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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묘] 코로나19와 면역의 문제
코로나19 이후의 면역
[212호] 2020년 05월 25일 (월) 송현곤 『염증과 면역이야기』 저자
   
  △ 사진출처 : Pixabay  

   2020년 초, 중국 우한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한 전염성 폐렴이 발생하였다. 중국의 사례를 통해 코로나19는 전염력이 강해 빠르게 퍼져나간다는 것과 사망률은 2~4%로 예상되었다. 우리 정부는 국민적 우려를 고려해 2015년, 메르스 때처럼 강력한 방역을 선택하고 대대적인 접촉자 검사와 확진자 격리치료를 실시하였다. 시간이 지나, 동북아의 사망률은 3~6%로 나타났고 미국과 유럽 선진국들은 6~16%의 높은 사망률을 보였다.

   과거 사스는 치사율이 10%, 메르스는 30%를 넘었다. 코로나19는 그보다 약했다. 역학적 특징은 무증상 감염자의 존재, 완치 후 재감염, 감염 초기 바이러스 전파가 잘 되는 점, 구조 변이가 쉬운 점, 기저질환자의 위험도 증가 등이다. 무증상 감염자가 많은 특성상 적극적으로 찾아 검사하면 사망률이 줄고, 중증환자가 대량으로 발생한 후 유증상자 위주로 검사하면 사망률은 더 상승하게 되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인구의 20%에게 문제가 된다는 코로나19. 건강한 사람은 증상이 약하지만, 만성질환자, 와병 중인 자에게는 치명적일 수 있다. 왜일까? 면역력의 중추기관, 흉선(Thymus)이 약화되었기 때문이다. 흉선은 병원균에 대응하는 항체도 만들어내고 만성염증과 암과도 관계되는 기관. 코로나19는 놀랍도록 정확히 면역력이 강한 사람과 약한 사람을 가려냈다.

   전염병에는 세균성과 바이러스성이 있다. 1종, 2종 법정 전염병이라 하여 예방 접종하는 것이 세균성이다. 죽은 균을 이용해 백신을 만들기는 쉽다. 세균은 생체와 상관없이 분뇨 같은 유기물에 남아서도 오래 생존할 수 있다. 예방접종, 상하수도 시설, 분뇨의 거름 사용 중단으로 세균성 전염병은 크게 줄었다. 반면 바이러스성은 생체와 밀접하게 붙어 다녀서 접촉이나 비말로 전염된다. 감염자가 떠나면 바이러스도 떠난다. 주로 공기 감염이어서 환기가 중요하다.

   병원균에 대해 면역력을 갖추기 위한 의학 요법이 백신이다. 우리 사회는 바이러스성인 독감의 예방 접종을 하고 있다. 그러나 해마다 유행이 달라져 완벽한 예측은 불가능, 정확한 백신을 준비할 수 없다. 항바이러스 치료제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완벽하지 않다. 고로 사회적 거리 유지나 감염자의 격리 등이 창궐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가 환절기 때마다 겪는 질환에는 독감, 그보다 덜한 감기가 있다. “감기에 걸렸을 때 병원에 가서 약 먹으면 일주일, 그냥 집에서 쉬어도 일주일”이란 말이 있다. 감기에는 약이 없다, 즉 완벽한 치료제가 없다. 증상에 대한 완화제가 전부다. ‘독감’의 경우 폐렴(세균성)으로 발전하면 항생제를 투여하기도 하지만 역시 심각한 탈수증에 대해 수액을 공급하는 보조적인(supportive) 치료가 주가 된다. 코로나19의 중증 환자들도 인공호흡기, 에크모 등 생존 유지를 돕는 장치로 잘 낫는 경우가 많았다. 코로나19의 역학적 특성과 치유과정을 종합할 때 심한 독감에 준해 다루어질 수 있다는 타당성이 충분하다.

   나는 『염증과 면역이야기』에서 면역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면역력은 상승과 하강의 주기를 가지고 변화하며 남녀 간의 차이와 생애 변동도 있다.” 나이가 들면 약해진다는 것. 코로나19도 그랬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평상시 상승과 하강을 반복한다. 가령 면역력이 좋을 때 코로나가 온다면 무증상으로 지나갈 수 있음을 연상할 수 있다. 반면 힘들게 살 때라면 증상이 심할 것이다. “면역기관도 사용하면 발달하고 사용하지 않으면 기능이 저하된다.” 면역기관을 자주 쓰는 생활법을 통해 면역력을 좋게 유지해야 한다는 의미. 이 생활습관이 90세가 넘는 고령자도 이겨낼 수 있었던 원인이다.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바이러스를 만나 증상이 나타났다 하더라도 평상시 면역기관이 어느 정도 훈련되어 있었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 그래서 병이 없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코로나19에 큰 문제가 없다. 다만 감염의 전파가 문제다. 만성질환자, 와병 중인 자 등 근근이 신체를 유지하고 있던 사람은 면역기관이 약화돼 바이러스에 대항할 힘이 적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면역’의 의미란 홍삼, 필수 영양소처럼 좋은 음식이 주는 것, 바이러스를 이길 수 있는 방어력 또는 건강함의 척도 등이다. 또한 생활과 관계있는 것으로 상당히 인문학적이다. 반면 의학에서는 면역세포를 중시하여 백혈구 T세포나 NK세포 등이 등장한다. 사실 ‘면역’이란 용어는 이 모든 것을 포괄한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의 결과를 보며 외국인들은 우리에게 면역력이 강한 이유를 묻지만 우리는 잘 모르고 있다. 우리의 선조가 물려준 문화적 역량은 정답 중 하나다. 가령 감기나 독감에 걸렸을 때 병원에 의탁해 약을 빼먹지 않고 먹는 사람이 있지만, 양약을 싫어하여 한약(herb)을 먹거나 약 없이 잠을 많이 자 쉬며 치료하는 사람도 많다. 심한 독감의 경우라도 ‘몸살’이라 여기며 민간의 음식들을 활용하거나 목욕과 찜질을 하며 몸을 관리하고 치유한다. 최근엔 간헐적 단식, 반신욕이 유행하고, 일본에서 소개된 1일 1식, 체온상승과 면역력의 관계 등에 대한 상식을 갖추고 이를 실천하기도 한다. 웬만한 몸살이라면 밖으로 나다니지 말고 가가호호 격리된 공간에서 스스로 이겨내며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건강관리 지능이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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