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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교수’라는 직업이 안정적이라고 보십니까?
[135호] 2006년 09월 04일 (월) 박우성 편집위원 jaime0323@hanmail.net

교수’라는 안정적인 직업

지금 이 글을 쓰고 또 읽고 있는 우리 그러니까 대학원에 재학 중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어떤 것이 있다. ‘교수’라는 직함이 그것이다. 한국사회에서 교수라는 직함은 실로 대단하다. 우선 연봉부터가 여타의 직업과 비교할 개재가 못된다. 게다가 그 어떤 누구도 무시하지 못할 사회적 명성이 뒤따른다.

눈치껏 연구실을 전전하던 비참한 생활을 청산하고 자신의 명패가 걸린 쾌적한 공간에서 연구에만 매진할 수 있음도 물론이다. IMF 이후 직업 선택의 척도가 안정성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렇다. 그 어떤 직종보다도 ‘교수’는 안정적이다. 거칠게 말해 추악한 작태만 보이지 않는다면 ‘교수’라는 직함은 보전된다.

그렇다. 그 어떤 직종보다도 ‘교수’는 안정적이다. 거칠게 말해 추악한 작태만 보이지 않는다면 ‘교수’라는 직함은 보전된다는 게 일반의 생각이다.

‘양심과 소신을 실천에 옮긴것도 죄인가

그러나 현재 한국대학사회의 단면을 살펴보면 교수라는 직종을 마냥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얼마 전 강남대학교(총장=윤신일) 이찬수 교수가 해직되었다. 이웃 종교를 존중하고 재단의 교리인 개신교의 정통에서 벗어났다는 이유에서였다.

잘 알지는 못하지만, 개신교라는 종교가 ‘이웃을 존경해서는 안 된다’는 격언을 설파할리 만무할 것인데 이웃 종교를 존중했다고 그 사람을 내쫓다니,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

이런 상황을 굳이 다른 학교의 사건까지 끌어들이면서 설명할 필요도 없다. 아시다시피 본교 사회학과 강정구 교수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직위해제 통보를 받아야만 했다. 이분법적 사유를 즐기는 일부 수구 언론의 논리와 그 어떤 법적 효력도 발언권도 없는 상공회의소의 망언에 재단과 학교가 속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분명한 사실은 이 두 선생 중 어느 누구도 ‘교수’라는 직함에서 물러날 정도의 추악한 작태를 보인 적이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다. 재단이나 외부의 압박에 개의치 않고 다만 학자로서의 양심과 소신을 실천으로 옮긴 것뿐이다. 양심과 소신을 실천에 옮기는 중인 또 다른 지성인에게 이제 어떤 유형의 칼날이 들이닥칠 지 사뭇 두렵기까지 하다.

분명한 사실은 이 두 교수 중 어느 누구도 ‘교수’라는 직함에서 물러날 정도의 추악한 작태를 보인 적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오히려 상황은 정반대다. 재단이나 외부의 압박에 개의치 않고 다만 학자로서의 양심과 소신을 실천으로 옮긴 것뿐이다. 양심과 소신을 실천에 옮기는 중인 또 다른 지성인에게 이제 어떤 유형의 칼날이 들이닥칠 지 사뭇 두렵기까지 하다.

만학도의 꿈을 담보로 한 추악한 사기행각

최근 서울디지털대학교(총장=조백제) 문예창작학부 이명원 교수가 재단의 비리를 칼럼에 실어 그 불온성을 발성했다는 이유로 재임용에서 탈락됐다. 교육부 감사 결과 실제로 이 대학은 인가기준에 훨씬 미달했을 뿐만 아니라 등록금 담보제공과 교비 횡령도 일삼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교수가 칼럼을 통해 제기한 재단의 비리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던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디지털대학은 교육부 감사에 따른 조치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인가 자체가 취소될 수도 있다는 통보를 받기까지 했다.

디지털대학 이명원 교수를 직접 만나 전해들은 바에 따르면 외부에 드러난 것 말고도 사태의 심각성은 상상을 초월한다. 신사동 디지털대학을 들어서는 순간 방문객을 제일 먼저 반기는 것이 하나 있다. 감시카메라가 그것이다. 도난의 위험성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소위 젊음과 자유의 공간이라는 대학건물에 감시카메라가 달려 있다는 사실은 설령 그 필요성을 인정할지라도 우리를 당혹스럽게 만든다. 그러나 이것 말고 더욱더 난감한 사실이 하나 더 있다.

