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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변수’와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의 동력
북미정상회담과 한국의 미래
[204호] 2018년 06월 04일 (월)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비교정치학) 교수
   
  △ 사진출처 : ClipartKorea  

  유감스럽게도 5월 24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월 12일 예정되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회담을 전격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취소는 그동안 북미간에 오간 언쟁의 난기류를 보면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었다.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의 동력을 만들 수는 없는 것일까? 이를 위해서는 난기류의 원인을 교훈삼아 새로운 돌파구를 찾을 필요가 있다.

  애초에 북미정상회담 성공의 관건은 미국이 제시한 ‘핵무기·핵물질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개월내 반출’ 요구에 대해 북미 양측이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부였다. 하지만 북미 양측의 접점은 좁혀지지 않았다. 5월 15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가 일방적인 핵 포기만을 강요하려 든다면 우리는 그러한 대화에 더는 흥미를 가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리비아식 해법에 반대했다.

  이에 5월 17일 트럼프 대통령은 “리비아 모델은 우리가 북한에 대해 갖고 있는 모델이 전혀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하면, ‘완전한 체제보장’과 함께 ‘한국모델’로 경제지원을 받을 것이며, 협상이 깨진다면 리비아처럼 섬멸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2일 “만약 조건들이 충족되지 않으면 회담은 열리지 않거나 연기될 수 있다”고도 언급했다.

  새로운 동력을 만들기 위한 문재인 정부의 중재역할은 더욱 막중해졌다. 단계적·동시적 해법을 주장하는 북한과, 2020년까지 신속하고 과감한 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조처와 검증을 요구하는 미국의 일괄타결방식을 동시에 만족시킬 절충방안과 합리적 대안제시가 절실하다.

  그렇다면 왜 북한의 태도가 강경으로 돌변하고, 북미간의 신경전이 극대화된 것일까? 그 배경에는 단순한 주도권경쟁이라기보다는 ‘중국변수’가 작동했다는 견해가 설득력이 있다. 즉,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완충지대(buffer zone)로 남아 있기를 기대했던 중국이, 완충지대를 벗어나 ‘친미국가화’되는 북한에 불안감을 느껴 서둘러 대북지원을 약속했고, 이에 북한이 중국의 대북지원을 지렛대로 삼아 대미강경태도로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중국변수’의 등장은 미국과의 세기적 담판을 앞두고 버팀목이 필요한 북한과, 한반도에서 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중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해석된다. 5월 1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좋지 않더라도, 중국은 적극적으로 북한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리고 5월 21일 불룸버그 통신은 “북미정상회담 성공여부 시진핑에 달렸다”는 제목의 보도를 통해 ‘중국변수’를 강조했다. 보도에서 불룸버그 통신은 “중국은 북한에게 당근을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은 물론 북한마저 미국의 편에 서면 한반도에서 우군이 사라지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불룸버그 통신은 중국이 “북한이 망한다면 북한 난민이 동북삼성에 대거 유입될 것이고, 주한미군이 압록강과 두만강 라인까지 진주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우려해서 “북한이 미국과 중국의 완충지대로 남아 있기를 원한다”고 분석했다.

  이상의 언론보도와 분석은 ‘북한의 친미국가화’를 막으면서 북한이 완충지대로 남아있기를 바라는 중국의 입장이 얼마나 사활적 인지를 잘 보여준다. 그렇다면, 과연 북한의 강경한 태도변화를 가져온 ‘중국의 북한완충지대 요구’를 무시하면서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체제보장’을 성공시킬 방안이 있을까? ‘중국변수’를 고정변수로 받아들이는 것이 불가피하고 합리적이다. ‘중국변수’를 고려한 가운데, 새로운 북미정상회담을 만족시킬 대안은 무엇일까?

  그동안 ‘북한의 완전한 체제보장’과 관련하여 영세중립국가인 ‘스위스모델’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만큼,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의 중립국가화(neutral buffer state)”를 일괄타결로 맞교환하고, 한국, 중국, 러시아, 일본이 그것을 국제적으로 보증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북한의 중립국가화’를 지켜주는 체제보장방식으로 “박정희식 개발독재모델”을 전수하고, 중립국가화의 상징으로 “UN 아시아 지역본부”를 DMZ와 개성지역에 설립하는 방안이 필요하다. 이러한 맞교환과 보증방식은 한반도에서 중미간의 패권전쟁을 줄이는 중립지대를 지키면서도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어 북한을 ‘아시아의 스위스’로 만드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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