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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동시대의 영화란 무엇인가
넷플릭스 시대의 시네마
[207호] 2019년 03월 25일 (월) 김태환 편집위원
   
  △ <로마>는 넷플릭스가 제작한 영화 중 최초로 베니스 국제영화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작년 칸국제영화제는 베니스·토론토국제영화제에 비해 볼거리가 부족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단순히 말하자면 칸영화제가 넷플릭스 영화를 배제했기 때문일 것이다. 넷플릭스 영화를 배제했다는 것은 그들이 이 플랫폼의 작품들을 영화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이 흥미로운 상황은 한 가지 물음을 야기한다. 지금 여기의, 영화란 무엇인가?
   여기서 영화란 개개의 작품보다는 영화 일반 즉, 시네마를 뜻한다. 영화의 정체성을 묻는 일은 과거 발터 벤야민이 밝혔던 것처럼 어리석은 일일 수 있다. 영화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데만 함몰되면 영화가 세계를 어떻게 바꾸고 있는지를, 즉 동시대적 변화들을 놓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칸영화제의 반응은 이 근본적인 물음을 상기시키게 한다. 그들이 생각하는 영화란, 이미지와 소리뿐만 아니라 극장 공간에서 발생하는 관객의 경험 전체를 일컫는 것 같다. 극장을 벗어난 영화는 정말 영화(Cinema)가 아닌가?
   영화가 극장을 뛰쳐나온 것은 근래의 일이 아니다. 1930년대 미국, 프랑스 등지에서 TV가 등장하면서 극장 내의 이미지, 소리들은 사람들의 거실로, 안방으로 이동하기 시작한다. 이 시기부터 영화와 방송 간의 갈등이 오래도록 지속된다. 1973년에 다큐멘터리 작가인 존 그리어슨은 자신이 벌였던 다큐멘터리 영화 운동을 영국 BBC가 대신한다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으니 그 갈등의 시간들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이와 유사하지만 또 다른 방식으로 ‘영화’와 ‘영화가 아니라고 불리는 어떤 것’ 간의 갈등이 지금 발생하고 있다. 어쩌면 이 갈등은 풍요롭다. 반복되는 이 갈등의 장면에서 영화의 한 가지 성격이 선명해진다. 바로 ‘초-매체성(hyper-mediacy)’이다. ‘초-매체성’이란 매체를 초월하는 성격을 뜻한다. 즉, 영화는 끊임없이 어디론가 옮겨 다니고 확장되고 변이되어 왔다. 내가 극장에서 본 영화를 어느 날 TV나 미술관에서 마주친다면, 그것을 ‘드라마’ 혹은 ‘미술’이라고 부를 것인가?
   그것들을 모두 ‘영화’라고 불러야한다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이제 다시 벤야민으로 돌아오자. 정체를 정확하게 밝히는 것보다 규정되지 않는 것으로서의 본질, ‘변화’를 봐야하고 인정해야한다. 칸영화제는 어디까지나 스스로 ‘칸영화제’를 규정할 수 있을 뿐이지, 그들이 넷플릭스의 작품을 영화가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다.
   사람들은 극장을 벗어난 스마트폰, 거리의 전광판 등 도처에서 최초의 영화가 발생시킨 이미지와 소리를 마주한다. 관객을 묶어놓는 극장좌석의 매듭은 풀렸다. 이미지의 홍수는 인간의 지각 방식을 분산적으로 변화시켰고, 이에 관객은 컴퓨터 모니터에 흘러나오는 영화를 보는 동시에 폰을 통해 SNS를 하기도 한다. 영화는 공간의 차원을 벗어났다. 질 들뢰즈는 『시네마2 : 시간-이미지』에서 “영화의 상태는 상상적 참여가 아닌, 영화관에서 빠져나왔을 때 내리고 있는 비와 같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비는 내 우산을, 내 피부와 옷을 적시는 현실의 사건이다. 결국 영화가 나(관객)에게 영구히 남기는 것은 어떤 사건으로서의 감응이다. 아주 오래전부터 이 감응은 영화관을 빠져나왔다. 그러므로 확실한 것은, 영화는 이미 영화관을 빠져나왔지만 끝없이 나를 따라다닌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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