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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전주국제영화제를 즐기는 방법
영화제와 식도락
[208호] 2019년 05월 13일 (월) 김태환 편집위원

 

   
  △ 전일갑오(왼쪽), 중앙시장 진미집(오른쪽)  

전주국제영화제는 굳이 시간내어서라도 가볼 만한 영화제이다. 여기서 방점은 ‘영화’보다는 ‘전주’에 더 강하게 찍혀있다. 사실 영화제에서 좋은 영화를 만나기는 참 어렵다. 감독과 제목, 시놉시스 정도의 정보만 보고서 감에 의존해 영화를 선택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좋은 영화를 많이 보고 싶다는 사람에게는 영화제 참석을 추천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꼭 좋은 영화를 봐야겠다고 한다면, ‘단편경쟁’ 섹션을 선택하길 권유한다. 한 자리에서 여러 편의 영화를 볼 수 있는 만큼 좋은 영화를 만날 확률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보고 싶다는 욕망보다는 어떤 영화든 기꺼이 포기할 수 있다는 체념의 태도가 영화제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영화를 포기해야한다면 어떻게 영화제를 즐겨야하는가? 우선 오밀조밀한 전주 객사길 자체를 즐겨야 한다. 하루 3~4편의 영화를 몰아서 보려고 욕심내다보면 1~2편의 영화는 졸면서 보기 십상이다. 이 시간에 객사길을 정처없이 걷거나, 혹은 객사길의 카페에 앉아 느긋하게 사람구경을 하는 것이 낫다. 영화제 기간 동안에는 국내의 많은 영화인들이 이 고즈넉한 전주 객사길에 모이는 만큼 사람구경을 하는 맛이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전주의 먹거리를 찾아 나서는 일이다. 전주하면 흔히 전주비빔밥을 쉽게 떠올리나, 정작 현지인들은 그 비빔밥집들을 잘 찾지 않는다. 비빔밥이 한 그릇에 1만 원을 쉽게 넘나드니 그 집들은 늘 관광객 손님이 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비빔밥은 논외로 하고, 전주의 맛 집들을 추천하자면 가장 먼저 ‘전일갑오’를 꼽겠다. ‘전일갑오’는 전주 특유의 문화인 ‘가맥집’ 중 손꼽히는 곳이다. 가맥집이란 ‘가게맥주집’의 줄임말로, 간단한 안주와 함께 술을 먹을 수 있는 슈퍼마켓이다. 그러나 이 안주의 맛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잘 건조한 황태를 야무지게 두들겨 패고 바싹 구운 뒤 특제소스에 찍어먹는다. 질긴 건어 물을 상상해서는 안 된다. 전일갑오의 황태는 입 안에서 기분 좋게 바삭거리다 이내 혀에서 녹아내리는데, 이 식감에 놀라다보면 어느새 고소한 맛 이 입안에 그득하게 자리 잡는다. 그 뒤 맥주 한 모 금을 마시면 입안이 깔끔해져서 다시 황태를 집어 먹게 되는 과정이 반복된다.

   다음 추천할 곳은 중앙시장의 ‘진미집’이다. 영화제의 분위기에 젖어 새벽까지 술을 마시고 싶은 사람이라면 꼭 가볼만한 곳이다. 연탄불에 잘 양념된 돼지고기를 구워내는데, 이를 김밥과 함께 상추에 싸서 먹는다. 김밥의 감칠맛이 돼지불고기와 오묘하게 어우러지면서 그 불향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알싸한 마늘 한쪽을 함께 싸먹어도 좋다. 여기에 전북 지역 소주인 하이트를 곁들이면 제격이다. 불고기 1인분에 8000원으로 가격도 아주 싼 편이다.

   처음 전주영화제에 방문했을 땐, 이 맛있는 음식과 술을 사정없이 들이켜 대다가 다음 날 영화를 두 번이나 놓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생각해보면 썩 아쉽지만은 않다. 이제는 ‘먹기 위해’ 영화제를 찾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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