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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리뷰-이라크에 민주평화는 이루어졌는가
Michael W. Doyle, 「Liberalism and World Politics」, 『American Political Science Review』, vol.80, no.4, 1986, pp.115-169.(김태현 역, 『자유주의와 세계정치, 국제관계이론강의1』, 한울아카데미, 1997, p
[144호] 2007년 10월 01일 (월) 박수령 편집위원 sealover_80@daum.net

 논문소개에 앞서 필자가 배우고 있는 국제정치학이란 학문의 학제적 특성을 잠시 설명할 필요가 있겠다. 직접적으로 국제정치학이란 학문을 학습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이 학문은 딱딱하고, 먼나라 이야기 같은 생각이 들 것이다. 또 학습한 사람일지라도, 국제정치학에서 거의 기본적 전제로 굳어가는 홉스식 세계관 -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라는 문구로 대표되는 -과, 마키아벨리, 투키디데스, 현실주의와 세력균형 등의 단어로부터 받은 인상은 상당히 암울하고 염세적인 것들이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나 흥미로운 것은 이런 국제정치학의 탄생부터 지금까지의 유일한 학제적 목표는 세계평화를 꿈꾼다는 것이다. 그것이 자유주의적 전통에서 나오는 유토피아적인 대안이든, 현실주의에서 말하는 힘에 의한 세력균형적 안정이든 간에, 여하튼 전쟁을 막고, 세계평화를 이루길 희망한다는 점은 어떤 국제정치학자도 동의하는 것이다.
  필자가 소개하려는 마이클 W. 도일의 「Liberalism and World Politics」이란 논문도 이러한 기본목적에 매우 충실한 내용이다. 더구나 이 논문이 시발이 되어 지난 20여 년간 국제정치의 중요한 프로파간다가 된 “민주평화론”은, 노골적으로 세계평화를 위한 유일한 대안이 전 세계적 민주주의(자본주의를 포함하여)의 확산이라고 말한다.
  ‘민주주의 국가들 사이에서는 전쟁이 없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민주주의의 확산이 전 세계적 평화를 이끈다는 논리는 현재 미국의 국제개입 대외정책의 근간이다. 그리고 그러한 바탕 하에 지난 20여 년간 아프리카와 남미, 아랍에 국제적 개입을 주도하였고, 부시 독트린에서도 들어나듯 아프간과 이라크 개입의 정당화 논리 역시 민주주의 확산을 통한 아랍권의 평화정권수립이었다. 이런 국제정치의 현실을 볼 때 비록 발표된 지 20여년이 되었지만, 도일의 1986년 논문은 아직까지 살펴볼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하겠다.
  도일은 본 논문에서 자유주의 확산에 따른 세계평화의 가능성에 대한 점검이 최근의 논의만이 아닌 역사적으로 꾸준히 주장되었던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3가지의 자유주의 평화론을 소개하는데, 이들을 각각 슘페터의 ‘자유주의적 평화주의’, 마키아벨리의 ‘자유주의적 제국주의’, 그리고 도일이 가장 온당하다고 보는 칸트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라고 명명을 하고 각 주장을 정리한다.
  슘페터의 논의의 핵심을 자본주의와 민주주의의 결합이 평화를 가져온다는 내용으로 정리하고, 그 한계점을 자본주의를 강조하는 유물론적시각과 국내문제를 동질한 것으로 단순화시킨 점, 국제정치와 국내정치의 차별성을 지적하지 않은 점이라고 지적한다. 이러한 한계점으로 볼 때 슘페터의 논의는 현실적인 적용의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
  두 번째로 자유주의적 제국주의라고 명명된 마키아벨리의 논의는, 공화정이 갖고 있는 팽창적 성격과 그에 따른 결과들이 과연 오늘날의 현실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을 제시하며 다음 내용으로 넘어간다.
마지막으로 살펴보는 칸트의 자유주의적 국제주의는 칸트의 1795년 저작 『영구평화론』을 바탕으로 한 내용이다. 칸트에 저작에서 지적되는 자유주의 공화정들의 평화연합 혹은 평화연방(foedus pacificum)을 실현하기 위한 조건들을 각각 지적해가며 현실적인 가능성을 알아본다.
  이런 3가지 자유주의적 평화 논의에 대한 도일의 해석을 정리하자면 유물론적 시각 등의 한계를 갖고 있는 슘페터의 논의에서 설명하기 힘든 공화정과 비공화정 간의 전쟁상태를 설명할 수 있는 이론으로서 칸트의 손을 들어주고, 현실적 한계점과 도덕적 설득력에서 마키아벨리식 논의는 암묵적으로 거부된다. 칸트가 주장하듯 세계평화를 위한 자유주의적 공화정간의 평화연합, 연방의 설립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하고 그것의 현실적인 방법으로 비공화정의 자유공화정으로의 인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결과적으로 전쟁방지를 위해 비 자유주의공화정(혹은 비민주주의국가 - 사실 공화정과 민주주의는 상당한 차이가 있지만 논의의 편의상 같은 부류로 인식하자 -)의 자유공화정화를 시도해야하고, 그 방법은 폭력(전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도일의 본 논문이 우리에게 시사하는 점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세 철학자의 논의가 정말 도일의 해석과 같은 지부터,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전쟁’, ‘국가주권과 국제적 개입의 문제’, ‘개입을 종용하는 자유주의가 과연 자유주의인지?’ 등의 수많은 정치학적 근본문제가 이 논문 곳곳에서 나타난다. 더불어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미국의 개입과 같은 현실에서 보이는 미국의 대외정책의 뿌리 역시 이 논문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정치학적 근본문제는 학자별 철학적, 신념적 문제일 수 있으므로 여기서 거론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이라크에서의 현실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부시의 되풀이 되는 연설에서처럼 미국의 이라크 개입이 이라크 국민에게 민주주의와 평화를 가져다주고, 독재로 부터의 해방을 이루었으며, 안전을 가져다주었는가.  또 이라크 국민에게 현재의 위협이 지금은 사라진 독재자 후세인인지, 알카에다인지 아니면 해방을 가져다주겠다는 미군인지 역시 생각해봐야할 것이다. 즉 해방과 민주평화를 주겠다는 미국과 부시의 의도가 정말 순수하였더라도, 과연 그것이 국제적인 개입과 정형화된 특정 가치지향으로 실현가능한 일인지에 대해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런 미국의 국제개입적 대외정책의 뿌리가 되고 있는 도일류의 ‘민주평화론’이 근본적인 탐구가 필요하다는 점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 주장에 반대하는 사람이라면 반대하는 이유를 찾기 위해, 그리고 반대하지 않는다하더라도 도대체 미국이 무슨 생각으로 이라크와 같은 개입을 시도하는지에 대한 설명을 찾아보기 위해서도 말이다.
  도일을 비롯한 ‘민주평화론’적인 논의는 이 논문 외에도 계속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러한 논의의 시작점으로서 여기서 소개하는 「Liberalism and World Politics」를 읽어보고 후속 논의를 추적한다면 미국의 국제적 개입의 의도에 대해 학문적인 바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강병구 (중앙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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