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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세습 논란, 명문화된 학칙 도입 필요
[206호] 2018년 11월 19일 (월) 대학원 신문사

   이른바 ‘연구 세습’ 논란이 한창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수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국내 4개의 과학기술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지도교수가 학생의 존속이었던 케이스’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KAIST는 2명, GIST에서는 1명의 교수가 자녀와 한 연구실에서 함께 연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KAIST의 경우 아들이 아버지의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급 논문 4편에 공저자로 이름이 올라간 사실이 드러나 크게 논란이 됐다.

   이뿐이 아니다. 세계일보 보도에 따르면 서울대의 한 교수는 자신의 논문에 고등학생인 아들의 이름을 함께 올렸고, 그런 식으로 게재된 논문이 수십 편에 달했다. 그 후 아들은 아버지가 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학과에 입학했다. 동국대도 교수인 아버지가 아들의 박사과정 입학시험에 면접관으로 참여했고, 입학 후 아들은 아버지가 가르친 4과목에서 최고 학점을 받은 정황이 드러난 바 있다. KAIST는 “연구 승계는 외국에도 흔히 있는 일”이라고 해명했으나, 이는 한국 정서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주지하다시피 SCI급 논문은 세계적으로 권위를 인정받는 학술지로 논문을 발표할 경우 취업 시장에서 상당한 스펙이 된다. 또 부모-자식 간 같은 학과/연구실에서 연구를 할 때 자식 쪽이 상당한 특혜를 받을 것이라는 것은 손쉽게 예상이 가능하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지금처럼 촘촘한 경쟁 사회에서 누군가에게 특혜를 준다는 것은 또 다른 누군가의 기회를 박탈하는 일이다. 일부 학생들이 부모가 교수라는 이유만으로 실력 이상의 성과를 누리고 있는 모습은 ‘연구 계승’이 아니라 ‘지식 세습’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문제는 이처럼 교수의 공정한 직무 수행 위반이 의심되는 행동을 사전에 방지할 제대로 된 법적·제도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KAIST의 임직원 행동강령 제2장 공정한 직무수행에 관한 조항을 살펴보면 임직원의 직무관련자가 4촌 이내의 친족인 경우 해당 사실을 총장에게 서면으로 신고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논란이 되었던 교수는 이러한 절차를 밟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행동강령은 학교에서 명기한 대로 ‘윤리적’ 차원의 문제라 지키지 않아도 제척의 사유가 되지 않는다. 유명무실한 규칙인 것이다.

   스승의 연구를 제자가 물려받아 보전(保全)하는 것은 장려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교수인 부모가 제자인 자식에게 세습의 형태로 연구 과정에 특혜를 주고 있다면 그것은 분명 시정되어야 한다. 이는 여타 연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연구 윤리를 훼손시켜 결과적으로 학계의 위기를 초래하는 일이 된다. 관련 당국은 하루빨리 교수의 직무 공정성 및 책무성을 높일 방안을 강구하고 학생(교수 자녀)의 학습권이 제한되지 않는 선에서 연구 세습 논란을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명문화된 학칙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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