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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풍경] 태풍의 눈
[202호] 2017년 11월 06일 (월) 신용목 시인
   
     

  바닷물 속에는 아직 태풍이 되지 못한 복통이 있다

 

  사막은 무턱대고 걸어나온 해변이라서 언젠가 사막까지 파도는 바다를 옮겨갈 것이다

  그것은 태풍의 이야기

 

  바다의 복통이 모래바람이라서

 

  그것은 몸속이고 꿈 속 같아서

  바닥에 닿기 전까지는

 

  누구도 제 안에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없다 절벽에서 뛰어내리는 순간

  한번 뛰면 어떻게든 멈출 수는 없고

  긴 삶의

  알 수 없는 꿈을 꾸고

  또 꾼다

 

  자고

  또 자도 드러나지 않는 바닥에

 

  오래 누워 있다

 

  복통 속에는

  어느 순간 바람을 잃은 태풍의 눈이 남아 있어서 몸 밖으로 열린 잠의 창문이 달려 있어서

  깜빡이며

  본다

  어지러운 핏줄 덤불 속에 엉켜 있는 아침을

 

  그것은 파도의 이야기

 

  꿈은 무턱대고 걸어나온 죽음이라서 언젠가 꿈에까지 잠은 삶을 옮겨갈 것이다

 

<시인 소개>
2000년 작가세계 신인상으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 바람을 다 걸어야 한다』,『바람의 백만번째 어금니』,『아무 날의 도시』,『누군가가 누군가를 부르면 내가 돌아보았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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