그 동안 그 대학에서 사용되는 모든 컴퓨터는 한 달에 한 번씩 반드시 학교 측이 주관하는 ‘보안검사’라는 것을 받아야만 했다는 것이다. 디지털대학은 육군사관학교의 산하기관인가? 아니면 아주 먼 옛날의 ‘황우석사단’처럼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할 혁신적인 연구결과를 보관 중이기라도 하단 말인가? 그것도 아니라면 ‘보안검사’라는 구시대의 악습을 동원하면서까지 구성원의 입과 귀를 막아야 했던 절박한 이유는 무엇인가? 아니나 다를까 외부인에게 개방되어 학부생의 활발한 활약상을 소개하던 문예창작학부 ‘자유게시판’은 사태가 발생한 직후 재빠르게 차단되어 철저히 통제되고 있는 중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서울디지털대학은 디지털대학이 아니라 ‘폐쇄회로’대학이었던 것이다.

백보를 양보해서 무슨 말 못할 사정이 있겠거니 하고 위의 사실을 억지로라도 이해했다고 치자. 그러나 절대로 이해할 수 없고 이해해서도 안 되는 사안이 남아 있다. 디지털대학과 같은 성격의 대학, 그러니까 소위 원격대학이라고 불리는 대학은, 그 특성상 대부분의 학생이 만학도로 채워질 수밖에 없다.

디지털대학 총장의 인사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실제로 이 대학의 구성원 대부분은 “생활현장에서 재정적인 어려운 환경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야할 시기를 놓친” 만학도이다. 그런 그들이 “대학졸업장에 대한 어리석은 자격지심”을 조금이라도 상쇄시키기 위해 열심히 벌어서 입금한 등록금을 그 철없는 대학재단은 거리낌 없이 유용해버렸다. 이것은 사기행각, 그것도 만학도의 ‘꿈과 희망’을 담보로 한 추악한 사기행각이나 다름없다. 이명원 교수가 부끄러움을 무릎서고 자신이 속해 있는 집단의 추잡한 치부를 드러내야만 했던 것도 정확히 이 지점에 근거한다. 그 역시 앞서의 두 교수처럼 양심과 소신에 따라 행동했고, 그래서 그토록 안정적인 평생직장에서 물러나야만 했던 것이다.

서울디지털대학의 구성원 대부분은 “생활현장에서 재정적인 어려운 환경 때문에 공부를 계속해야할 시기를 놓친” 만학도이다. 대학 재단은, 그런 그들이 “대학졸업장에 대한 어리석은 자격지심”을 없애기 우해 열심히 벌어서 낸 등록금마저도 아무 거리낌 없이 유용했다. 이것은 사기행각, 그것도 만학도의 ‘꿈과 희망’을 담보로 한 추악한 사기행각이다.

안정적 직함과 비판적 지성의 사이에서

불과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병준 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의 ‘논문 표절 의혹’ 때문에 세상이 떠들썩했다. 김병준 전 장관 입장에서 볼 때 그간 힘들게 쌓아온 명성이 일시에 무너져 내리게 되었으니 억울함을 호소하고 싶고도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그는 불명예를 안고 사라지고 말았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가 호소한 억울함의 이면에 다음의 사항이 전제되어 있기 때문이다.

제자가 어렵게 조사한 것을 마치 자기 것인 냥 먼저 사용해 제자에게 누를 끼쳐도 그것이 스승이 누릴 수 있는 특권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다지 문제될 것이 없고, 똑같은 논문을 여기저기에 중복개재해도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을뿐더러 그것이 학계에서 널리 통용되는 관행이었기 때문에 비난받을 개재가 안 된다는 것이다.

여기서 재밌는 것은 스승이라는 특권을 거리낌 없이 누리고 불합리한 관행을 특별한 비판 없이 따르면 비록 운이 좋지 않아 사퇴에 이르긴 했지만 어찌했든 장관의 지위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와는 반대로 우리가 반드시 유의해야 할 것은 스승의 기득권을 포기하고 불합리한 관행을 양심적 소신에 따라 비판하다가는 장관의 지위에 오르기는커녕 길바닥으로 쫓겨나기 십상이라는 것이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이 글을 읽고 있는 우리, 그러니까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우리는 무엇을 꿈꿔야 하는가? 안정적인 직함인가 비판적인 지성인가? 잠을 설쳐서라도 생각해볼 문제다.

박우성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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