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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리뷰 - 인터넷, ‘대중’을 ‘군중’으로 만들다
「인터넷이 집합행동에 미치는 영향 - ‘2002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를 중심으로」
󰡔한국사회학󰡕(제40집 1호), 한국사회학회, 김경미, 2005
[139호] 2007년 03월 05일 (월) 이재형 사회학과 석사과정

‘2002년 여중생 추모 촛불집회’는 이론적으로나 경험적으로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켰으며, 이 후 다양한 관점에서 해석되고 설명되고 있다. ‘촛불집회’를 개인들의 ‘집합행동 참여’의 새로운 유형이라고 보는 관점이 그 중 하나다. 본 논문은 이러한 관점을 공유하여, 인터넷이 개인의 의사결정, 특히 집합행동에 미치는 영향-관계를 설명하려고 시도한다.

저자는 선행연구들을 아래와 같이 비판하면서 논문을 시작한다. 저자는 인터넷이 선행연구들에 제시한 일방적인 역할 모델들과 달리 집합행동 참여에 복합적인 역할(강화, 동원)을 하고 있으며, 동시에 온라인(인터넷)과 오프라인의 단절적인 구분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분석대상을 사회·인구학적으로 제한된 구체적인 개인들(특정 계층이나 조직, 집단에 속해있는)로 두기보다는, 인터넷을 이용하는 모든 개인들을 모집단으로 두고 있다. 이는 쉽지 않은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다. 참고로 저자는 폴에버(www.pollever.com)에 가입된 60만 명의 회원들을 1차 표본 집단으로 선정한 후, 2004년 4월 26일부터 5월 2일까지 7일간의 온라인 조사에 실제로 참가한 회원 중 20세 이상의 회원 5,807명을 최종 표본 집단으로 두고 연구를 진행한다.

본문에서 저자는 인터넷이 개인의 집합행동 참여 결정에 영향을 주는 다양한 설명모형(인과모형)을 제시하고, 각 모형의 인관관계 속에 구체적인 지표를 가지고 있는 변수들을 위치시킨다. 각 모형들은 대인연결망·온라인 정보노출, 개인의 감정, 온라인·오프라인의 집합행동 참여 등 각 3가지의 ‘변수군’을 독립변수로, 여중생과 관련된 현재 ‘온라인 활동’을 매개변수로, ‘촛불집회참여’를 종속변수로 가지고 있다. 그리고 각 ‘변수군’에 따라서 3가지 모형은 사회연결망모형, 감성모형, 강화모형으로 분류된다.

동시에 독립변수와 종속변수는 그대로 두고 매개변수인 ‘현재 온라인 활동’ 변수를 제외한 인과모형을 분석하려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저자는 매개변수를 포함시킨 인과모형과 매개변수를 제외시킨 인과모형을 비교하여, 개인의 집합행동 참여 결정에 대한 매개변수로써의 인터넷의 영향력을 밝히려고 시도 한다.

독자들은 저자가 다양한 변수들 간의 관계를 분석하기 위해 경로분석 사용했다는 점에 주목을 해야 한다. 경로 분석은 독립변수와 종속변수의 1:1 인과관계(선형관계)의 분석을 목적으로 하기보다는, 2개 이상의 독립변수가 서로 영향을 주어서 혹은 매개변수를 통해서 종속변수와의 인과관계가 강화되거나 약화되는 ‘인과관계의 연쇄망’을 분석하는 데에 유용하게 사용된다.

본 논문에서 이러한 분석기법을 사용하여 매개변수로써의 ‘인터넷의 영향력’의 영향력 분석은 물론이고, 두 개의 ‘독립변수군’을 구성하고 있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대응되는 한 쌍의 독립변수들이 서로 배타적이기 보다는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서 개인의 집합행동 결정에 미치는 영향력이 강화되는 것을 보여주려고 시도한다.

다시 한 번 정리하면, 본 논문은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다양한 모형을 통해서, 개인이 집합행동 참여 결정을 내리는데 영향을 주는 온라인의 여러 특성들을 온·오프라인 모두와의 관계 속에서 분석했으며, 인터넷을 강화 혹은 동원효과 한 가지 측면에서 바라보았던 연구들 비판하면서 두 가지 측면을 모두 포괄하는 설명모형을 만들려고 시도하였다. 하지만, 본문에서 자주 발견되는 핵심개념들의 모호성과 하위범주들의 느슨한 연결 등은 전체적인 이론적 설명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저자는 핵심개념 중 하나인 ‘집합행동’의 하위범주들-여중생 사망 사건에 관한 정보추구, 정보 확산, 의사소통, 집단적 항의활동, 관련 사이트 및 커뮤니티 가입-을 엄밀하게 구분하지 않고 있다. 각 하위 범주들은 서로 독립적인 개념이라기보다는 위계적 혹은 누적적 관계로 보인다.

경험적으로 실제 시위 참여자들은 관련단체에 소속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을 것이고, 관련 단체에 소속되었기 때문에 의사소통이 많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행동이 기록-문자, 그림, 동영상 등등-으로 이루어지는 온라인상에서 정보추구와 의사소통의 구분은 불분명하며, ‘사이버시위’ 또한 온라인 의사소통의 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설명모형중 하나인 강화모형의 주요변수로 사용되는 온라인 집합행동, 오프라인 집합행동, 온라인 활동은 각각 여중생 사망 사건에 관한 정보추구, 정보 확산, 의사소통, 집단적 항의활동, 관련 사이트 및 커뮤니티 가입 등의 4가지 하위범주를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저자는 각각의 변수들의 하위범주 중 하나가 다른 변수의 하위범주와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지는 설명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이 논문의 전체적인 이론적 설명력을 약화시키는 요인들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개념의 모호성, 변수들 간의 관계의 불확실성 등등의 이론적인 문제만을 가지고 논문 전체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논문을 포함한 모든 학술적인 글은 그 글과 저자가 위치하는 사회·역사적 맥락, 글의 이론적 적합성과 경험적 타당성, 학문적 성과 등등 다양한 관점에서 비판되고 수용되어야 한다. 본 논문도 앞서 여러 차례 언급했다시피, 촛불집회라는 새로운 현상에 대한 새로운 설명모형을 제시하려 했으며, (지면관계상 다룰 수 없지만) 경험적 검증을 통해서 충분히 동의할 만한 결론을 이끌어 내어 이 후 연구에 중요한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여기서 다루고 있는 논문이 저자의 다른 논문의 일부분에 해당하는 소논문이라는 점에서, 이러한 이론적 비판이 저자의 커다란 학문적 기획을 이해하지 못하고 매우 커다란 실수와 저자에 대한 실례가 되는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된다. 그렇다면 사회학 분과에서 같은 길을 걷고 계시는 선배님께서 겁 없는 후배를 용서해 주시기를 바라는 수 밖에.

이재형 (사회학과 석사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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