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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소묘] 돼지열병의 특징과 발병 이후 대책
돼지열병과 양돈 농가 생존권
[210호] 2019년 11월 11일 (월) 김유용 서울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교수
   
  △ 사진출처 : shutterstock  

   2018년 8월 중국에서 발병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africa swine fever)이 지난 9월 16일 경기도 파주의 양돈장에서 발병되었다. 많은 전문가는 2019년 3월 북한에서 발병한 ASF가 DMZ를 넘어 유입되는 것에 대해 특별한 방역체계나 차단방역 시스템을 구축하지 못한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측하였다. 불행하게도 그 예측이 들어맞았다.

   일반인들이 ASF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일부 비전문가들이 과학적 근거도 없이 ASF에 대한 공포감이나 혐오감을 유발시키는 발언을 마구 쏟아낸 탓이다. 예를 들면 ASF가 공장식 축산의 결과라거나, 돼지고기를 먹으면 사람들도 감염될 수 있다는 식의 잘못된 사실들이 전파되고 있다.

   돼지에서 ASF가 발생한 것과 마찬가지로, 소에게는 구제역, 브루셀라, 우역 등의 무서운 질병이 있고 닭, 오리 등의 가금류에도 조류인플루엔자(AI, avian influenza)가 있다. 이와 같은 질병이 발견되면 현재까지 백신이나 치료약이 없으므로 다른 가축들에게 전파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가축을 안락사시킨다. 동물에게만 이런 질병이 있는 것은 아니고, 장미과에 해당하는 사과, 배, 앵두, 자두 등의 작물에도 화상병(Fire blight)이 있다. 불치병이자 전염성이 있는 화상병이 발생할 경우 해당 작물을 태워 땅속에 매몰하여 처리한다. 인간의 경우 잘 알려진 에볼라(Ebola), 메르스(MERS), 에이즈(AIDS) 등의 질병이 발생되면 전 세계적으로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는다.

   그렇다면 이 같은 질병이 일부 동물보호단체에서 주장하는 공장식 축산에서 발원된 질병인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ASF, 에볼라, 메르스, 에이즈 등의 질병이 공장식 축산에 전혀 없는 아프리카 중부의 열대우림지역에서 발병한 것을 생각한다면 대규모 축산과 질병의 발생은 전혀 관계가 없다.

   특히 작년 8월 중국에서 발병한 ASF가 불과 8개월 만에 중국 전역으로 급속하게 전파된 주요 원인 중 하나는 50두 이하를 사육하는 소규모 양돈장(backyard farm) 때문이었다. 이는 역학조사에서도 증명되었는데, 중국에는 소규모 양돈장이 전체 농가의 약 32%나 되고, 양돈장의 차단방역장치가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탓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DMZ 부근에서 발병한 ASF가 우리나라 전역으로 확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강화도의 돼지를 모두 안락사시켰다. 또한 파주, 연천 내 ASF가 발병한 농장으로부터 반경 10km 내의 어미 돼지들까지 안락사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전역의 양돈장으로 ASF가 퍼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처럼 강력한 조처를 하는 것을 이해는 하지만, 정부 정책에서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다.

   우선 양돈 농가들의 생존권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정부 정책에 의해 돼지들을 예방적으로 안락사시킬 경우 해당 농장은 ASF의 생존 가능성 때문에 1년 이내로 재입식하기 어려울 것이라 주장한다. 해당 농장은 재입식하지 못한 기간 동안 정부나 금융기관에서 차용한 자금에 대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하고 파산할 위험이 있다. 그렇다면 양돈 농가들의 생존권 보호 차원에서 재입식하지 못하는 기간과 이후 양돈장이 정상운영이 되기까지의 기간 동안 정부가 나서야 되지 않겠는가? 즉, 정부는 농가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해당 기간의 차입금 이자 보조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 다른 문제는 돼지를 안락사 시킨 양돈 농가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경우 갑자기 일자리를 잃게 된다. 결국 이들은 전국적으로 흩어질 가능성이 있기에 ASF 확산의 또 다른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이들이 당분간 농가에 머물러 있도록 약 3개월 정도의 최저임금을 지원해주는 방안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ASF 확산에 따른 정부 재원의 막대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는 측면에서 요긴한 정책이 될 것이다.

   끝으로 ASF의 광풍이 DMZ 접경지역에서 종료되고 더 이상 확산되지 않길 간절히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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