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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인 시선] 연구생활과 복지제도
[210호] 2019년 11월 11일 (월) 정태현 편집위원

   올해 석사 과정을 마친 한 선배는 수료와 동시에 기자로 취업했다. 여러 사정이 있었겠지만 갚아야 할 학자금대출이 그 이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비단 그 선배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취업한 또래의 친구들과 다르게 등록금을 내며 2년가량 배움을 이어간 대학원생들이 한번쯤 해봤을 걱정일 것이다. 학업 연구를 과연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한국장학재단의 ‘지자체 이자지원 사업’을 소개하고 싶다. 이로써 학자금대출 이자지원 대상을 기존 대학생에서 대학원생까지 확대한 지자체들이 생겨났다. 지자체들은 학교 소재지보다 본인 혹은 직계존속의 주민등록주소를 기준으로 대상을 선정한다. 대학원생까지 대상에 포함한 지자체로는 경기도, 경상남도, 제주특별자치도, 광주광역시, 전주시, 성남시, 통영시가 있다.

   본 사업과 연관된 ‘학자금대출 제도’는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하고 대출 기간 동안 원리금을 분리하여 상환하는 제도로 2.2%의 고정금리를 채택하고 있다. 동국대학교 홈페이지에 게재된 공시정보에 따르면 올해 1학기 일반대학원 평균 등록금은 553만 원이다. 이자지원 사업을 통해 한 학기당 12만 원의 혜택을 얻을 수 있게 됐다. 3-4권의 전공 책과 읽고 싶은 책 1-2권을 구매할 정도의 금액이다. 교재로 나가는 체감비용을 생각하면 적지 않은 금액이다. 학자금대출 중인 원우들에겐 분명 소중한 혜택이다.

   그럼에도 여전히 아쉬운 면이 있다. 학자금대출 제도에는 크게 ‘취업 후 상환’, ‘일반 상환’이 존재하지만, 대학원생은 일반 상환 제도만 이용할 수 있다. 해당 제도는 말 그대로 취업 후 대출금을 상환하기 때문에 학생 입장에서 부담을 덜 수 있다. 이에 대해 한국장학재단 고객지원부 담당자는 “대학원생의 경우 학업과 일을 병행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대학생과 다른 기준을 두었다”고 말했다.

   내가 다니는 일반대학원의 경우 수업이 저녁보다 주로 오전, 오후에 배정되며, 직업을 갖고 학업을 병행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시간제 학생이나 특수대학원이 존재하는 것처럼, 전일제 학생이나 일반대학원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기준을 전자에만 맞춰 혜택을 제한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이 든다. 학생들의 생활안정을 위한 제도인 만큼 소외되는 지점들이 없도록 노력해야 한다.

   동국대학교에 한정된 이야기지만, 올해 1학기 기준 학자금대출 학생 이용비율은 대학원생이 20%가량으로 5명 중 1명꼴이라 볼 수 있다. 여유가 있어 대학원에 왔다고 보기는 힘들 것이다. 대학원생들을 세밀히 분류할 수 있다면, 그리고 전업 대학원생들만이라도 취업 후 상환 제도의 지원 대상에 포함한다면 큰 보탬이 될 것이다.

   학부를 다닐 때 ‘국가장학금’ 제도가 활성화되었다. 학교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으며, 아직까지 감사하고 있다. 국가장학금이 없었다면 지금의 대학원 생활을 꿈꾸지 못했을 것이다. ‘연구’를 지원하는 제도도 당연히 필요하지만, 연구생활을 ‘지속’할 수 있게 지원하는 제도가 없다면 그 의미가 퇴색될 수 있음을 느꼈다. 경쟁이 과열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대학원에 대한 기회비용은 점점 커져간다. 학자금대출을 받지 않은 나도, 석사 2학차를 절반 가까이 보내고 있는 시점에 연구 활동을 언제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대학원 입학을 결정한 뒤, 관련 분야를 연구하고 앞선 연구자의 업적에 개선된 결과를 도출하리라, 꿈꾸며 상상했던 모습은 현실 앞에 쓸쓸해져 간다.

   기자가 된 선배에게 연락이 왔다. 선배는 오랜 연구자의 길에서 벗어나 현재는 실무 생활을 하고 있는 평론가 선생님에게 조언을 구하자고 했다. 스산해져 가는 꿈과 현실을 경험한 자로서 선생님은 뭐라고 이야기해줄까. 내 연구생활을 지속시킬 원동력은 아직까지는 ‘특정 제도’가 아닌 동료들과 고단함을 나누는 ‘대화’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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