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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싸이월드는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SNS의 유행 변화 들여다보기
[205호] 2018년 10월 01일 (월) 이장근 편집위원
   
  사진출처 : Pixabay  

 

   오랜만에 방문한 영화관에서 흥미로운 광고 한편을 보았다. 다급하게 응급실로 실려 오는 한사람, 의료진은 그를 살리기 위해 심폐소생술을 실시한다. 그 후 심 정지를 알리는 기계음과 함께 ‘여러분의 관심으로 살릴 수 있습니다-싸이월드’라는 자막이 나온다. 순간 영화관은 싸이월드를 기억하는 사람들의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오랜 기간 대중의 관심을 잃었던 싸이월드는 왜 이런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돌아왔을까? 뿐만 아니라 삼성에서는 지난해 싸이월드에 50억원이라는 돈을 투자했다고 한다. 물론 여러 사업적 판단이 깔려 있었을 것이나, 거기에는 1촌명 설정, 미니홈피 파도타기, 추억의 BGM 등 그 시절 싸이월드가 가지고 있던 ‘아날로그적 SNS 감수성’을 다시금 원하는 고객들이 있다는 사실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싸이월드는 우리나라의 1세대 SNS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다. ‘도토리’라는 가상화폐를 도입해 아바타와 음원 판매 등으로 1000억 원에 달하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무렵 싸이월드는 페이스북의 등장과 함께 돌연 위기를 맞이하게 된다. 싸이월드가 사장되다시피 한 이유에 대한 일반적인 분석은 스마트폰의 등장과 연관이 있다. 인터넷 플랫폼만 고수하던 싸이월드가 핸드폰으로 SNS를 관리하고자하는 이용자의 욕구를 만족시키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SNS 유행이 꼭 플랫폼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싸이월드가 사장된 이후 한동안 네이버 블로그(PC 플랫폼)가 성행했고, 쭉 1위 자리를 지키던 페이스북(모바일 플랫폼)이 ‘이제는 누구나 갖고 있지만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집 전화번호’ 같은 신세가 되어버린 상황만 봐도 그렇다.

   혹자는 SNS는 인기의 절정을 찍은 이후 감소 추세를 보인다고 주장한다. 젊은 층이 주 고객이었던 SNS에 부모 세대가 유입됨으로써 기존 고객층이 이탈하는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부모님이나 시부모님, 직장상사 등의 SNS 친구 요청으로 뜨악해본 경험은 누구나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잘못된 행동이 아니더라도 내가 친구들과 놀고 있는 모습을 부모님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민망하기 짝이 없다.

   미국 현지의 한 조사기관에 따르면 18~29세 미국인의 44%가 자신의 스마트폰에서 페이스북 어플을 삭제했다고 응답한 것에 비해, 65세 이상의 가입자는 단 12%만이 어플을 삭제했다고 한다. 또 지속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응답자의 54%는 사생활 보호 세팅을 강화시켰다고 답했다. 꼭 세대의 문제로 귀결시킬 필요는 없지만, SNS 사용 여부에 ‘자신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사생활도 보호받고 싶다는 이중 잣대’가 작용하는 것은 사실인 듯하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열혈 인스타그래머인 필자의 친구는 주기적으로 아무런 의미도 없는 동영상을 업로드하는데, 그 이유를 물어보니 예전 애인이 자신의 SNS에 방문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스토리’에 동영상을 올리면 게시물을 열람한 사람의 흔적이 남는데 전 남자친구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자꾸 찾아보는 것 같다는 것이었다.

   SNS에서 오가는 이러한 오묘한 심리들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자랑하거나 숨기고 싶은 마음, 관음하거나 차단하고 싶은 마음 등. 교차되는 감정들로 인해 자꾸 새로운 기능들이 추가되고, SNS가 더 이상 고객들의 욕구를 채워주지 못할 때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한동안 두드러진 약진을 보이던 인스타그램 역시 정체기에 들어서는 듯하다. 싸이월드는 틈새를 파고들어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까. 아니면 또 새로운 플랫폼이 나타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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