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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팔만대장경의 통찰과 4차 산업혁명
불교학과 연구 들여다보기
[206호] 2018년 11월 19일 (월) 이 흥 제 동국대 불교학과 박사과정

   본고는 불교학과에서 진행 중인 ‘팔만대장경의 통찰과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는 글이다.
   팔만대장경은 타임캡슐이다. 인류 지혜의 진화 역사 중 하나의 공간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는 팔만대장경에 대해 너무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지도 모른다. 기억을 떠올려보면 초등학교시절부터 정말 귀가 따갑도록 들었다. 그러나 한편 늘 궁금했다. 팔만대장경의 8만4천 법문은 무엇인지. 그 속에는 어떠한 사유체계가 담겨져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지금, 여기”에 서있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삼라만상은 무상(無常)을 본질로 하여 제법무아(諸法無我)의 관점에서 스스로를 끊임없이 변모시키며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 산업혁명이후 인류세계가 발전시켜온 과학과 산업세계도 예외가 아니다. 산업세계는 지속적인 혁신과 창의적 발상을 DNA로 삼아 혁신적 변화 자체를 지속시켜왔다. 변화하지 않는 유일한 진리는 “변화 그 자체”라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이처럼 산업혁명이 인간의 삶을 개선시키고 편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도구나 수단 등의 물리적인 방향에서 해결방안을 찾아왔다고 볼 수 있다면, 이와는 달리, 불교는 인간의 고뇌와 번뇌를 해결하기 위해 정신적 측면에서 해결책을 제시해 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변화와 혁신의 아이콘, 즉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과 팔만대장경의 사유체계, 즉 원융(圓融)·중도(中道) 사상과는 ‘서로 현재에 머무르지 않는다.’는 특성을 공유하고 있음을 목도(目睹)하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 연구는 팔만대장경의 사유체계와 4차 산업혁명이 상통함을 제시하면서, 팔만대장경의 사유체계가 현대사회 주요 현상들에 대한 이해의 폭과 깊이를 심화확대 시키는데 있어 이미 주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제시하고자 한다.
   4차 산업혁명과 불교는 규범적 이론에 입각한 인간이 아닌, 현상계를 살아가는 실제적인 그리고 실존적인 인간을 탐구의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일치한다. 불교는 ‘분별’이라는 프레임 속에 갇혀 휘둘리며 현실을 살아가는 인간의 사고 및 의사결정 체계를 문제로 삼고 있다. 이러한 분별성향을 유발시키는 탐(貪)·진(瞋)·치(癡)의 3독은 “욕망·감정·이성”으로 대표되는 인간의 뇌구조를 상징한다.
   인간은 ‘색수상행식(色受想行識)’의 오음(五陰)의 한계에 갇힌 채 ‘다미차별(多味差別)의 번뇌 데이타’를 대량생산시키는 존재로 규정될 수 있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은 ICT(Infomation & Communication Technologies)를 활용하여 인간의 뇌 즉 “욕망·감정·이성”이 현상세계에서 분별·편향적 의사결정과정을 통해 빚어내는 무량한 분별을 ‘0(zero)과 1(one)’이라는 컴퓨터 언어로 코딩(coding)하여 결집, 융합한다. 한계를 가진 인간이 만들어 내는 분별로 발현되는 번뇌 데이터와 일치한다.
   그렇다면, 어떠한 해결책을 제시하는가? 4차 산업혁명과 불교의 원융·중도사상은 오음의 한계로 인해 빚어지는 인간의 분별적 행태의 결과를 무가치한 것으로 간주하지 않는다. 버림과 배제의 대상이 아니라 오히려 창조적 파괴와 역발상의 원천으로 재해석하는 지혜를 발휘한다. ‘번뇌즉보리(煩惱卽菩提)’, ‘일념삼천(一念三千)’, ‘일즉다다즉일(一卽多多卽一)’ 등의 원융적 사고를 통해 불각(佛覺)의 계기로 재탄생시킨다.
   한편, 4차 산업혁명은 인간의 뇌가 가지고 있는 파충류적·포유류적·영장류적 한계로 인해 빚어지는 분별적 사고의 오류를 오히려 인간문제 해결의 강력한 창의적 도구이자 소중한 자원(Source)으로 재평가한다. 맥락의 전환이다. 이 점에서 서로 일치한다.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결을 예를 본 연구에 대한 비유로 사용할 수 있겠다. 2016년 구글의 AI 알파고는 이세돌과의 대결 4차전 4국 78수에서 통한의 일격을 당한다. 그러나 그것은 알파고의 번뇌가 아니라 그토록 얻고자 했던 궁극의 수, 보리의 깨달음이었다. 해서, 2017년 알파고는 바둑의 세계 1위 커제를 완패시킨 후 마침내 68승 그리고 유일한 1패로 하산한 것이다. 팔만대장경의 사유체계와 4차 산업혁명은 서로를 포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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