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법보신문

   동국대 불교학술원은 조선 후기 대흥사와 송광사를 중심으로 활동한 금명보정, 범해각안, 연담유일 등 스님들의 깊이있는 학문을 살펴볼 수 있는 ‘한국불교전서’ 4종을 출간했다. 발간된 『조계고승전』, 『범해선사시집』, 『범해선사문집』, 『연담대사임하록』은 최근 불교학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조선후기, 말기, 근대불교사 및 불교 사상사 연구을 엿볼 수 있는 자료이다.

   송광사에 상주하는 금명보정 스님(1861~1930)이 편술한 『조계고승전』은 보조지눌 스님과 수선사 계통 및 부휴계 스님 97명 승전을 엮은 책이다. 부휴계는 부휴선수 스님의 선풍을 이은 계파로 조선후기 ‘서산계’ 선풍과 세력을 양분했다고 알려진다. 『조계고승전』 서명에 ‘조계’가 들어가는 이유는 지눌에서 부휴계로 이어지는 조계산 송광사의 전통을 잇고, 조계종을 선양하려는 금명보정 스님의 의도가 담겨져 있다고 불교학술원은 밝혔다. 역주를 맡은 김용태, 김호귀 불교학술원 HK교수는 본서를 통해 현재 대한불교조계종의 명칭에 대한 맥락을 살필 수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범해각안 스님(1820~1896)이 집필한 『범해선사시집』과 『범해선사문집』도 발간됐다. 원나라 선승인 석옥청공 스님(1272~1352)의 ‘산거시(山居詩)’ 운자를 따서 시작한 ‘범해선사시집’은 석옥청공 스님의 임제종 선맥을 계승한다는 범해 스님이 상징적 의미가 담겨있다. 시집에는 석옥청공 스님 산거시에 차운해 지은 고려 시대 스님들의 시, 도반 스님에게 준 수증시, 안거를 마친 후 여행하며 지은 「영주십경」, 「두륜십경」 등 기행시 등이 실려있다.

   『범해선사문집』은 두 권으로 구분되며 제1권에는 기·발·설·변·논 등 다양한 형식으로 32편 글이 수록됐고, 제2권은 집을 짓거나 고친 내력과 까닭 시간을 적은 상량문과 서문과 제문, 스님의 행장 등을 다룬 42편의 글이 담겼다. 김재희 연구원이 역주를 맡은 두 권의 책에는 조선후기와 말기 승려와 유학자의 교류 모습과 세 차례의 국토유람에 대한 기록이 담겨 있다.

   『연담대사임하록』은 연담유일 스님(1720~1799)의 문집이다. 4권 2책 시문집으로 구성된 책 권두와 권말에는 저자가 직접 쓴 「임하록자서」, 「연담대사자보행업」을 싣고 있다는 점에서 다른 문집과는 차별점이 있다. 통상 사후에 제자들이 발간하는 문집과 다르게 ‘연담대사자보행업’은 연담 스님이 생전 스스로 행장을 작성했다. 저서는 1799년 해남 미황사에서 목판본으로 간행했고, 해남 대흥사로 옮겨져 보관돼왔다. 당시 유학자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불교의 필요성을 역설했던 연담유일 스님이 불교 전파를 위해 작성했던 시문을 살필 수 있는 책이다. 역주는 국사편찬위원회 연구위원이었던 하혜정 연구원이 맡았다.

   발간한 4종의 ‘한국불교전서’에 대해 불교학술원은 “연구원들이 원문과 철저히 교감하고 사실과 어휘를 주도면밀하게 살폈다”며 일반인들이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가독성을 고민하고, 연구자들을 위해 주해를 꼼꼼히 달아 대중성과 전문성을 함께 살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