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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 국내 뮤지컬 문화권력의 생성과 분화
2019년도 하반기 박사학위논문 리뷰
[210호] 2019년 11월 11일 (월) 정태현 편집위원
   
  △ 사진출처 : pixabay  

  뮤지컬은 공연장이라는 물리적 공간 내에서 연출자가 의도한 ‘배치’를 통해 무대장치와 배우를 공간 안에 구성하는 예술이다. 그 외에도 비평가, 관객 등 다양한 구성원들 간 ‘관계의 배치’를 통해 공연장은 뮤지컬 산업이라는 상징적 공간으로 발전한다. 관계의 배치는 힘의 주체와 크기, 그리고 방향에 따라 구성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권력이 생성, 개입되며 변화한다.

  김수영의 논문「국내 뮤지컬 문화권력의 생성과 분화」는 문화자본의 불평등성과 문화적 독점구조를 분석하는 부르디외의 이론적 모델을 차용하여 뮤지컬 산업의 구성원들 간 권력 관계와 구조에 주목한다. 이를 위해 저자는 뮤지컬 작품을 창조하는 발신자부터 향유하고 관람하는 소비자까지를 생산-유통-소비 단계로 나누며, 각각의 인자들이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권력의 흐름이 내포하는 사회문화적 함의를 파악한다.

  저자는 이를 위해 부르디외가 자본을 경제자본, 문화자본 그리고 상징자본 등으로 구분한 방식을 활용하며, 이러한 자본들이 생산자와 소비자에 어떻게 유통되는지를 통해 문화권력의 위계 변화를 설명한다.

  먼저 경제자본은 ‘잉여가치의 획득을 목표로 유통과정에 투입된 화폐’를 말하며, 생산요소들과 물적 자원의 형태의 재산을 포함한다. 상징자본은 자본이 지식으로서 인정을 바탕으로 상징적으로 표상되고 이해된 것을 말한다. 문화자본은 학습이나 경험 등을 통해서 습득한 교양이나 취향 혹은 예술 작품과 같은 유·무형의 자산을 뜻한다.

  창작자는 보유한 문화자본을 통해 상징자본을 획득하고, 상징자본은 대중들의 기대를 충족시킴으로써 경제자본으로 치환된다. 이러한 자본의 획득은 권력의 형성으로 이어진다. 또한 최근 뮤지컬 생산 장의 문화권력은 프로듀서에서 배우에게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는 배우와 관객들 간의 생동적인 상호관계를 중시하는 뮤지컬의 성격과 관련 있으며, 또한 배우의 상징자본이 ‘대중적 인기’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로 작용하는 관객의 경우 문화자본의 보유 정도에 따라 취향이 체화되며 뮤지컬 관람 형태가 결정된다. 이러한 특성을 고려, 적용하기 위해 저자는 ‘감각 경험’이라는 개념을 도출했다. 감각 경험은 공연을 관람할 때 창작자가 숨겨놓은 세밀한 묘사까지도 찾아 읽어내는 능력이자 극 중 인물들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다. 즉, 하나의 감상능력 혹은 수용 능력이라 할 수 있다. 관객들은 반복적인 감각경험을 통해 전문화된 담론과 신념을 생산하는 평론가의 역할까지도 담당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예술적 경험은 당사자들 간 상호 작용의 강력한 매개로 작용하며 수용자가 생산자와 분배자의 행위에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취향의 공유로부터 시작된 위계질서는 사회적 실천을 둘러싼 권력 투쟁의 방식이 된다. 특히 소비자가 문화매개자로서 역할이 강화되면서 권리가 향상되고 있다는 점은 개인의 가치와 경험을 중시하며 관객들의 욕망을 자극하는 작동 기제가 된다. 이는 뮤지컬의 사회문화적 권력이 생산자 중심에서 소비자 중심으로 개편되고 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뮤지컬 내 문화권력은 명확한 위계가 있다기보다 주체들 간 끊임없는 일탈과 저항 사이에서 새로운 구조가 형성되고 발전한다.

  저자는 본 논문이 ‘공연 소비자들’의 특성에 대한 통찰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유용하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뮤지컬이란 매체가 다른 문화콘텐츠 장르들에 비해 객관적인 데이터가 현저히 부족하다는 점과 연구에서 설정한 소비자의 범위가 마니아 관객으로 치우쳐져 있다는 점, 그리고 문화권력의 변화를 사후 검증하는데 그친 점을 지적하고 추가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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