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9.11.12 화 15:32
인기검색어 : 등록금 인상, ,
신문사소개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문화 > 시가 있는 풍경
     
[시가 있는 풍경] 바다 보기
[210호] 2019년 11월 11일 (월) 김상혁 시인
   
  △ 사진출처 : shutterstock  

나는 죽어가는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지금껏 죽음을 선택하지 않은 사람으로서 절벽에 서서 바다를 보기로 결심한 사람 그리하여

산으로 빠지는 길 집으로 돌아가는 길 다 지나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겁쟁이로 살다가 겁쟁이로 죽어가는 사람으로서 평생 다른 겁쟁이들을 증오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가령 여기까지 오는 길 지갑을 주웠는데 정말 아무도 없었는데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착하게 살기로 마음먹은 사람으로서 여기까지 도달한 수고와 노력이 아까워 계속 가보기로 결정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무슨 일이 있어도 폭력은 안 돼 살인은 절대로 안 돼 그리고 우체통에 지갑을 넣어야 한다는 조바심에 정작 바다에 집중하지 못하는 사람으로서

지금껏 그렇게 살았으며 그렇게 죽어가는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바다 앞에 멈추어 있는 사람 거기 잠시 멈추어서 자기 마음을 감추지 않으면 사랑도 건강도 곧 잃어버리는 사람으로서

늦잠 때문에 친구를 잃었고 바빠서 사랑에 실패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가령 사람은 어차피 혼자라는 생각이 편했다 누구나 변한다는 생각이 편했는데 그리 편하게 살아오지 못한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벌써 내려갈 일을 염려하는 사람 하지만 어떻게든 시간을 내서 바다에 왔고 나는 죽어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빠져있는 사람으로서 바다를 바라본다

<시인 소개>

2009년 『세계의문학』등단.

시집『이 집에서 슬픔은 안 된다』,『다만 이야기가 남았네』등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윤성이 | 편집인 : 김대욱 | 편집장 : 김태환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