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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편함] 자유가 있는 숲길
[217호] 2021년 09월 13일 (월) 유혜빈 시인

   자유가 있는 숲길

   안개 가득한 숲길에서 보았어요. 숲으로 갈수록 박자는 빨라져요 가자. 가자. 외치는 숲길. 신발을 거꾸로 신고 숲길을 뛰어다녔어요. 딛으면 딛을수록 꺼지는 땅에 서 있어요. 꺼지는 땅을 밟고 서있어요. 여기서부터 나의 땅이에요. 꺼지는 땅에 서 있는 기분을 아세요. 꺼지는 땅에 서 있어도 밟을 곳이 있다는 마음. 그걸 안심하는 마음이라고 불러요. 부들부들 떨리는 다리로 서 있어요. 지겨워도 꾹 참고 잘 왔어요. 우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겠어요.

   여기까지 왔을 때. 이끼가 드문드문 있고 깊어갈수록 침엽수가 많아지는 숲. 이라고 생각하셨나요. 그럴 리가.

   이 숲은

   아주 빨갛고

   노랗고

   주황색이 많은 숲이에요 마른 잎이 널려있고 그 위로 아주 작은 불씨가 타오르는 숲. 이에요 수도 없이 많은 불씨가 붉게 타오르고 있는 숲이에요

   여긴 그런 곳이에요. 좋은 친구라니 고마워요. 곧 다시 돌아가야 할 거지요. 조금의 바람만 있으면 불씨는 꺼지지 않는다는 것을 배워가요. 그 마음을 가져가요. 그 마음을 데워가요. 온 길로 돌아갈 수는 없겠어요. 그런 길은 이제 없지만. 조심히 돌아가기를 바라요.

 

<시인 소개>
2020년 창비 신인시인상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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