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출처 : 동국대학교 홈페이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한문불전번역학과에서 국내 최초로 영문 발행되는 동아시아 불교 문헌 전문학술지 ‘East Asian Buddhist Literature’(이하 EABL)를 지난 1월 31일 창간했다. EABL은 한국불교문헌을 포괄하는 동아시아 불교의 사본 및 간본을 새롭게 대조, 분석하고, 비판적으로 해석하며 이러한 연구를 바탕으로 원문을 바로잡아 영문으로 해제해 공개한다. 이를 통해 동아시아 한문 불교문헌학을 정립하고, 한국불교학의 세계화에 기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학과장 김종옥 교수와 일본 국제불교대학원대학교 오치아이 토시노리 교수가 공동 편집장을 맡고, 한국·미국·중국·일본 불교 문헌 전문가들이 편집위원으로 참가한다.

   창간호에는 「유가사지론 1권(Yogacārabhūmi-śāstra vol. 1)」, 「금사론(金沙論)」, 「대방광불화엄경담현결택기 1, 2권(大方廣佛華嚴經談玄決擇記 卷1, 2)」 그리고 「화엄종입교의(華嚴宗立敎義)」가 실렸다. 수록된 4편의 텍스트 교정본은 돈황 사본에서 중국 소재 사본, 한국 소재 판본, 일본 사본에 이르는 문헌을 대상으로 한 것이며 문헌학적, 사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학술지 수록 순서대로 살펴보면 「유가사지론 1권」은 크리티컬 에디션으로, 해당 문헌은 현재 산스끄리뜨본 일부와 현장(玄奘)역, 티베트어역이 남아있고, 돈황문서 중에는 『유가사지론』의 이역본이 전해진다. EABL에는 학계 최초로『유가사지론』 제1권을 저본으로 현장역과 중국·덴마크·프랑스에 현존하는 이역본 5종을 동국대학교 김영석 교수가 교감한 내용이 실렸다.

   역대 대장경에 수록된 적이 없지만, 중국 북종선과 관련이 깊은 문헌,『금사론』을 띵위안 스님(중국 상해사범대)이 교감했다. 『금사론』은 현재 중국 국가도서관에 사본이 있고 한국의 동국대학교를 비롯한 여러 곳에 판본이 유포돼 향후 북종선 연구에 중요한 문헌으로 꼽힌다.

   또한 지현 스님(이화여대)이 교감한 『대방광불화엄경담현결택기』는 고려 시대 판각된 것이 송(宋)을 통해 일본에 전해진 문헌으로 요대(遼代)의 화엄을 알 수 있는 중요한 자료다. 전체 6권 중 본 교감에서는 1, 2권만을 대상으로 했다. 1권은 대장경에 수록되어 있지 않고 이전의 번각(翻刻)을 대폭 수정했으며, 2권 교감은 처음 시도됐다.

   마지막으로 김천학 동국대학교 교수가 게재한 『화엄종입교의』는 법장(法藏)의 교판에 대해 비판적으로 이해한 최초의 문헌으로 일본 헤이안(平安) 시대의 사본이다. 해당 연구는 내용 전체를 교감했으며 학계에 최초로 문헌이 소개된다는 의의를 지닌다.

   새로 창간된 EABL은 불교학술원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영문으로 간행하고 있는 불교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Buddhist Thought & Culture’와 자매지 성격을 지닌다. 불교학술원은 두 잡지를 통해 “한국불교 연구의 국제화를 향한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