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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 한일관계의 ‘65년 체제’와 한국문학
2020년도 하반기 박사학위논문 리뷰
[213호] 2020년 09월 21일 (월) 김민범 편집위원
   
  △ 사진출처 : Pexels  

   1965년 한일국교정상화는 제국/식민지 체제 해체 후 단절된 한·일 양국 관계가 냉전이라는 신질서와 함께 맞이하게 된 역사적 전환점이다. 그러나 민주적 의견수렴의 부재와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생략한 채 진행된 체결 과정에 대한 비판이 65년 체제 이후 끊임없이 제기 되어 왔다. 현재 한·일 양국의 갈등 양상은 지속되고 있으며 역사, 경제, 사회 등 다각적으로 확장되고 있는 실정이다.

   정창훈의 논문 「한일관계의 ‘65년 체제’와 한국문학: 한일국교정상화를 둘러싼 ‘국가적 서사’의 구성과 균열」은 한일국교정상화 수립을 기점으로 일본국·일본인·일본문화 등 ‘일본’의 존재를 담론화하거나, ‘한/일’이라는 주체와 타자와의 관계를 서사화한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의 한국문학 텍스트 속에 내재된 정치적 함의를 분석하고 밝혀내고자 하며 나아가 식민지 체험에 대한 기억과 망각, 그리고 냉전적 사고 속에서 형성된 문화 엘리트들의 일본에 대한 인식과 역사문제 인식을 비판적으로 제기한다.

   한국 문학 연구에서 ‘일본’이라는 키워드는 식민지 시기에는 주요하게 다뤄지지만, 해방 이후의 연구에서는 간과되는 경향이 있음을 지적하며 ‘협력’과 ‘저항’의 틀로 텍스트를 분석하거나 작가의 ‘친일’과 ‘반일’ 성향을 규명하는 문학사적 과거청산은 전개 되었으나 ‘지금 여기’의 현실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일본’에 대한 연구는 충분히 논의되지 않았음을 지시한다. ‘일본’을 중심으로 한 문학 및 문화론적 선행 연구를 살피며 저자의 연구가 지식 사회의 일반 담론인 신문·잡지의 기사 및 칼럼이나 영상물, 대중독극 등의 대중문화와 구별되는 ‘문학’이라는 글쓰기 형식 및 제도의 특질에 주목하고 있음을 밝히고, 나아가 ‘1965년 체제’의 개념 형성과 시대사적 특수성, 현재적 의의를 설명하고자 한다.

   본론 2장에서는 한·일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시발로 문학 텍스트에 표면화되기 시작한 식민지의 기억, 식민 잔재, 재일한국인 등의 문제적 존재들을 광범위하게 다룬다. 이들의 출현을 ‘위기의 도래’로 감각하였던 당대 한국사회의 분위기와 문학 속에서 위기를 야기하는 타자를 어떻게 규정, 재현, 상징하는지 해명한다. 제3장에서는 대표적 ‘지일’ 지식인인 김소운의 문학을 한일 관계의 역사적 변동과 연관 지어 설명한다. 학문적 ‘앎’과 ‘교류’의 대상으로서 ‘일본(어)’를 재위치시키고자 했던 김소운의 문학적 실천을 재고하면서 식민지 유제인 ‘지일’ 지식인과 그 지식, 권력이 새로운 체제 안에서 변용되는 양상을 살펴본다.

   이병주의 소설 『관부연락선제』을 다루는 4장에서는 기존에 저자의 학병체험, 해방기 정치운동, 한국전쟁의 비극 등의 키워드가 아닌 ‘식민지 기억(과거사)의 청산이라는 문제를 중심으로 읽어나간다. 해당 소설을 냉전의 정치적 이데올로기와 개인의 사적인 기억이 충돌하는 장으로 보고, 식민지 과거사 청산이 내포하는 목적론적 사유를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본론 마지막 장인 5장에서는 ‘현해탄’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한 텍스트를 살펴보고 거대서사에서 배제된 존재들과 과거사의 책임 문제를 논한다.

   저자는 결론에서 자신의 연구를 정리하며 ‘한/일’ 관계상에서 진정한 의미의 ‘타자’는 상대국이 아니라 이항대립 구도 밖에 위치한 존재들이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하며 이들을 ‘국가적 서사’ 안으로 수렴시키려는 작업이 변형된 방식으로 지속되고 있음을 상기시킨다. 나아가 과거의 억압된 목소리에 응답하여 연속체로서 수립된 역사적 현실과 체계를 바꿔나가하는 ‘지금 여기’의 과제를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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