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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in동악]분단영화에 나타난 핍진성과 장르변주의 상호텍스트적 관계 연구
2018 상반기 박사논문 리뷰
[203호] 2018년 04월 09일 (월) 송석주 편집위원
   
  △ 사진출처 : ClipartKorea.  

   멜로드라마, 코미디, 범죄 등은 국가를 초월하여 인기를 끄는 영화 장르(Genre)이다. 이들 장르는 대체로 인류의 보편타당성을 근저에 두고, 특정 국가의 역사적·사회적·정치적 특수성에 맞게 변주되어 관객으로부터 공감을 이끌어낸다. 반면 미국의 웨스턴(Western)과 같이 특정 국가의 맥락 속에서 피어나 세계적으로 뻗어나간 장르도 있다. 한국에서는 ‘분단영화’가 이에 해당한다.
   최은진의 연극영화학과 박사학위 논문 「<쉬리> 이후 분단영화에 나타난 핍진성과 장르변주의 상호텍스트적 관계 연구」는 한국의 정치적 상황과 궤적을 함께 한 분단영화의 변화 양상을 핍진성과 장르변주라는 틀에서 살펴보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현실정치와 정권이 영화의 텍스트에 미치는 영향과 그 텍스트가 산업적으로 살아남기 위해 취하는 전략적 방법들을 논의 하고 있다.
   논문은 <쉬리>의 성공을 한국영화사의 기념비적인 업적으로 규정한다. 그것은 <쉬리>가 다른 장르가 아닌 분단영화로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가능성을 증명했기 때문이다. 그간 분단영화는 영화의 미학적 측면보다는 ‘반공(反共)’이라는 이데올로기 선전에 주안점을 두었다. 이에 반해 <쉬리>는 반공이라는 고리타분한 소재를 걷어내고 분단 현실이 영화에 필연적으로 제공하는 박진감을 적절하게 주조하여 관객에게 제공했다. 또한 저자는 흥행에 성공한 한국형 블록버스터 영화들에 분단영화가 다수 포진해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들어, 분단 현실이 영화의 극적 장치로서의 매력과 현실 세계와 맞닿은 핍진성의 효과까지 더해주는 좋은 영화 기획 아이템으로 대중에게 어필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이어 논문은 대북 유화 정책을 펼쳤던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대북 강경 정책을 펼쳤던 이명박·박근혜 정부 안에서 분단영화가 장르영화로서 어떻게 변주되었는지를 분석한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의 분단영화는 대개 멜로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저자는 영화학자 토마스 엘새서의 논의를 차용하는데, 그의 저서 『Tales of Sound and Fury』에서 멜로드라마가 사회 비판적 기능을 수행한다고 주장한다. 멜로드라마가 등장인물의 사적 감정에 집중하는 것 때문에 그 의미가 개인적 층위에 머무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개인과 그가 속한 가족의 내면적 세계를 미장센에 투사하는 외면화를 거치게 되면 사회와 시대를 비판하는 이데올로기적 관점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와 같은 엘새서의 논의가 분단영화가 멜로 장르에 접근하는 데 있어 유용한 분석의 틀이 된다고 설명한다.
   반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의 분단영화는 대개 ‘가족 이데올로기’라는 보수적 가치가 액션과 결합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에 멜로드라마로 남북 간의 관계를 풀어내던 영화들이 사라지게 되고 한동안 자취를 감추었던 반공영화가 귀환하는데, 저자는 이것을 일면 정치적 헤게모니의 입김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한다.
   다시 말해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의 분단영화에서는 남과 북의 개인들이 만나 인간적인 교류를 나누는 멜로드라마가 성행했다면,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기의 분단영화에서는 남과 북의 간첩 또는 특수요원들이 만나 대결을 하는 액션영화가 성행했다. 저자는 이러한 장르의 변주가 진보·보수 정권의 대북 정책과 함께 분단영화와 문화적 핍진성이 주고받는 상호텍스트성에 기인한다고 분석한다.
   저자는 분단영화를 핍진성과 장르변주의 측면에서 다각도로 분석하였다. 그리고 진보정권과 보수정권 속에서 제작된 분단영화의 변화 양상을 면밀히 파악하여 분단영화가 한국사회와 어떤 식으로 상호텍스트적 관계를 맺는지 분석했다. 이 연구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독특한 영화 장르인 분단영화를 통해 한국영화사를 조망했다는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

   
  △ 영화 <쉬리> 스틸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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