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18.10.1 월 12:39
인기검색어 : 논문표절, 조교 문제, 등록금 인상
신문사소개 | 기사제보 | 광고안내 | 호수별 기사보기
> 뉴스 > 오피니언 > 사설
     
[사설] 부실학회 근절, 연구 자율성부터 보장해야
[205호] 2018년 10월 01일 (월) 대학원 신문

   지난 7월, MBC와 뉴스타파가 공동 취재한 ‘가짜학회’ 문제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가장 문제가 된 단체는 ‘세계 최대 해적 학회’인 ‘와셋(WASET)’과 ‘세계 최대 해적 학술지 출판사’인 ‘오믹스(OMICS)’다.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 학술단체들은 학술대회를 빙자한 ‘발표자 원맨쇼’를 진행한 뒤 우수 논문상을 시상하는가 하면, 검증과정(동료평가)을 거치지 않은 논문을 출판하여 학계를 기만하였다. 최근 5년 간 국내 연구자들 중 1300여 명이 이러한 해외 가짜학회에 참여했으며, 가짜학회로 의심되는 저널은 지금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한다.

   정부는 곪아터져 나온 학계의 연구윤리 문제에 유감을 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연구기관에 대한 조사 결과를 토대로 과제 정밀정산 및 연구비 환수, 참여제한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벌백계의 원칙”으로 관련자들을 조사·검증하고 법적 제재를 가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사태를 통해 가짜학회로 낙인찍힌 와셋과 오믹스 관련자들이 불이익을 받을 것이 확실해 보인다. 유사 학술단체들은 우리의 학문적 전통을 무너뜨릴 뿐 아니라 국가 예산을 갉아먹는다는 점에서 이는 응당 옳은 조치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궁금한 것은 제2, 제3의 와셋/오믹스를 어떻게 걸러낼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다. <중앙대학원신문>에 실린 고부응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소위 ‘진짜’ 학술대회를 주관하는 유명 학회에서도 까다로운 심사과정 없이 발표용 논문을 통과시킨다. 실제로 학술대회 주최 측이 하는 일은 고작 프로그램 일정과 시간표를 짜는 정도에 불과하다. 고 교수는 ‘와셋 학술대회에서 활발한 지적 토론이 없었다’는 뉴스타파의 주장에 ‘학술대회에 참가해본 사람이라면 발표 논문에 대해 진지하게 토론할만한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나 알 것’이라고 응수한다.

   ‘와셋의 진짜 잘못은 기득권이 있는 기존의 학문 조직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지 않은 데 있다’는 고 교수의 주장은 다소 과격한 측면이 있어 보이지만, 학회의 진위를 판단하는 일이 매우 까다롭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할 것이다. 학술지도 다르지 않다. 대부분의 학술지에서는 ‘동료평가’라는 제도를 도입하고 있는데, 이 동료평가의 공정성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다.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의 이해관계, 학계 내에서 피평가자의 평판 등 정치적 요인들이 개입할 뿐만 아니라, 연구 분야와 방법론의 주류성 등 다양한 이유로 학술지 게재의 가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연구의 내재적 가치를 제대로 평가할 방법은 무엇일까. 일률적인 평가 기준 아래에서 ‘진짜’ 학문으로 인정받는 연구만이 좋은 연구인가. 정부의 “일벌백계의 원칙”에는 물론 동의한다. 그러나 학술단체들을 감시할 방법을 찾는 문제에 있어서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연구 단체에 외부적인 제재를 가할 경우 또 다른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율성이 확보되지 않은 연구 환경에서는 창의적인 성과물을 기대하기 어렵다. 부실학회를 몰아내기 위해 필요한 것은 진짜/가짜를 판별하는 기준이 아니라, 실적에 연연하지 않고 연구에 몰입할 수 있도록 연구 자율성을 보장하는 것이다.

ⓒ 동국대학원신문(http://www.dgugspres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저작권문의  

     
전체기사의견(0)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전체기사의견(0)
페이스북 방문해 주세요!
더 많은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교육방송국 동국대학원신문 동대신문 동국포스트
동국대홈동국미디어컨텐츠 센터동대신문교육방송국동국포스트개인정보처리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04620 서울특별시 중구 필동로 1길 30 동국대학교 학술관 3층 대학원신문 | 전화 : 02-2260-8762 | 팩스 : 02-2260-8762
발행인 : 한태식 | 편집인 : 이철한 | 편집장 : 김세연 | 발행처 : 동국대학교 대학미디어센터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우
Copyright DGUGSPRESS. All rights reserved. mail to dgupress@dongguk.ed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