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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 1950~1960년대 남북한 SF 연구
2020년도 상반기 박사학위논문 리뷰
[212호] 2020년 05월 25일 (월) 정태현 편집위원
   
  △ 사진출처 : Pixabay  

   SF는 과학에 근거한 장르로 세계를 낯설게 함으로써 미래를 상상하고 새로운 삶과 도덕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또한 SF는 과학 발전에 따른 인식 변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인간과 사회에 대한 근원적인 문제를 제기한다. 그런 의미에서 남북한 SF를 고찰함은 남북한 문학이 어떻게 인간을 이해하며 삶을 상상했는지, 사회적 맥락 속에서 과학 기술이 어떻게 형상화됐는지를 살피는 작업이다.

   김민선의 논문 「1950~1960년대 남북한 SF 연구」는 1950년대 말에서 1960년대 남북한 SF의 주요 텍스트들을 분석함으로써 SF가 한반도에서 본격적으로 창작됐던 조건을 비롯해 남북한 초창기 SF의 내용과 형식을 검토한다. 저자는 외부적으로는 과거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을 지구 궤도에 진입시킨 사건에 대한 미국의 충격을 지칭하는 ‘스푸트니크 쇼크’, 내부적으로는 과학기술에 대한 국가적 관심에 영향을 받은 남북한 SF가 보인 상상력과 미래 사회의 전망을 살핀다.

   본론의 첫 장에서 저자는 SF 장르가 남북한에서 동시적으로 발생했던 이유로 1957년 스푸트니크 쇼크에서 촉발한 미국과 소련의 우주 경쟁을 들고 있다. 남북한 과학 담론 및 과학기술의 지형 변화는 이때를 기점으로 SF라는 문학 장르 구축에 주요한 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로써 인간의 지평은 세계에서 우주로 확장됐고 남북한 문학 텍스트들은 과학 기술의 발전에 따른 미래를 새롭게 상상했다. 남한의 문학에서 스푸트니크 쇼크는 삶에 대한 윤리적·철학적 성찰과 함께 ‘문학은 무엇을 써야 하는가’에 관한 질문으로 이어졌다. 스푸트니크 쇼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좀 더 직접적이었다. 북한 문학 텍스트들은 스푸트니크를 ‘평화의 별’이자 ‘평화의 사도’로 형상화했고 소련의 과학 기술에 감탄의 목소리를 냈다.

   두 번째 장에서 저자는 1950년대 후반에서 1960년대 초기에 발표된 남북한 SF 텍스트들을 다룬다. 그는 SF 텍스트들이 나타날 수 있었던 문화적 맥락으로 SF 장르에 대한 대중의 요구를 제시한다. 우주로 확장된 인류의 시선은 새로운 독자의 요구를 발생시켰고 이는 남북한 SF 텍스트 창작으로 이어졌다. 남한에서는 독자의 요청에 따라 한낙원의 「화성에서 사는 사람들」이 『새벗』에서 연재됐고, 북한에서는 「독자의 목소리」의 요청대로 『아동문학』이 과학·환상소설과 시나리오를 전재했다.

   다음으로 저자는 남북한 SF의 장르 인식에 관한 고민과 논쟁을 검토한다. 남한 작가들은 SF를 과학보다 앞선 장르로서 의의를 두는 동시에 허황된 몽상이라는 편견에 마주해야 했다. 그들은 또한 과학 지식 전달과 미래 과학도 양성이라는 독자의 요구도 들어줘야 했다. 문학성과 계몽 사이의 긴장은 북한에서도 전개됐다. 과학 지식에 충실한 측과 사회주의 리얼리즘의 우위를 주장하는 측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후 북한 SF는 주체사상의 대두와 항일 혁명문학의 전통화 과정을 겪으며 소강기에 접어들었다.

   저자는 본 논문을 통해 한반도에서 SF가 동시에 발생하고 발전했던 과정을 살피고, 남한/북한으로 나뉘었던 문학을 ‘한반도 문학’으로 재정립하고자 했다. 남북한 문학은 각기 다른 이념과 역사적 맥락에 따라 상이하게 시작하고 구성됐다. 하지만 남북한 SF는 1950~60년대의 시작점과 1970년대 이후의 소강기를 거쳐 1980~90년대부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흐름을 공유한다. 저자는 1950~60년대의 남북한 SF가 한반도라는 공간적 배경에서 한국어 문학을 포착할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의 한 출발점으로서 의의를 지닌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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