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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회를 말하다] ‘20대 남성보수화’와 ‘공정세대’라는 잘못된 프레임
청년세대의 불만을 읽지 못하는 기성세대
[207호] 2019년 03월 25일 (월) 김창인 청년지식공동체 청년담론 대표
   
  △ 사진출처 : pixabay  

   ‘20대 남성 보수화’와 ‘공정세대’. 요새 청년세대를 지칭하는 대표적인 표현들이다. 하나는 청년들을 힐난하는 용도로 쓰이며, 다른 하나는 긍정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청년들을 둘러싼 프레임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싶다.
   먼저 ‘20대 남성보수화’는 말 그대로 20대 남성들이 보수화되었고,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가 매우 흥미롭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20대 남성들의 지지율이 떨어졌고, 이는 페미니즘 물결에 대한 반발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를 지지하지 않는 것이 왜 ‘보수’인지 알 수 없고, 문재인 정부와 페미니즘이 무슨 연관성이 있는지 또한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이러한 분석은 어디서 비롯되었을까? 어떠한 주장을 살펴보기 위해선, 이 주장이 ‘누구’의 ‘어떤 의도’에서 출발한 것인지 찾아봐야 한다. 단적으로 말하면, ‘20대 남성 보수화’라는 주장은 한때 ‘20대 개새끼론’을 들고 나왔던 386세대의 ‘청년세대 탓하기’가 다른 얼굴로 다시 등장한 것에 불과하다.
   암흑의 10년이라고 불리는 MB-박근혜 정권 당시, 386세대들은 분통이 터졌다. 자신들이 일구어낸 민주화라는 성과가 왜 이렇게 처참히 무너졌는지, 그들은 납득할 수 없었다. 386세대는 6월 항쟁을 통해 군부독재를 몰아냈고, 역사상 최초로 여야교체를 선거로 이루어냈으며, 정치적 동지인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이들의 정치적 성과에 비해 현실에서 변화는 미미했다. 노무현 정권이 코너에 몰리면서 대중들은 더 이상 386세대의 정치 이상을 신뢰하지 않았다. 그리고 이들은 곧 정권을 빼앗겼다. 386은 남 탓을 하기 시작했다. 바로 ‘청년세대’가 이 모든 문제의 원인이라는 분석이었다.
   “요즘 청년들은 청년답지 않다. 세상이 부조리하고, 사회가 정의롭지 않은데 정치에 도통 관심이 없다. 심지어 투표율도 낮다. 힘들다고 투정만 부릴 줄 알지 자신들의 권리를 위해 싸울 줄 모른다. 자신들이 청년이던 시절에는 지금보다 더 힘들었지만 민주화를 위해 투쟁했는데, 요즘 청년들은 자기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군상들이다.” 이른바 ‘20대 개새끼론’이다. ‘20대 개새끼론’은 작금의 한국사회를 만든 장본인들이 그 책임을 청년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이 최근 문재인 정부 지지율 하락이라는 국면에서 다시금 등장한 것이 ‘20대 남성 보수화’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386세대가 말하는 변화와 지금의 청년세대가 원하는 변화는 다르다. 그래서 동의하지 않는 것뿐인데, 이를 ‘보수화’라고 지칭하는 것은 부당하다.
   이에 비해 ‘공정세대’라는 명칭은 청년들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하는 모양새가 가득하다. 그러나 이 또한 핀트가 잘못되었다. 예를 들어보자. 아버지와 아들이 있는데, 아버지는 평소 아들에게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건너지 말라고 교육하곤 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불만이 있던 아들은 어느 날 아버지가 신호등이 빨간 불일 때 건너는 장면을 목격했다. 이때다 싶었던 아들은 아버지에게 왜 빨간 불에 건너느냐며 핀잔을 주었다. 이런 상황에서 아버지는 아들의 행동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 우리 아들이 준법정신이 뛰어나다며 칭찬해야 할까? 이 사건의 핵심은 아들이 준법정신이 뛰어난 것이 아니라, 아버지에게 불만이 있다는 것이다. 청년세대의 공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어른들은 자신들이 만들어 놓은 규칙을 지키지 않으면서, 왜 우리에게만 지키라고 강요하는 것인가?”라는 항의이다.
   ‘보수화’이든 ‘공정’이든 지금의 청년세대가 보이는 표면적인 반응에 대해서만 다루고 있다. 중요한 것은 그 표면 아래에 있는 이야기다. 사회가 말하는 정상적 삶의 기준을 담고 있는 법과 제도, 관습 전반에 청년세대는 동의하지 않고 있다. 불편하고 거추장스러울 뿐이다. 이에 청년들은 자신들이 가진 불만을 각자의 방식대로 표출하고 있다. 청년세대는 점차 더 다양한 삶의 방식을 요구하고 있지만, 사회는 이를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보수화’되지도 않았고, ‘공정세대’도 아니다. 지금보다 더 나은 사회를 원하고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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