 이사 제도를 도입한 것이다. 그러나 동국대 개방이사 추천위원회(위원장 범해스님)는 9월 30일 열린 회의에서 현 이사인 영담스님과 보선스님(중앙종회의원), 정인스님(중앙승가대학 교수), 백창기 전 중앙신도회장 등 4명을 추천했다. 현 이사 영담스님은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의결해야하는 상황이다. 재단의 독선적 학교운영을 막기 위해 도입한 개방형이사제가 무색해졌다.
  이같은 현실을 변화시키고자 불교계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계종은 10월 19일 ‘부처님 법대로 살자’며 성철스님 등 스님들이 60년 전 문경 봉암사에서 절문을 걸어 잠그고 결사 수행했던 ‘봉암사 결사’의 정신을 이어받자며 참회법회를 열었다. 반면 불교계 단체들은 현실적으로 불교계의 자정을 위한 별도의 기구를 결성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김동건 상임대표, 불교환경연대 상임대표 수경스님, 실천불교전국승가회 상임부회장 법안스님, 교단자정센터 김희욱 대표 등은 지난 9월 12일 지관스님과 가진 면담에서 “부정비리를 근본적으로 예방하고 청정성과 공동체성을 회복하기 위해 교단청정위원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들이 교단청정위원회 구성을 제안하고 나선 까닭은 연달아 발생하는 사건들에 대해 총무원이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종단 내 사법기구(호법부, 호계원)가 법과 원칙에 따라 집행되기보다는 인맥과 권력, 심지어 금력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 단체들은 이미 지난 3월 이같은 제안서를 발표했었다. 그러나 그같은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여름을 지나면서 동국대 신정아 전 교수 사태가 확산되고, 여기에 주지 선출을 둘러싸고 충돌을 빚었던 제주 관음사 사태, 마곡사 주지의 실형과 교도소 수감 등 불교계 위상을 떨어뜨리는 사건이 이어졌고 총무원도 결국 단체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총무원과 불교단체들은 실무협의를 통해 ‘종단청정위원회령’ 검토안을 마련하고 종단청정위 구성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검토안은 종헌 제54조 3항(총무원장의 종령 제정권) 등에 근거해 총무원장 직속기구인 종단청정위원회를 두며, 총무원장과 호계원장, 중앙종회의장, 선원, 강원, 율원에서 추천하는 각 1인과 불교단체 추천 3인 등 9인으로 구성된다.
  종단청정위는 ▶종단 부패 방지 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안 연구 및 권고 ▶부패 방지와 관련된 자료의 수집 및 관리 분석 ▶종단 청렴도 실태 조사 및 부패 방지 교육 및 홍보 계획의 수립 및 시행 ▶종무원의 윤리향상을 위한 방안 마련 ▶각종 청정성을 해치는 행위 제보 접수 및 상담 기능 ▶종단사정기관에 청정성을 해치는 부정비리 행위에 대한 신고 ▶기타 종단 청정 문화 확산 및 정착을 위한 제도 개선안 마련 등의 기능을 맞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안은 아직은 ‘안’에 불과하며 실제로 구성되어 활동을 하게 될지는 미지수다.

  불교계 자정능력의 회복 절실
  한편에서는 사태수습을 위한 또 다른 움직임도 보인다.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구성된 ‘종단현안대책위원회’ 10월 15일 회의에서 동국대 이사장 영배스님은 도의적 책임을 지고 조만간 이사장 사퇴할 것을 약속했으며, 현안대책위는 동국대 이사 후보를 추천할 종립학교관리위원회를 조속한 시일 내에 개최해 이사후보를 합의해 추천하기로 결의했다. 또 동국대학교 이사회는 현 이사를 포함해 이사후보로 추천될 경우 일정한 발전기금을 매년 출연하는 자를 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
  이같은 합의는 기존의 요구처럼 ‘동국대 이사 전원사퇴’를 주장할 경우 교육부로부터 관선이사를 받아야하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동국대 이사가 되려면 일정금액의 학교발전기금(이사출연금)을 내도록 강제하는 것도 진일보한 방법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결의는 ‘계파간 합의’라는 미봉책으로 동국대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은 아니냐는 지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불교를 두고 ‘사회의 지남(指南)’이라고들 한다. 길 잃은 이에게 갈 길을 일러주는 나침반처럼 불교는 항상 옳은 길을 일러주는 나침반이 되어야한다. 조계종이 동국대학교를 설립한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항상 남쪽을 가리켜야 할 나침반이 흔들리고 있다. 나침반 바늘이 다시 정남향을 가리키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흔들림 속에서 내부의 자성을 되찾아야 한다. 현재의 불교계의 흔들림 역시 스스로를 정화하는 힘을 되찾을 때만이 바로잡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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