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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생으로 살아간다는 것] 연구의 효용
[209호] 2019년 09월 23일 (월) 전솔비 문화연구자

   ‘연구의 효용’ 이라는 말은 연구 결과물이 반드시 돈이 되어야 한다는 그런 단순한 의미는 아니다. 물론 결과물이 나오기까지 그 과정 속에는 돈으로 정확히 환산할 수 없는 수많은 시간과 노동이 들어가며 그것이 책의 형태로든 혹은 직업의 형태로든 연구자에게 대가를 가져다 줄 수 있다면 잘된 일이다. 하지만 이 지면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연구의 효용이란 실질적으로 연구자가 선택한 연구 주제나 연구 질문이 과연 어떠한 현실적인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에 닿아있다. ‘과연 연구 결과가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가’, ‘이론과 실천은 어떻게 함께 갈 수 있는가’, ‘아카데믹한 영역에서 나오는 것들이 어떻게 다시 사회로 순환하며 그것이 어떤 현실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가’ 이러한 질문들은 연구자라면 고민해야 할 본질적인 문제의식일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연구의 효용에 대한 관심은 자연스럽게 연구방법론과 연구결과물에 대한 고민으로 연결된다.

   보통 연구방법론을 다루는 다수의 교재들은 연구의 결과물을 꼭 논문의 형태로 쓸 필요는 없다고 말하며, 마지막 장에 시각적 결과물에 대한 논의를 소개한다. 이렇듯 방법론에 대한 논의의 끝에 보론처럼 위치한 시각적 연구 결과물에 대한 제언은 그것이 최신의 논의라는 점에서 아직 제도적으로나 학계에서나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암시하면서 동시에 이것이 학계에서 정형화된 논문의 형태로 하지 못하는 연구 주제들을 위한 가능성을 내포하는 듯 보이기도 한다. 나는 이렇게 논문의 틀을 벗어나는 결과물의 다양성이 연구 결과의 수행성 및 성찰성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고 믿지만 연구의 결과물을 글이 아닌 이미지의 형태, 혹은 더 모호한 프로젝트의 형태로 제출하는 것이 학계 내에 받아들여지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공동 글쓰기나 창의적인 글쓰기처럼 ‘글’의 영역에서조차도 기존의 관행과 어긋나는 방식에 대한 반감이 존재하며 글과 말을 넘어 ‘이미지’의 영역 전반에 걸친 연구의 다양한 결과물에 대한 논의는 기존의 제도권 학계 내에서 쉽지 않은 인정투쟁을 거쳐야 할 것이다.

   이미 다수의 연구자들은 제도권 내외에서의 글쓰기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현재 학계에는 글쓰기의 관행화와 제도적 제약에 대한 고민과 과연 연구자의 글쓰기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 그리고 이것을 기존의 제도권 내에서 어떠한 전략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에 대한 대안의 탐구가 공존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놓여있다. ‘어떻게 쓸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불완전한 현실 속에서 ‘어떻게 보여줄 것인가’는 더 어려운 문제이다. 하지만 그것이 어렵다고 해서 회의적인 태도를 취하거나 그것을 사유하고 개발해야 할 우리의 책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라고 말하고 싶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설명하기 어려운 새로운 연구 대상에 대한 관심과 그것을 표현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론에 대한 탐구의 움직임은 불가능해 보이는 가능성을 함께 사유하는 동료들을 새로운 집단의 주체로 호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러한 부름의 연쇄 속에서 분명 시각적 결과물 또한 제도화와 학제화가 공존할 수 있는 새로운 자리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그 과정 속에서 나타날 무수히 많은 변칙적이고 비학제적이며 발칙한 연구 결과물들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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