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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원 수업에서 바라는 환경
[203호] 2018년 04월 09일 (월) 문사라 익명

   학과의 특성상 창작 중심 강의를 학기 마다 꼭 한 두 강의는 듣게 된다. 창작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는 창작 전공 강의가 자신의 작품을 평가 받고 또 향상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기 때문이다. 학부와 달리 대학원에서는 교수 당 학생 비율이 현저하게 낮아 좀 더 깊게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주어져야한다. 이것은 학과를 불문하고 대학원이 가지는 특성이기도 하다. 그런데 지금 내가 다니는 학과는 학부와 다를 바 없을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 일이 몇 년째 똑같이 반복되고 있다. 들은 바로는, 지원자가 타 학과 보다 월등히 많고 학교에서는 인원 제한 없이 합격자를 정해서 이러한 인원 과다 현상이 일어나는 것이라고 한다. 창작 수업 뿐 아니라 여타 과목 까지도 스무 명이 넘어 분반을 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분반을 할 경우에는 부득이하게 자신이 원하지 않는 강사의 수업을 들어야하는 일도 있다.
   한정된 수업과 교수로는 많은 수의 대학원생들을 감당하는 일이 어렵고, 이로 인해 대학원 수업은 학부 수업과 다름없는, 대학원 수업의 질을 유지하기 힘든 환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청강은 학생의 권리가 맞지만, 다수의 청강생을 받음으로 기존의 수강생이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다면 그것은 교수의 적절한 제재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배우려고 왔는데 어떡하냐는 식의 선의로 힘들게 등록해서 수업에 참여하는 수강생들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부당하다. 
   높은 등록금을 감수하며 이런 환경에서 수업을 듣는 것이 합당한가? 과연 대학원에서 이루어져야 할 심도 있는 학업이 이런 상황에서 가능한가? 대답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것은 누구의 잘못인가. 이러한 의문은 대학원 입학부터 몇 년이 흐른 지금까지 매번 반복되어 왔고 개선의 기미는 여전히 보이지 않는다. 그저 학생들끼리 모여서 한탄하는 수준에서 매번 마무리되고 또 반복될 뿐이다.
   대학원생의 삶이 여러 면에서 녹녹치 않다는 것은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외부의 시선에서 보는 ‘대학원생’은 소수의 지적인 집단으로서 혜택 받은 계층이라는 이미지가 크지만 실상은 등록금과 생활비를 충당하느라 학업에 온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 학생은 그리 많지 않다. 열악한 개인적 환경에서 정신적, 육체적 노동에 시달리며 학업을 이어나가는 이들이 다수를 차지한다. 그러한 댓가를 지불하면서도 대학원생으로 학업을 지속하기를 택한 이유는 그 이름에 걸맞은, 양질의 수업을 들으며 심도 있는 창작과 연구를 가능하게 해주는 환경 때문이다. 그러나 그렇게 기본적으로 주어져야할 환경조차 충족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부당하며 개선되어야하는 일임에 틀림없다. 학교는 대학원 수업의 가장 기본적인 환경을 조성해주는 일에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빠른 시일 내에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그것이 미래의 뛰어난 연구자와 창작자를 배출하는 최소한의 요건이라는 점을 잊지 말았으면 한다. 단지, 지원자의 수가 대학원 활성화의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사실은 머지않은 미래에 증명될 것이며 그때 가서 개선하기에는 어쩌면 너무 늦은 일이 되어 있을 것이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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