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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강사법은 있는가
[208호] 2019년 05월 13일 (월) 대학원 신문사

   강사법은 있는데 강사가 사라지고 있다. 강사가 줄어들면서 대학 내 개설된 교과목의 수도 줄어드는 중이다. 교과목수를 줄이는 것만으로도 감당이 안 돼 전임교수가 맡아야 할 강의시수가 늘어난다. 이에 따라 수업의 질이 하향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게다가 교과목의 수가 줄었기에 학생들의 선택 폭이 줄어든다. 시간강사에게 교원 지위와 임용 기간을 부여, 보장하고 방학 중에도 급여를 지불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가 무색하게 강사법은 대학구성원과 학문후속세대에게 진통을 야기하고 있다. 오는 8월 1일 강사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이 진통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강사법의 취지는 옳다. 시간강사의 열악한 처우는 반드시 개선되어야 한다. 그러나 강사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이미 전국 7만 5천여 명의 시간강사 중 무려 2만여 명의 시간강사가 해고된 것으로 추산된다. 개선의 방도는 구조와 법에도 있지만, 재정에도 있다. 재정을 확보하지 않은 채 시행되는 구조조정과 법은 지금과 같은 부작용을 야기한다. 비정규교수 노동조합에 따르면 강사법을 온전히 시행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연간 약 2,000억 원이 필요한데, 올해 책정된 교육부 예산은 288억이다. 여기에 대학의 예산 또한 투입되어야 할 것이지만, 애초에 대학 예산은 자율적으로 운영되고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는 실정이다.

   기존 강사료는 대학 재정의 약 2~3% 정도로 추정되지만, 대학등록금 동결 및 인하에 대한 사회적 요구나 학생 수 감소 현상을 보면 대학의 재정적 상황이 좋다고만은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또 벌써부터 대학들 이 강사 대량해고와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을 보면 강사법에 대한 대학의 반응은 매우 부정적이라 할 수 있다.

   강사법 시행은 결국 대학본부만의 재정적 존립 문제로 직결되는 것처럼 보인다. 이 문제에서 정작 시간강사의 생존 및 생계문제가 소외될뿐더러 학문후속세대의 배양, 학생들의 교육환경, 교원들의 연구·강의환경 등 복잡다단한 삶의 실재들이 재정의 문제로만 환원되어 간다. 오늘날의 대학이란 고등교육을 베푸는 교육기관이라는 사전적 의미와는 달리 많은 부분 취업학교의 성격을 띠게 되었지만, 강사법 시행으로 야기된 일련의 현상들은 이와 같은 대학의 민낯, 정부의 무책임함을 더욱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공부하는 대학원생, 즉 학문후속세대들이 있다. 강사법이 시행되면 학문후속세대의 존속도 위협받는다. 강사법은 연구 또는 강의 경력이 2년 이상이면 강사채용에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한다. 그러나 채용 기준이 아직 불분명한데다가 대학원을 갓 수료하거나 졸업한 신진연구자들의 실적은 경력이 있는 강사들에 비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자신의 전문분야를 연구하고 강의하며 개진하려는 학문후속세대를 위한 보호장치가 필요하지만, 강사법은 이처럼 세세한 것까지 포괄하지는 못한 실정이다. 이에 대학원생노조는 신규 채용과 경력 채용을 구분해서 채용하자는 ‘신규채용강사 강의 쿼터제’를 도입하자고 주장했지만, 강사법에 반영될지 미지수다. 지금 여기의 강사법은 도대체 누구를 위한 법인가. 이 부조리가 여과 없이 들이닥친다면, 강사법은 그 누구도 위하지 못하는 악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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