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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칼럼] 시간강사의 시간강사법 대처방안
[207호] 2019년 03월 25일 (월) 박 우 성 동국대 영화영상학과 강사/영화평론가

   오는 2학기부터 시행될 고등교육법 개정안, 이른바 ‘시간강사법’은 시간강사의 처우개선과 고용안정을 위한 법이다. 이로써 시간강사는 사대보험에 가입된다. 고용기간은 최소 1년, 최대 3년까지다. 방학에도 급여가 있고 계약종료 시 퇴직금도 지급된다. 여타의 직업인들에게 딱히 새로울 것 없는 이 법은 서류가방을 들고 여기저기 오가고, 매학기 다음 학기 강의 배정으로 노심초사하며, 방학마다 생계를 걱정하는 시간강사들에게 단비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시간강사를 위한다는 법이 시간강사의 대량 해고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관련 논란은 간단한 검색만으로 확인 가능하니 굳이 상술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부질없다는 것을 잘 알지만 시간강사로서 시간강사법을 어떻게 대처할지 잠시 생각해보는 게 어떨까. 
   개정안에 부합하는 시간강사로 채용되는 게 가장 자연스러울 것이다. 그러나 이 당연한 일이 쉽지 않을 것 같다. 대개의 대학들이 시간강사를 아예 채용하지 않거나 극소수만 채용할 것이라는 소식이다. 당신의 채용은 동료 대부분의 실직을 의미한다. 이상한 것은 채용 요건이 오리무중이라는 사실이다. 강의평가? 전문성? 인간관계? 희박한 확률이지만 준비라도 하면 불안이 덜할 터인데 뚜렷한 정보가 없다. 고용안정과 지위향상을 위한 제도가 생산하는 고용불안정과 지위박탈의 미래 앞에서 시간강사가 할 수 있는 대처란 전전긍긍뿐인가.  
   편법의 수혜자가 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겠다. 여러 대학들은 이 법이 제정된다는 소식에 이미 몇 년 전부터 시간강사 채용을 최소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대표적으로 겸임교수 초빙의 확대다. 시간강사 입장에서 겸임교수만 되면 최악은 면할 수 있다. 그것으로 두 세 개의 강의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어불성설이다. 겸임교수란 직업이 있으면서 대학에서 교수 활동도 겸하는 지위를 일컫는다. 이때의 직업 활동은 현장 전문성의 증명이라기보다 사대보험 해결의 증표에 가깝다. 
   대학 입장에서 이 제도는 새로운 법이 강제하는 의무에서 벗어나 재정 부담 없이 강의 배정이 가능한 일종의 묘안이다. 그러나 대학원 졸업 후 비정규직 시간강사로 살아온 게 직장 생활의 전부한 시간강사에게 사대보험 증표 같은 게 있을 리 없다. 인맥을 동원해 위장취업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최근 1년간 ‘급여지급내역서’ 대목에서 길을 잃는다. 이로써 시간강사가 맡았던 강의는, 사대보험 가입이라는 이상한 ‘전문성’ 아래, 강의가 아니더라도 생계가 가능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확률이 높다. 
   혹시나 꼼수로 급여지급내역서를 만들어 대학들이 대거 모집 중인 겸임교수가 됐다고 치자. 이 경우에는 시간강사에게 어울리는 다양한 지원사업과 연구활동을 놓치게 된다. 보험에 가입되는 순간 가령, 한국연구재단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사업들, 즉 박사후국내연수, 학술연구교수, 일반공동연구, 무엇보다 시간강사지원사업 등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몇 과목 배정받아 이백만원도 안 되는 돈을 벌기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급여내역을 조작하는 것, 무엇보다 안정적 연구활동을 포기하는 상황은 그 자체로 비극적이다. 
   이것들 외에 어떤 대처가 가능할까? 방안을 생각해봤지만 더 막막해지기만 한다. 법을 만든 국회는 방관하고 있다. 시간강사 단체와의 합의 결과라며 법 통과 이후 벌어지는 일들에 모르쇠로 일관 중이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 법 시행 후 각 대학의 시간강사 고용 현황을 파악하고 후속 조치를 하겠다지만, 이미 발생 중인 대량해고 사태에는 침묵 중이다. 대학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재정난을 강조하며 강좌 수를 대폭 줄이는 식으로 시간강사의 필요성 자체를 최소화하는 중이다. 
   나는 시간강사다. 이 세 주체의 입장들은 나름 수긍할 만하다. 그러나 한가하고 매정해 보인다. 당장 몇 개 되지도 않는 강의조차 사라져버린, 나를 포함한 내 동료들의 생존에 무관심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남은 대처는 하나밖에 없게 된다. 시간강사를 그만두는 것. 처지를 비관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어느 시간강사의 비극이 시간강사법의 계기였다는 사실을 모두들 잊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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