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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묘] 만드는 놈, 버리는 놈, 치우는 놈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가?
[211호] 2020년 04월 13일 (월) 이동학 『쓰레기책』 저자
   
  △ 사진출처 : Pixabay  

   적정한 위치에 놓인 쓰레기통. 정해진 시간에 누군가 알아서 치워 간다. 어딘가로 이동한 쓰레기가 잘 처리됐을 것이란 믿음. 선진국 시민으로서 응당 누려야 할 권리. 우리는 일상을 살며 무수히 많은 소비를 한다. 특히 코로나19로 가급적 외출을 자제하는 지금도 24시간 배달체계와 일회용품, 편리한 테이크아웃 등을 통해 지속적인 소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많은 양의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우리들의 믿음처럼 쓰레기는 정말 잘 처리되고 있는 것일까? 내 손을 떠난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것일까.

   2019년 4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은 캐나다를 향해 “필리핀에 있는 쓰레기 컨테이너를 당장 가져가지 않으면 캐나다 앞바다에 부어버리겠다.”며 엄포를 놓았다. 비슷한 시기 전 세계의 정부들이 스위스 바젤에 모여 기존 바젤협약의 항목에 플라스틱을 추가하는데 합의했다. 국가 간 유해물질의 이동을 엄숙하게 따지겠다는 국제사회의 문제의식에 플라스틱 폐기물 항목이 신설 된 것이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 역시 외신에 의성 쓰레기 산이 보도되어 국제적 망신을 사는가 하면, 전국에 240여개의 쓰레기 산의 존재가 알려지면서 시민들이 충격에 빠졌다.

   지난 2년여 간 61개국 157개 도시를 유랑하며 본 지구촌은 쓰레기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을 정도로 세계 도시들의 보편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도시행정가들의 지상과제는 ‘지속가능한’ 도시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자본주의의 속성상 소비를 통해 경제성장을 추구해야 하기에, 소비 후에 발생하는 쓰레기문제는 피할 길이 없다. 특히 전 세계 58%에 달하는 폐기물을 수입해 처리했던 중국은 2018년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금지 조치를 취하면서 이 문제를 지구촌에서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상시켰다.

   선진국들의 쓰레기들은 갈 길을 잃었고, 자국에서의 비싼 처리비용을 피하려는 요인과 매립지와 소각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지 못한 점을 이유로 동남아근방의 개발도상국들에 노크했다. 이들 나라의 업자들을 구슬려 재활용폐기물로 속여 수출하면 그만이었다. 항만에서 적발 된 쓰레기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사회에 부당함을 호소하거나, 컨테이너를 되돌려 보내는 대응을 하지만, 걸리지 않은 상당수의 컨테이너들은 개발도상국의 내륙 깊숙이 침투하여 쓰레기 산을 이루게 된다. 법적, 도덕적 문제가 상당한 쓰레기 투기가 국제사회에서 하나의 산업으로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개발도상국에서 제대로 처리되지 못한 엄청난 양의 쓰레기는 업자들에 의해 강에 투기되기도 하고, 바람과 태풍 등 자연작용에 의해 강줄기를 따라 바다로 향하게 된다. 해류는 이들 쓰레기를 태평양으로, 대서양으로, 인도양으로 퍼뜨린다. 한해 바다로 유입되는 쓰레기는 최소 800만 톤에서 1,300만 톤으로 추정된다. 태평양 한가운데 프랑스면적의 3배에 달하는 일명 GPGP(Great Pacific Garbage Patch) 쓰레기 섬의 존재는 그 심각성을 보여준다. 인류 전체가 향유해야 할 바다 생태계는 교란되고 기후위기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수밖에 없다.

   현재는 쓰레기를 처리하는 속도보다, 소비를 통해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속도가 압도적으로 빠르다. 종량제봉투를 유료로 만들며 배출되는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데 효과를 봤지만, 쓰레기배출의 절대량은 처리에 필요한 소각장과 매립지의 양보다 많다. 처리 시설은 혐오시설이란 이유로 추가 확장이 매우 어렵다. 제대로 된 분리수거를 통해 재활용률과 재사용률을 높이면 쓰레기를 줄일 수 있지만 형식적인 분리수거에 그칠 뿐 아니라, 애초에 생산되는 플라스틱 재질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근본적인 어려움도 존재한다.

   오스트리아는 궁전처럼 디자인 된 소각장이 도심한가운데 있어 관광자원과 시민환경배움터의 장으로 활용되고, 소각로의 열을 이용한 난방과 전기 등을 주변 6만 가구에 나누어 사랑받는 시설로 거듭났다. 중국엔 40억 마리의 바퀴벌레가 하루 200여 톤의 음식물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한편, 죽은 바퀴벌레들은 퇴비 또는 닭의 사료로 사용해 자연에 해를 가하지 않으면서도 지속가능성을 확보한 혁신사례를 만들어가고 있다. 어느 도시를 가도 깨끗한 일본은 거리청소를 주목적으로 활동하는 단체만 2천여 개가 넘는다. 일본에 환경미화원이 없는 이유다.

   환경을 말하고 4차 산업혁명을 말하는 지금, 재활용과 재사용이 가능하도록 자원을 순환시키는 체계를 만드는데 온 힘을 집중시켜야 한다. 어쩌면 소비로 먹고 사는 자본주의와 대립관계에 놓이는 일이지만 더 좋은 체계를 고민하는 것은 우리 청년세대의 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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