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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 이마무라 쇼헤이 중희극의 조형성 연구
[217호] 2021년 09월 13일 (월) 성혜미 편집위원
   
△ 사진출처 : Pixabay

   이마무라 쇼헤이(이하 이마무라)에 따르면 중희극은 “(경희극의) 가볍기만한 웃음이 아닌, 좀 더 인간의 진실을 그려 묵직하게 배에 와 닿는 무거운 웃음”이다. 극 중 인물들은 범죄와 금기를 무반성적 태도로 습득, 변형하고 이를 통해 파생된 갈등은 욕망의 군상이 돼 서사를 추동한다. 서사가 진행될수록 인물들은 태세전환에 능숙해지고 이는 관객의 웃음을 유발한다. 그러나 반복이 사건의 경중을 소거하면 능숙함만이 남아 웃음의 무게에 기괴함을 더한다. 그렇다면 중희극이 진실을 매개함에 있어 웃음의 가벼움과 무거움의 차이는 무엇인가?

   하정현의 논문 「이마무라 쇼헤이 중희극(重喜劇)의 조형성 연구」는 ‘영화가 어떻게 현실을 비판적으로 매개하는가’의 차원에서 이마무라 중희극의 조형성에 주목한다. 본 논문은 ‘한국적 일본 영화 연구’라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이는 한국 관객이 느끼는 양가적 감정으로부터 전후 사회를 재고하고 영화를 분석하려는 시도이다.

   저자는 전후 일본 사회를 고도성장 초, 중, 후반기로 구분해 본론을 전개한다. 고도성장 초반기에 해당하는 3장에서는 <끝없는 욕망>(果てしなき欲望, 1958)을 살핀다. 전쟁과의 단절을 ‘폐쇄적 욕망’으로 간주하고, 이는 1960년대의 새로운 인간상을 낳는다고 주장한다.

   고도성장 중반기에 해당하는 4장에서는 <일본곤충기>(にっぽん昆蟲記, 1963)를 살핀다. 전후 일본이 제시한 새로운 인간상을 ‘상상된 개인’으로 지칭하고, 제국의 신민이 고도성장기 국민으로 변천하기까지를 주인공의 일대기 전시로 본다. 주인공의 일대기와 국가의 역사적 연대기를 병치하여 관객의 감정이입을 방어한다고 덧붙인다.

   이어 고도성장 후반기에 해당하는 5장에서는 <신들의 깊은 욕망>(神の深き欲望, 1968)을 살핀다. 전후 체제의 폐쇄적 욕망과 상상된 개인이 이룩한 ‘국가 공동체’의 관습으로서 고도성장 신화의 작동방식에 관해 논한다. 또한 전후 사회 부흥과 역사 인식 재고의 태도를 보이는 인물의 등장은 중희극의 예외성이라고 지적한다.

   마지막으로 본론 6장과 7장에서는 앞선 논의를 종합하며 ‘기민 다큐멘터리’를 분석한다. 기민 다큐멘터리는 극이라는 허구성을 걷어내는 이마무라의 영화적 실험으로, 냉전 아시아의 범주에서 제국과 전후 사회를 연계한다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이마무라가 영화 보기가 전후라는 현실에 어떻게 다가갈 수 있는가에 관한 메타적 전략을 취하는 동시에 기민을 대면한 일본인으로서의 고민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본 논문은 이마무라 중희극의 조형성을 ‘전후 사회를 구축한 체제와 실감을 직조해 진경에 다가가는 그리드의 중층화’와 ‘시각에서 해방된 인지’로 정리한다. 이마무라가 연출한 조형적 비연속성은 관객에게 관찰자의 시선을 보장하고 영화적 시공간을 탈주해 스크린 바깥에서 공론장의 기능을 부여한다고 분석한다.

   나아가 우경화의 행태가 전쟁 시기와 유사하다는 우려까지 표명되고 있는 오늘날의 일본에서 생산된 다양한 문화콘텐츠에 대한 한국적 연구의 필요성을 지적한다. 더불어 고도성장기 낭만화와 그에 따른 전쟁 기억의 왜곡 역시 재검토해야 할 문제라며 과제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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